捨梅聚墨梅(사매취묵매):매화대신먹으로그린매화그림을취했네.
含章知至味(함장지지미):깊은의미를함축한표현은지극한멋이있으니
自晦追前哲(자회추전철):스스로를감추고옛성현들따라
同塵避俗猜(동진피속시):세속에함께묻혀시기질투피하네.
回看桃與李(회간도여리):화려한복숭아와오얏나무를돌아보면
猶可作輿臺(유가작여대):
보길도를바라보며-박경규작곡
드디어희고순결한꽃가슴을열었어요
두꺼운털옷은벗어야할계절에
꽃봉오리가붓처럼생겼다고’木筆’이라고도
히야,신비한속살을내보이다니!
귀부인의비단옷같은꽃잎을내밀고
雲丁최연숙
빈나뭇가지에촛불이켜진다
촛대아래서성이던눈들이모여
촛대의심지를톡톡건들이자
구로공단의뒷골목이환하게흔들린다
징검다리건너노각나무둥지에서
첫마실나온봄새한마리
꽃문을열고들어간다
훅,숨이막힌다
노동자들일제히기름묻은장갑을벗는다
세상의소음을잠재운봄밤
흰촛불의아카펠라를들으며
지나간거리를돌아온나의,
베르테르그슬픔을읽는다
우리나라도고령화사회로접어든지오래다.그러다보니양로원등노인부양시설이늘어간다.거기에필요한사회복지교육이필수학문으로자리를잡은지도오래다.수요에따라공급이이뤄지는이치이니당연하다하겠다.영화’소중한가족’에서치매노인으로가족이어려움을겪는이야기가나온다.증상이점점더심해지자아들과며느리는할수없이요양원을방문하여어머니를맡길곳이되는지알아본다.그러나막상그곳에어머니를보내지않고집에서그림그리기를통하여서서히치유되어가며가족애를회복하는과정을그린다.
요즘은치매나중증의질병인경우에는의례히요양원으로모셔야되는것처럼알고있다.몇년전시어머니께서입원해계신병실에한할머니가들어오셨다.할머니는그리심하게불편한곳은없는것같았다.자식이열명이라는데가만히이야길들어보니하나같이자기집으로어머니가오시는것을달갑게여기지않는다는것이다.시어머니가먼저퇴원하시는바람에퇴원까지지켜보진못했지만아마도요양원으로가셨을것으로생각된다.나로서는이해가안가는참희한한일이었다.자신들을낳아길러결혼까지시켜주신부모를열명의자녀중한명도안모시겠다는비극이라니.하물며병이들어병원에계신부모를두고그러는것은우리사회가너무나사랑이식어졌다는반증이다.
자주만나게되는아주머니도시어머니를가까운곳이아닌당진에있는요양원에모셨다.중증치매증상이어서너무힘든상황이면이해할수있지만그런분은아닌것같다.같이동행했던분의말에의하면며느리가가면엉엉우시며아들,손자들소식을묻고집에가서느이들하고살면안되겠냐고하신다는것이다.세상에,얼마나가족이그리우면그러실까싶어이야기를듣는데목이매였다.요양시설에맡긴자식들은너무잘해준다고,시간맞추어식사하고,목욕도시켜주고다해주어얼마나좋은지모른다고들하지만,정작가족으로부터소외되어마음을앓다가병이짙어오히려빨리돌아가시게되는것은모르는것이다.맞벌이부부거나가정상황이어쩔수없는상황이라면모르겠지만그게아니면신중하게생각해볼문제라는것이다.
우리집엔97세이신시어머니가계신다.총기흐려지지않게해주시라고늘기도를드려서인지다행히정신이초롱하시다.가끔은엉뚱한행동이나말씀을하셔서왜그러신가자세히살피니원기가부족하여나타나는증상이었다.그럴때는링거를놔드린다.어머니가편찮으시면노심초사하게된다.언젠가는어머니와헤어져야하겠지만살아계신동안에는더이상앓는일이없으셨으면좋겠다.그할머니의이야기를듣고서나는어떤상황이되던지어머니를요양원에는절대보내드리지않을거라마음먹었다.현대판고려장이란생각이들어서다.힘들면힘든대로가족과함께계시면서하나님품에안기는것이어머니의마음을편하게해드리는것이라여긴다.어머니역시도가족곁을떠나는것을원치않으신다.어머니에게서나를본다.내가가고있는그길이어머니의길인것이다.
"나집에가서느이들하고살믄안되것냐"하시던그할머니의피맺힌절규가지난겨울내내마음에서떠나지않았다.개울가를산책하며억새를보는순간그할머니의말과양로원에계신노인분들의삶이겹쳐져아래의시를짓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