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그림 속 경제학- 예술은 경제 위에서 꽃 피고


그림속경제학

저자
문소영지음
출판사
이다미디어|2014-06-26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예술의꽃인명화속에숨겨진경제학코드모든예술작품에는알…

그림속경제학』이라하여"통섭"이란단어가먼저떠올랐다.지식의대통합을의미하는통섭이인문학과과학등여러학문의경계를허물며이해되어지고있는시점이라서그랬던가보다.그림과경제뿐아니라예술과경제는불가분의관계라할수있다.아무리예술적자질이뛰어났다하여도경제력이뒷받침되지않으면예술혼을꽃피우기어렵다.문인들이나화가들을정부나왕또는부유층들이후원하는배경에는정치적인이해관계까지내재하고있다.르네상스문화예술의최대의후원자였던피렌체의코시모데메디치가문이한예가될수있다.물론메디치가문은막강한경제력뿐아니라문화예술에대한지식과소양을바탕으로문화예술계의명문가문으로거듭났지만말이다.동서고금을막론하고예술가가부유하게살았다는사람은거의없다.춥고배고프고힘든상황속에서예술의진수가탄생하게되는것같다.모든예술은상상력뿐아니라작가가살고있는시대적상황이반영되는것이라서역사와경제,문화가톱니바퀴처럼맞물려있음은당연하다하겠다.

저자는고대상인들의상거래부터2차세계대전이후추상표현주의미술까지긴시대를거치며경제와그림의관계를경제사적개념과사건들을들어해박하게풀어내고있다.학부때교양과목이었던세계정치와경제를다시한번새겨보게되었다.중상주의와신중상주의,시장중심적,구조중심적패러다임에서국제분쟁과외채,다국적기업,환경,식량,문화,인구이동등정치경제까지,루이14세집권시재정총감이었던콜베르부터프리드리히리스트와근대경제학의아버지라불리는영국의애덤스미스의"보이지않는손",존케인스,스튜어트밀,하이에크,프리드먼대처,레이건등등기억해야할인물들의이름을다시만나니반갑기도하고암기하느라머리아팠던기억이떠오르기도했다.경제학도였던저자의글로인하여유럽의경제와그것이한국에미치는영향까지재탐구한시간이었다.

성경을읽다보면성전안에서장사를하던사람들에게예수께서분노하시며채찍을들고쫓아내시는구절이나온다.예수그리스도께서대속제물이되시기전까지구약에서는희생제물,화목제물등흠없는짐승들을드려야하는제사의식이있었다.깨끗해야할성전을장사를하는소굴로만들었다는데예수님께서분개하신줄로만알았다.그런데,성전유지에쓰이는성전세를반세겔씩내야하는유대인들이지닌외국화폐를은화로환전해주면서높은수수료를받았고희생제물용가축과소나양을바치지못하는가난한사람들은비둘기를제물로바쳐야했는데독점과담합으로바가지를씌워예수님께서분개하셨다는사실이새롭게다가왔다.예나지금이나고리대금업자들이나악덕상인들이있다.그런사람들에게교훈이되는그림이몇장강렬하게눈길을사로잡았다.<베니스의상인>에서셰익스피어가"이자는원수한테서나받는것이다"던인상적인재판장면,"말은새끼를낳지만돈은새끼를낳지못한다.돈은교환에사용하라고있는것이지이자를받아늘리라고있는것이아니다."고화폐불임설을주장한그리스철학자가고리대금업자들에게일침을가한말이다.물론후에는이자를받아도되는예외가생기기도했지만말이다.히에로나무스보쉬작의<죽음과구두쇠>,>퀜틴마시스의<환전상과그의아내>는많은것을시사해주고있다.엘리자베스1세아르마다여왕의초상화를보는건아름답다기보다장식들을모두떼어내고훌훌벗어내려놓고싶어진다.다만,지구본위에올려진여왕의손의위치를통해정치,경제상황을유추하는것은흥미롭다.메멘토모리MementoMori,즉죽음을기억하라는의미로그려넣은해골,신대륙을개척하고원주민을몰아내고식민지화하며활발한교역이이루어지던중상주위와보호무역시대,풍경화의대가인클로드로랭의<빌라메디치와항구풍경>의역동성,<한스블론기르작<꽃정물화>에나타난라틴어로’언제나존엄’이란의미를지닌튜립’샘페르아우투스구스’는그당시황소46마리,돼지183마리에맞먹는값이었다니믿어지지않는다.여기에는부와교양을과시하려는사람들이정원을가꾸기에가장기품있는꽃으로여긴튤립을매점매석하는투기성상거래의결과인버블현상으로튤립광풍이분것이다.

루이15세를사로잡은문화,다방면에조예가깊고당시많은학자와예술가들의강력한후원자였던퐁바두르후작부인은지성과미모를겸비한여인으로18세기로코코회화답게색채미학의진수를보여주는듯하다.장바타스트의<가정교사>도사람의심리를잘묘사한작품이다.윌리엄터너의<전함테메레르>,<비,증기,속도>에서는증기기관의탄생과빠르게변화하는문명의속도에대한자각이,산업혁명이낳은인상파화가들의작품도다루고있다.나에게친숙한클로드모네의<노르망디기차의도착,생라자르역>,피어르오퀴스트르누아르의<그네>를새롭게감상했다.원작으로만나고싶은조르주쇠라의<그랑드자트섬의일요일오후>,프랑스대혁명이후정치,경제,문화의부르주아계급의초상화,서정적사실주의인장프랑수아밀레의<이삭줍기>를확대해서보여준것에서노동자의현실등다른각도로인식하게되었고밀레를존경하여그의그림을재해석한빈센트반고흐의<씨뿌리는사람>,오노레도미에작<1등석,3등석객차>는부르주아계층과서민층의뚜렷한경계가현시대까지반영하고있다.영화<설국열차>의장면이겹쳐졌다.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는어디나부르주아와프롤레타리아가존재하기마련아닌가.귀스타프쿠르베의<돌깨는사람들>은힘겹고열악한노동의현실을아동노동착취와아울러고발하고있다.자본가와노동가치론,그사이에발생되는경제력집중과부와빈의심화,그시대나오늘날이나다를게없다.쿠르베의또하나의작품<오르낭의매장>은죽음에대한사람들의시선들을매우다양하게보여준다.존에버렛밀레이의<오필리아>는’햄릿’에에묘사된정신적고통속에죽어가는여인의모습이자연과함께묘사되었다.대량생산의화려한벽지부터스테인드글라스,예술포스터와광고,사진,벽화까지방대한정보를알려주고있다.광고가우리에게끼치는영향에깊이공감하였으며광고에속지않으리라다짐한시간이기도했다."광고는오로지한가지메시지,무엇인가를사야만삶이더나아지고,구매력이삶의능력이라는메시지로사람들을구속한다.소비결정이우리의자유의지가아닌사고방식과욕구를광고를통해마음대로끌고가는데문제가있다.또한광고가소비하는사람을능력있는사람,나는이렇게비싼것도살수있다는과시욕,당신이사는것이당신의지위와정체성을말해주는것이라는메시지를발산한다."욕심이과하다.한장의그림과두장의사진만소개하고마무려야겠다.디에고리베라작<월스트리트연회>,작가미상인<대공항때무료급식소앞에줄선사람들>,자주보았던도로시어랭작<이주민어머니>이다.

화가가그림으로글을쓴다면,시인은글로그림을그리는사람들이다.이책은글을꼼꼼히읽어야하듯그림도세밀하게읽어야함을일깨워준다.그래서한작품을여러번감상하는것도중요하다.처음에보이지않던부분이읽히게되어자연히해석의차이도가져오게된다.그림또한문학비평과비슷하게읽히고있다.밀레의씨뿌리는사람에서어떻게혁명의암시를읽게되었는지,그림도자신의정치적성향이나,이념을통한투시경을들이대고보는것은아닌가싶다.어쩌면,예술의다변성때문이기도할것이고.그림이컬러로실려있어더욱실감나게감상할수있다.다만,경제용어해설은없어도무방한정도로내용에서충실하게소개되고있어번복한감이있어좀지루했다.역사와경제와미술작품에관한지식이알차게담긴책으로누구나한권쯤가지고있을만한가치가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