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추석명절도음식만들어손님접대하는일로분주했다.이젠나이가들어가나보다.추석다음날엔코피가쏟아졌다.명절마다약간의메뉴를바꾸어가며음식을하는데그가짓수가만만치않다.며칠간장보기부터시작해서명절이틀전부터음식을만드느라서있었더니피로가몰려왔다."이제음식장만하는것도힘드네."했더니아들이내년부터는콘도로놀러가잔다."그럼할머니는?"답변이시원치않다."그것봐,명절에놀러가자는것도가능하지않잖은가?"엄마를생각하는마음으로한이야기지만,연로하신할머니가계시니그것또한가능치않다는것을왜모르겠나.
어른이계시면명절에찾아오는친척들이많다.육촌까지가까이지내는경주김가종친분들이다.시댁의삼형제중둘째인남편만있는것도아닌데,내몫의일로자리한지10년이지났다.그동안즐겁게하던일들이올해는건강에무리가오니힘들다는생각이든다.그렇더라도아들에게힘들다는말을하지말걸금방후회를한다.사업에실패하여어려움을겪고있는손아래동서네가족은추석전날와서식사하고음식을넉넉히싸주어보내고,추석날엔유치부선생님들도시락좀챙겨주일예배드리고,점심때부터저녁까지상차리고치우고의연속이었다.
어젠친정에도가지못하고오후내사우나에서휴식을취했다.그랬더니몸이좀풀린것같다.며느리,아내,엄마의역할이결코만만치않다.참,할머니역할도있구나.지나고나면잘해냈다는뿌듯함도있는데,명절증후군을앓기도하니나이에장사가없음이분명하다.그렇더라도육십은한참멀었는데.ㅎㅎ오늘은점심후대공원산책을나서려고한다.집나온강아지좀살펴보고와야겠다.마음에든녀석이있으면한마리데려오던지.은비의빈자리가여전히허전하다.
연일관람객이상승중인영화"사도"도보고싶고,가을여행도가고싶고,마음으론하고싶은일이많다.이가을잠시잠시의여유를내게선물도하면서힘을내자.오늘부터우리교회에서는"전성도총력전도대회"가시작되었다.그동안기도하던태신자들에게교회출석을권유도하며신앙인으로나,문학인으로아름다운결실을맺는추고마비秋高馬肥의계절을보내야겠다.좋은일,행복한일을기대하며바쁘게기쁘게살아가자.자~다시시작이다.
과천의올가을축제명이"누리馬"이다.9월17일부터20일까지각종음악공연과연극,기획초청공연등풍성한볼거리가마련되었다.특히말에대한공연과꽃마차를태워주기도하고털을멋지게트리밍한말을탄기수들이부수앞을지나눈길을끌기도했다.시에서승마체험장을건립하려는계획이있어서시민들에게말에대한이미지를친근하게하려는의도인것같다.나는문인협회행사를하느라다른공연을꼼꼼히챙겨볼수가없었다.올해도과거재현체험과백일장을이틀에걸쳐진행하여시상을했다.해마다열리는음악당에서가아닌시민회관옆잔디밭부스로옮겨져장소가협소한관계로산문과운문이아닌삼행시를짓게했다.왕과왕비옷체험에는부부들이더좋아하여사진을찍느라부스가종일분주했다.유치원아이들은갓을쓰고도포를입고어린선비가되어보곤신기한지친구들의모습을자꾸쳐다보았다.화훼협회의아름다운꽃들,농수산특산물까지시내가온통잔치분위기다.내일이면행사가끝난다.처음보는꽃카라의노랑색이참예쁘다도자기와식물나비뒤에는말도있고도자기와팬지같기도양란의화려함풀을뜯는아기사슴과기린거꾸로매달린우산솟대야솟대야어디서날아왔니?귀여운새들살구씨,복숭아씨로아기새의몸을만들고귀여운말포니는각설탕을좋아했다너희들은미래의선비들이다의젓하기도하지왕비마마납시오갑자기삼행시쓰려니쉽지않네자못진지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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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북한에서온탈북자가3만여명이라한다.그런데도가까이만날기회가없었다.간혹교회에서탈북과정을간증하는분들의이야기와책을통해탈북민들의실상을알고눈시울을적시곤하였다.올가을과천축제에민주평통에선북한음식체험을하기로하여탈북민이운영하는식당에갔다.인천에위치한"호월일가胡越一家"라는식당이었다.호월일가란"온천하가한집안같음을비유적으로이르는말"이라고출입문에적혀있었다.그뜻이사뭇의미심장하였다.넓은범위로보면온천하만물이하나님이지으신피조물이니한집안이맞다.주인아주머니는음식을만드느라분주하였다.
탈북3년차인아주머니는초등학생아이들이둘있고남편은돌아가셨다고한다.함께탈북한친정어머니가딸의식당일을도와주었다.음식을시켜시식을해보았다.인조고기밥,두부밥,아바이순대,꼴뚜기순대이다.인조고기는콩기름을짠후남은찌꺼기로유부처럼만들어밥을넣어양념장을발라먹는것이다.양념장은마늘이많이들어가는것이특징이고양념을기름에볶았는데도담백했다.가장입맛에맞고맛있었던요리는꼴뚜기순대양념볶음이었다.꼴뚜기순대를통째로양념으로볶았는데얼큰하면서도깊은맛이있었다.엄지를지켜들며최고라고하자감사하다며좋아하신다.가까우면가끔들러별미로사먹을텐데…
산더덕말린것,고사리를사왔다.자연산송이도있는데지금은떨어졌다고한다.아직개발이덜된북한이공기가맑다는이야길들었다.고사리도중국산보다는북한산이훨씬좋다.어떤루트로물건이오는지모르지만,자주조달이되는듯했다.북한과자도팔고있었다.참멀고도가까운이웃이라는생각이들었다.살기힘든북한을탈출하여이땅에적응하기위해열심히살아가는모습이눈물겹도록고마웠다.이야기를나누다보니통일이되어도별어려움이없을것같았다.그저내동포내형제라는생각으로안쓰러운마음만들었다.우리나라에적응하지못하고다시돌아가는사람들도있다하는데,우리모두가각별하게관심을갖고도움을주어잘정착하도록해야할것이다.
어서자유민주주의통일이왔으면좋겠다.그것이남북한이살길이다.자리가잡힐때까진여러가지혼란이나어려움이있겠지만,우리나라의미래를보면남과북이하나로통일이되어야선진국대열에합류하게될거라는데이터를읽었다.주변국에서도함부로넘보지못할경제,군사대국이될것이란다.생각만해도즐겁다.한강에배띄우고두만강에배띄워어기여차,어기여차,뱃놀이하는그날이어서왔으면좋겠다.우리얼싸안고덩실덩실춤추며백두에서한라까지기쁨의노래쩡쩡울리는민족이하나되는그날이속이오기를고대한다.
인조고기밥
두부밥
꼴뚜기순대
아바이순대
정원일의즐거움
저자
헤르만헤세지음
출판사
이레|2001-10-30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62682324쪽|A5/양장책소개헤세는그가머무르는…
어떤일에심취한다는건나만의세계에침잠하는일이다.그일이꽃과나무들을가꾸고그네들과대화하는일이라면더바랄것이없겠다.《정원일의즐거움》에서헤세는나무한그루의변화를세심하게관찰하고감상하며자연과동화된삶을살아간다.할아버지가정원을가꾸고아버지가정원을가꾸던모습,이제는자신이그정원에서일어난일까지끊임없이상기하며과거와현재의공간에서대화를나누곤한다.나무와꽃들에게생명을부여하고그움직임을살펴적은문학적표현이그지없이아름답고황홀하기까지하다.정원에대하여,꽃에대하여쓴시도삽입하여내용이풍성하다.어릴적고향집장깡곁에엄마의화단이있었다.여름이면피어나던봉숭아,채송화,과꽃,맨드라미를지금도꿈속에서만나게된다.잊혀지지않는의미로기억속에각인되어있는것이다.정원을가꾸는헤세의일은마음을아름답게가꾸는일임에분명하다.헤세가가꾼정원은《클링조어》,《꿈의집》등헤세의문학작품여러곳에등장한다.
"어린아이였을때부터나는자연의기이한형태를바라보는버릇이있었다.관찰만하는것이아니라그것이지닌고유한매력과복잡하게얽히고설킨언어에몰두했다."문학적감성과소양이뛰어난헤세에게자연은관찰의대상에서감정이입의대상으로충분한매력을갖기에부족함이없었으리라."나무는성스럽다.나무에게귀기울이는법은배운사람은더이상나무가되려고갈망하지않는다.네가두려워하는것은네가가는길이너의어머니로부터,고향으로부터멀리떨어져나가게하기때문이다.고향이란여기혹은저기있는것이아니다.고향은너의내면에있든가아니면어디에도없다.밤바람에소슬거리는나무들에귀를기울이고있으면정처없이떠나고싶은충동이일어난다….방랑은고향을그리는향수이며,어머니를기억하려는동경이다"마지막귀절에더공감한다.고향이,어머니가그리우면생각의방랑부터시작된다.그것은나의원형적태동의시원이니까.
"이정원의테라스와덤불,그리고나무들은내가앉아있는방과그안에있는물건보다도더가깝게내삶에속해있다.그들이야말로내진정한친구들이며이웃들이다.그들과더불어나는살고있다.그들은나를지탱해주는믿을만한존재이다."익숙한것들에대한애정이절절이묻어나는대목이다.그렇다.자연은나를속이거나배신하지않는다.내모습그대로수용해준다.얼마전가족처럼지내던은비를잃고얼마나마음을앓고방황하고있는가.동물이나식물이나생명은마찬가지다.나의진정한친구인은비였으니까.폭풍이몰아친날쓰러진오래된한그루나무에대한상실은또얼마나큰지,헤세의섬세한성격이잘드러난다.오래쓰던주머니칼을잃어버리고우울해하는헤세는나처럼이별이나헤어짐을잘받아들이지못하고가슴에통증을느낀다.간간이헤세의그림과정원일을하는사진,드로잉이글과어우러져헤세의실체를만나는듯하다.패전국독일,전쟁으로인한조국의변화에대한처절한고통의토로,문학적감수성이예민한헤세가정원일에파묻히지않았다면어떻게견뎌냈을까싶다.
"지나치게고가로팔리는이낙관주의,그것은전쟁과비참함,죽음과고통을그저어리석은환상으로치부한다."헤세는이를미국식모형을본떠키워진낙관주의로인식한다."저녁이되어서늘해진공기가숲으로부터불어오기를기다린다.도처에서,내가행동하고읽고생각하는것안에서,오늘날의세계가겪는똑같은분열이내게도부딪쳐온다."어느시대누구나겪게되는자아분열의형태이자경험이다."친구여,한번일주일또는열흘동안꽃병속에꽂힌채시들어가는백일홍다발을관찰해보게."시들어가는백일홍의색채에열광하는부분에선평범한것에내재된아름다움을재발견하는헤세의마음에동조하게된다."내기억속에영상들은다양하다.그러나그모든영상들에공통된것이있다.김이무럭무럭피어오르던한낮의열기,무르익은향기,정오의느낌,뭔가에대한기다림,복숭아에붙은부드러운손털,최고의성숙함에아름다운여인들이지닌어딘가반쯤은의식적인우울함."보편적연상작용을헤세로인해다르게도인지하게되는사물에대한느낌이다."이아름다움이얼마나덧없고,그것이얼마나빨리작별을고하는지를나는알고있었다.연필과펜,붓과물감을들고서화려하게피었다가사라져가는이런저런사물들의풍요로움을내곁에남기려고애쓴다."꽃이나나무나사람역시아름다움은얼마나한시적인가.
"저녁에그날모은잎사귀들을서류철안에넣는다.가을빛에곱게물든잎사귀를책갈피에넣는습관은헤세와같다.식사후에나는여러가지생각에잠기며10여분간책을읽는다.이시간에는특별히고른좋은책만읽는다."좋은책의기준을어디다두었는지알수없으나,독서의성향과경향을슬며시엿보게된다."한곳에머물며고향을갖는다는기분,꽃들과나무,흙,샘물과친해진다는기분,한조각땅에책임을진다는기분,50여그루의나무와몇포기의화초,무화과나무,복숭아나무에책임을진다는기분을."그행복은참으로멋지고아름답게여겨진다."농촌생활을가장오래존속돼온가장소박하고경건한인간생활,아무런소망도없이고요한기분으로황금색의뽕나무가지너머로온갖색채가빛나는퐁요로운경치를바라보고싶다.지나간먼옛날의유년시절이여!정원속에서기쁨을느끼다보니너또한가을처럼우수에젖은여러해들을뛰어넘어나에게되돌아와향수를불러일으키는구나.우리는끊임없이의식의저편에가라앉은기억의미로속에서기억의단편을끄집어내어그양분으로살아가는것이라고생각합니다."끊임없이지난시절을추억하는정서는모두가같다.사람은지난세월의기억을먹고입고사는것이니까.
"우리는겸허해지자,가능하면세계가질주하며흘러가는시대속에서도영혼의고요함을잃지말아야한다…"
"그나무는성난알프스열풍에도꿋꿋이버텼고,비가오는계절에는축축하고흐린날들속에서마치꿈을꾸듯이조용히서있었다."이지상위에는,그리고식물의세계에는어린시절이후로아무것도변한것이없습니다.그래서안심이되는군요.(1933,세실리클라우스에게)시인이고심해서자신의언어를주워모아짜맞추는일은,지금들판에서자라는아네모네와앵초와다른많은꽃들이하고있는일과완전히동일한것이다.이소박한시골의작은세계에서시인과철학자의저서를읽을때와조금도다를바없이영원하고경건한것이마음에느껴집니다."헨리데이비드소로우의《월든》이나,법정의《오두막편지》의분위기와겹쳐진다.소박한삶을지향하며살고싶다.자연과벗하며사는무소유의삶이얼마나사람을사람답게만드는가.나이들어갈수록그리살일이다.그린벨트에묶인밭이풀리거나개발이되길기다리는데아직이다.전원생활의로망이동경으로끝나지않게되길소망한다.헤세처럼꽃과나무를가꾸며자연의일부가되어,자연과소통하며변화를세밀하게관찰하며소박하게살고싶다.짧은단편《꿈의집》을같이엮었는데,산문,시와는형식이달라서자연스런독서의흐름에방해를받았다.편집자의욕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