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가 산책

연일폭염주의보가내려지고있다.큰비가훑고간개울가풀밭은여기저기패여웅덩이가생겨났다.산책로에지렁이시체가즐비하다.긴장마에오래젖은몸이해바라기를나왔다가뜨거운햇볕에말라죽은것이다.녀석들이행동이굼떠풀밭까지재빨리옮겨가지못한것같다.오리가족은돌위에서서젖은몸을털어내느라바쁘다.왜가리는어제그자리에서지나는사람을흘금거리며천천히걷는다.

개망초,씀바귀등풀들이하루가다르게쑥쑥자란다.비에갇혀있었던개미들도분주하게움직인다.빠른걸음으로걷는다.은비는더운지헉헉거린다.목이마를것같아생수를따라주니먹진않는다.자전거족들은여전히휙휙지나며음악을흘린다.큰물살에어디로가버렸나궁금하던잉어떼들이다행히있어주었다.떼를지어물속을몰려다니며물보라를일으킨다.가끔은아는사람이지나며눈인사를나눈다.

더운날은집에있는것이참시원하다.오늘도책을읽으며보냈다.한권의독서를마치면간략하게독후감도남긴다.웹검색과관심있는뉴스와글을읽는데시간을보내기도한다.글도뉴스도취사선택이다.마음눈에포착된것만클릭한다.편식하는건아닌가생각도해본다.종일돋보기만쓰고있으니시력이많이나빠졌다.저녁산책길은내눈이쉴수있는초록의세상이다.몸을위한규칙적인운동은필수다.40여분거리를오가며하루의일상을정리한다.

아침하늘에구름한점없다.군용헬리콥터한대가대공원쪽에서넘어온다.

여유

산다는것은마음의여유한줄만나는일이다.마음이만나고싶어하는여유를마음에게돌려주는일이다.그속에서문학이태어나고사랑의에너지가생겨나자연스럽게성장해간다.마음에게여유를부여할때마음은감성의줄을팽팽하게끌어당긴다.가을은자연이시를쓰는계절이다.자연이쓰는시의감상을놓치지않기위하여마음은내게여유를요구하는것이다.

밥한공기먹는일보다시한줄쓰는일이더행복하다는그녀가있다.그녀에겐그것이여유이다.길을걷다가,산책하다가살며시다가온시를마음한귀퉁이에지닌보자기를꺼내고이담아오기도한다.마음에게여유를주는일이란거창한데있지않다.흐르는물,흰구름한조각을원할때일어나가주고봐주면된다.그것은잠시면된다.그러나그로인한잔잔한감동은오랫동안지속된다.

어느새붉어진잎새들이하나둘자기의길을가고날가지들이겨울을날채비를하고있다.겨울은겨울대로마음은또싸락눈이온다고,함박눈이온다고여유를달라고보챌것이다.그때마다나는즐거이마음에게여유를줄것이다.마음이여유를만나는정점에선시의씨앗들이홀씨되어마음밭에떨어져심겨질것이다.시의싹이돋고열매가익어거둘때까지마음이원하는여유를따라갈것이다.

산다는건마음이여유를만나문학을잉태하듯이마음과마음이만나사랑을잉태하는일이다.가을밤이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