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丁최연숙
촛대아래서성이던눈들이모여
촛대의심지를톡톡건들이자
구로공단의뒷골목이환하게흔들린다
징검다리건너노각나무둥지에서
첫마실나온봄새한마리
꽃문을열고들어간다
훅,숨이막힌다
노동자들일제히기름묻은장갑을벗는다
세상의소음을잠재운봄밤
흰촛불의아카펠라를들으며
지나간거리를돌아온나의,
베르테르그슬픔을읽는다
촛대아래서성이던눈들이모여
촛대의심지를톡톡건들이자
구로공단의뒷골목이환하게흔들린다
징검다리건너노각나무둥지에서
첫마실나온봄새한마리
꽃문을열고들어간다
훅,숨이막힌다
노동자들일제히기름묻은장갑을벗는다
세상의소음을잠재운봄밤
흰촛불의아카펠라를들으며
지나간거리를돌아온나의,
베르테르그슬픔을읽는다
사순절
雲丁최연숙
나무는
하늘과교신중이었다
안테나를움직이며주파수를맞추고
미세한가시광선으로톡톡
전파를보내
허공에졸고있는햇살을깨운다
잠이깬햇살의부드러운웃음을
한소쿠리먹어
몸을팽팽하게부풀린나무는
가녀린손끝으로밀어올린진액으로
울타리와담장위에
노란별무더기를그리기시작한다
나무가흘린유채색피와
그분이흘린새빨간피사이에는
하늘만아는신비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