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마중

오늘이경칩이네요.개구리가나온다고하여개울가에나가봤는데발견하지못하고TV에서짝짓기하는두꺼비를보았어요.겨울이봄과줄다리기를하더니결국졌나봐요.햇살이따사로워은비를데리고공원을한바퀴돌아생기롭게흐르는개울물소리에귀를기울이다왔어요.간혹마른풀사이에생명이돋아나고,산수유부푼꽃망울이곧터질기세로나를반겨주었어요.해마다만나는청매도개화가멀지않았고요.

찬바람속에서도생명의몸짓이신비롭네요.살아있는것들은한가지로머물지않고어떤모습이든지변화를가져오지요.새봄을맞아나의마음도새로움으로가득차올라요.목까지차오르는봄내에숨막히는설레임으로이봄을또기대하게되네요.따뜻한햇살이가장반가워요.지난겨울엔많이추웠으니까요.아직꽃을시샘하는추위가몇차례봄을괴롭혀야할테지만,’봄’이라는단어만으로도마음이따스해지네요.

잔디밭을비추는햇살도포근하고,왕벚나무아래가봤는데,물관을통해물을퍼올리느라힘줄이불근불근하네요.봄싹을발견하고싶어잔디밭을살폈는데,보랏빛제비꽃안부는더기다려야할것같아요.마른풀더미사이수줍게얼굴을내민제비꽃들이아주사랑스럽거든요.좀천천히깨어나는나무들도있고요.언제세상에나가야하는지꽃과잎이하늘과타전중이겠지요.방긋방긋온세상이꽃들의웃음으로화사할날이기다려지네요.

꽃처럼나무들처럼아름다운모습을보여주는세상이되었으면해요.왜사람을찌르고,죽이고해야하는지걱정이예요.예쁜마음에상처를입히고사람을무서워해야하는세상이되는것싫거든요.꽃들이나무들이가르쳐주는걸배운다면그러지않을텐데요.봄이오는길목에서고운사연이,감동의사연이줄을이었으면해요.올봄엔’사랑’이란단어를생각하기로해요.’용서’를실천하기로해요.그래야봄처럼해맑은세상이될테니까요.우리모두의마음을부드럽고유순하게,봄님부탁해요.

햇싹이돋아나요

붉은꽃망울매달고

어느새새순쑥쑥올라와

산수유노랑꽃이먼저필거래요

느림보목련

새순이얼굴을내밀고

마른잎사이생명이눈떠요

돌돌~봄노래부르는개울물

산책로소나무는늘푸르고

자작나무도뽀얀살결을

봄햇살이따스하네요

프리미엄 뷔페 “드마리스” 강동점

큰아이공학대학원졸업식이2월에있었는데

차일피일미루다가포슽이늦어졌다.

모교인서울대학교에는야간대학원이없어한양대를택했다.

업무가과중한대기업에근무하면서남편,아빠,직장인의임무를수행하기도

벅찰텐데,논문쓰랴고생이많았을것이다.

"아들장하네,내조를잘해준어멈두고맙구."

예찬이어멈은그말이듣기좋았던지"고맙습니다."로받는다.

졸업식날은항상춥다.

그날도손이시려사진촬영이힘들었다.

다음달이산달인어멈과감기에걸린예찬이와는몇컷만담고차안에있게하고

내가아들을데리고다니며사진을찍었다.

아들이가져온카메라로사진촬영을마치고

미리예약해두었다던

천호역뷔페"드마리스"강동점으로갔다.

규모가매우큰뷔페로음식종류가엄청났다.

장식품과샹데리아,의자등력셔리한분위기와

바베큐코너,한식코너등세분화된음식코너에줄을서있는사람들,

무엇을먹어야할지모를정도로음식이란음식은다모였다.

시간여유가있어천천히음식을먹으며예찬이네가족과대화를나눴다.

내가음식을가지러가보이지않으면예찬이가나를찾아왔다.

나를좋아하는예찬이가더욱사랑스럽다.

음식맛은괜찮았지만사람이너무많았다.

줄을서서음식을가져오는데시간도걸렸고,

그런데가면가만히앉아서서빙받는데가그립다.

그리하더라도한번쯤가볼만한뷔페이긴하다.

"아들축하해!"

은비는 11살이예요

은비는11년차이다.단비가은비를낳았고은비는금비를낳았다.단비는시골친척집에서살고금비는지금어디있는지모른다.잘키운다고해서보냈더니데려간집에서사정이생겨다른집으로갔다고한다.한곳에서사랑받지못하고이집저집으로다니며심리적으로불안해얼마나마음고생을했으랴싶으니마음이안좋다.은비는금비딱한마리낳았다.낳은지한달쯤금비를보냈는데간혹이름을부르면두리번거리며찾다가이내잊어버리는것같았다.어쩌면저리빨리자기새끼를잊어버리나얄밉기도했는데,어쩌랴.사람과동물이다른이유인걸.

은비는건강한편이다.지난해유선종과조그만혹몇개를제거한수술말고는몇번스케링해준게전부다.나이가있어선지수술후시력이많이안좋아진것같다.공원에가서나무뒤로숨으면얼른발견하지못하고지나치기도해서안타깝다.사람이나짐승이나마취와수술을하고나면기억력도그렇고,인지능력이많이떨어지는것같다.집에선거의나와은비가같이움직인다.녀석은나만주시하고있다가제시야에서내가안보이면찾는다.시어머니는개를안좋아하신다.자기를좋아하지않는것은금방알아어머니방근처에는얼씬거리지않는다.

집에서는은비가내친구다.외출했다돌아오면반가워하며안아달라고콩콩뛰며좋아한다.은비가없으면얼마나적적할까싶다.누가오면먼저짖어주니알게되고집을잠깐비울때도든든하다.가끔장군이와루루가현관문밖에서소리를내면질투가나는지그러지말라고짖는다.은비는참착하고순하다.지금까지한번도누굴문다든지하여마음쓰이는일이없었다.그저짖는것이전부다.안아주고쓰다듬어주면으응하며어리광을한다.밥을먹을때도곁에서지켜달라한다.아직은뛰기도잘한다.가족이단촐하니은비가때론소통의창구가되기도한다.

은비는한번도집에서배변실례를한적이없다.그래서더예쁘다.급하면화장실문앞에서빨리열어달라는제스처를하고아니면나가서처리한다.아기강아지때딱15일훈련을시키면평생귀여움을받는다.그때배변에성공하지못하면천덕꾸러기가되는것이다.겨우내너무추워은비와산책을하지못했다.거의한시간여를걷게되는데운동으론딱좋다.혼자걷는것보단보폭을맞추어주는은비와함께가면즐겁다.날이풀리고봄이오면개울가를자주산책할것이다.은비가오오래건강하게살아주었으면한다.

설 연휴를 보내며

예상대로올설에는장보기부터불편을겪었다.21년간과천시민들의장보기의대표쇼핑몰이던"뉴코아백화점"이문을닫았기때문이다.명절안에이마트가개점을하려나기대했는데언제입점을하려는지불투명하게되었다.평촌농수산물시장,농협마트,골목시장에서장을봤다.메모를꼼꼼히하여장을본다.메모를확인하며물건을사면빠진물건없이완벽한장보기가된다.설삼일전에나박김치와사골을고으고,이틀전에는갈비를재고,식혜준비,고사리나물삶기,생선손질하기,말려놓은표고버섯을물에담그고양념꽃게장을무친다.느끼한음식이많은명절에우리가족이가장좋아하는음식이단백한해물볶음과얼큰하고개운한꽃게장이다.

올해는막내동서가할머니건강이안좋으셔서아이들을데리고친정에다니러갔다.남편과두아들과며느리가전을부쳤다.표고,깻잎,녹두,동태,연근,굴전을준비했다.예찬이가빈쟁반을몇번이나싫다하지않고주방에가져다주며심부름을곧잘했다.기특하다.갈수록주의집중이어려운것인지나는손이여러군데상처가났다.꽃게발에찔리기도하고생선을손질하고도라지껍질을벗기다가다치기도했다.아들은올해도엄마힘드시니할머니천국에가신후엔가족여행을다녀오자고한다.명절때엄마가만든음식이먹고싶으면어떻게할까물으니평상시에한가지씩해먹자고한다.오후까지음식을준비하고막내서방님이오셔서저녁식사를했다.

설날아침에는가족이모여먼저하나님께예배를드리고,어머니께는봉투를드리고절을올린후,우리부부가세배를받고장남내외와작은아들순으로세배를마쳤다.예찬이가제아빠절하는모습을보더니흉내를냈다.역시사람은모방의천재인것같다.예찬이주려고미리만들어놓은예쁜비단천복지갑에세뱃돈을넣어주었다.예찬이는세뱃돈에관심이없어제엄마에게다주어버린다.몇해받은세뱃돈을통장에넣어꽤모였단다.예찬인지난해사입은한복이올해만입고동생을줘야할만큼키가자랐다.사골고은국물에떡국을끓여고명을얹어정성껏준비한음식과설명절상을푸짐하게차렸다.

점심에는성묘를다녀온사촌가족들과식사를했다.시어머니가계셔서며칠손님이끊이지않으니명절분위기는확실하게난다.예전에는엄두가나지않아마음고생부터하였는데여러해습관이되니척척잘해낸다.음식을맛있게드시면피로가싹풀리는느낌이다.식사를하시며혼기를놓친종친자녀걱정,그동안생긴일들이주제가되어담소를나눈후다음스케줄이있어가신다.올해는항공대를가고싶어하던막내동서아들이재수하기로하였는데5월에말레이지아항공대로가게되었다는이야기가주가되었다.자녀들결혼을하고이제손주들자라는재미로살아가고있는우리세대들이다.원룸에나가사는둘째아들은아직결혼할마음이없는것같다.설연휴를여유롭게지내고있다.올설은날씨가풀려봄같이포근하다.내일은주일예배를마치고큰언니댁을다녀올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