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그리는 여심

봄이어디만치오는지마중나가다

겨울의날선발톱이얼마쯤깎인것느끼다

얼굴에휘감긴바람의촉각이순하다

그바람을타고봄이오고있다

우리의마음에서마음으로

생기어린물방울청신하게솟아오르다

또록,또로록!

창안에서창밖을보니나목에생기가느껴지데요

빨강전화기앞에서니그리운님목소리가듣고싶어져요

다이얼식전화에얽힌추억도피어오르고요

엔티크풍시계와주황불빛

따스하고포근하네요

핑크색이봄을연상시키네요

초록미소를머금고잎새들도봄을기다린다고

남천인가요

우리집에도키가좀큰얘가있는데붉은얼굴을자주보여줘요

무늬가마음에들어요

큰파인애플무늬를손뜨개로떠서커텐을드리웠던적도있었는데

박인희LP,이가수노래를엄청좋아한다지요

한번빠지면헤어나기어려울정도라고^^

페어즐리무늬커텐

하이얀레이스커텐이언밸런스하지요

음식점옆카페

식사후차를마시며오래머물다와요

창이있는공간이참좋아요

소품이없는심플함도즐기고요

피크닉가방을들면경쾌한걸음이될거예요

초록풀밭에앉아다정한눈길마주하면정겨운이야기술술~

망사커텐뒤에서바라보니안개가드리운듯신비롭네요

이른봄같은애련함이느껴지기도

카페출입구쪽을담아보았어요

늘어뜨린꼬마전구도훌륭한장식이되어주고

소담찻집이란나무간판도보여요

과천갈현동에위치한’소담한정식’

지붕이육각형이던가,역시또창밖을내다보다가담았군요

솔아솔아푸른솔아~우리솔처럼늘푸른마음으로살아요

천냥금이던가요

초록잎새에다문다문박힌빨간열매정말예쁘죠

봄을기다리다간밤에살포시피어난봄꽃처럼싱그러운

사진을담고있는여인이운정이라지요^^

봄비

雲丁최연숙

싸릿재를넘어오는

느릿한봄을만나고온

비의몸에선

파릇한봄내가풍겨났다

노란꽃다지

흰냉이꽃

연분홍살구꽃도

봄내나는

보드라운비의살결에

눈비비고있을것이다

꽃신을신고

징검돌을건너오던소녀의

머리위에

포르랑파르랑

나비한마리꽃꿈에젖어있다

예찬이 돌잔치

우리집복덩이예찬이가오늘첫돌을맞았다.돌잔치는파티하우스’플로렌스’에서했다.은은한백합향기와깔끔하고아기자기한분위기에어울린정갈한음식도마음에들었다.기온이뚝떨어져밖은추웠지만실내는따듯하고주인공예찬이를마음껏축복해줄수있는분위기다.요즘은태어나자마자돌잔치장소를예약한다고한다.아들내외는처음엔가족끼리만간략하게하려다가이곳을예약하였다.양가부모와가까운친척들만초대했다.아이돌잔치까지알린다는것은민폐를끼치는일이라며회사와교회에도알리지않았다는아들이사려가깊다.

먼저아들이기타를치며찬양을인도하였다.간략하게하나님께예배를드리고예찬이를위한엄마,아빠의기도문을낭독하고기도로예배를마쳤다.무엇보다예찬이에게이런사람이되라는당부의아들내외의기도문이감동적이었다.자식을위해먼저할일이무엇인지잘아는아들내외가대견했다.이어서예찬이가태어나서부터지금까지성장과정을사진을통해보여주었다.아들내외는내빈을향해가장소중한분들을모시고예찬이돌을축하하게되어감사하다는인사를했다.

양가할머니가예찬이목에장수를기원하는의미인무명실을걸어주고가장관심을끄는돌잡이를시작했다.말씀두루마리는[누가복음2장52절]을잡았다.이어서사회자가돈,법관방망이,연필,비행기,등을보여주자예찬이는자기가관심있는것을한번씩터치해본다.그러더니옷을갈아입느라힘들었는지,졸리는지아무것도잡지않겠다고울음보를터트린다.다시달래서기분을좋게하고나와서비행기를잡았다.아들은비행기에"세계를품는사람이되라"는의미를부여했다.가족사진촬영을마지막으로돌잔치행사를마쳤다.

종소리

"땡그랑땡그랑!"오후4시,어김없이들리는종소리.청계사아랫동네사는두부장사아저씨가오는시간이다.딱정벌레처럼귀여운차에두부와청국장,누룽지,김등부식을싣고온다.조부의가업을이어받아23년째손두부를만든다고한다.우리콩으로만든두부라선지한모에4천원으로비싼가격이지만맛이달라기꺼이값을치르고산다.오늘은오정부터두부김치가생각나아저씨가기다려진다.두부김치는고소한손두부가제격이라서다.

어릴적우리집사랑방을두부장사아저씨네를주었다.그때는집세를받지않았다.아저씨네는두부를하는날이면안집인우리집에갖다주며고마움을표현하곤하였다.그때먹었던고소한두부맛은아직도미각에특별하게각인되어있다.수입콩이들어온후로지금은거의국산콩두부를만나기어렵다.사람에게해로운유전자콩까지생겨두부를안심하고사먹기힘든세상이되었다.

두부장사종소리가어느날은교회에첫발을딛던신비롭고맑은종소리로들리기도하고,수업을알리는학교종소리로도들려뛰어들어가던조마조마한마음을꺼내보기도한다.오늘은김동환시인의’북청물장수’에서쏴아하는물소리가연상되며,추운날물동이를이고오셔서오지항아리에쏴아-부으시고스치듯지나시는어머니앞치마에서맡아지던청랭한냄새가코끝을스친다.두부장사종소리가오감五感으로기억된추억의소리를끊임없이불러온다.

눈 오는 날의 기다림

날이몹시추웠다.주머니에손을넣으니손가락두개가불쑥나온다.구멍이났나보다.선채로동동거려보지만손발이시려오고볼이얼얼하다.계란두꾸러미와잡곡을머리에이고이십리걸어읍네오일장에가신엄마는아직오시지않는다.

철웅이오빠네사랑채뒤처마밑에서면넓게펼쳐진윗들과웃동네방죽까지희미하게나마보인다.내눈은벌써읍네에서돌아오는길목인방죽가옹기구이집담장에걸려있다.

바람에제멋대로휘날리는눈은하늘에서내려오는지땅에서올라오는지구분할수도없이몰려오고기다림은처마밑고드름처럼쑥쑥키가자란다.웃들논가운데쯤오시면냅다뛸것인데기다리는엄마는안오시고눈이와신바람난누렁이만길인지논인지모르고잠방거리다저하는모양칭찬이라도해달라는것처럼내앞에와벌러덩누워재롱을떤다.

눈송이가점점더굵어지더니논에쌓아둔큰볏짚이눈속에갇힌집모양이되었다.미순이가아직집에가지않았다면술래잡기하기딱좋은때다.내가잘숨는볏짚속에들어가있고지금처럼때맞춰눈이덮여준다면나를찾는데귀신인미숙이도절대찾을수없겠지.그런생각도잠시.배는고프고엄마는오시지않고.

집으로들어왔다.아랫목에손을쑤욱넣었다.아침에지핀불에아랫목이아직까지따뜻할리없다.이불을푹뒤집어쓰고있는양은밥통도차다.배는고픈데밥은먹기싫고윤기가반지르한검은무쇠솥뚜겅을열어본다.불어터진밥알갱이물과섞여동동떠있다.양은국솥을열어보니밥알이붙어있는고구마몇개양재기에담겨있다.엄마는아신다.배고프면솥뚜껑열어보는버릇이내게있음을.싱건지항아리에서내팔뚝만한무수하나를꺼냈다.고구마한입,무수한입,맛있게먹었다.

엄만왜아직안오시는거야…봉창으로내다보는앞마당거름자리엔눈이수북하다.돼지울옆발가벗고서있는오동나무에도,사립문옆대추나무에도볏짚을엮어올린토담위에도눈이쌓여가는데해거름이지나도록오시지않아밉던엄마가이제슬슬걱정이된다.혹시눈이아주많이와길이막혀못오시면어쩌나…뒤안대숲에선눈의무게를견디지못하고휘어지는대나무소리들려온다.

다른날같으면아래들에서썰매타고놀생각에눈이그치기만기다리며턱고이고앉아봉창만내다볼텐데오늘은오빠가만들어준썰매를타고놀생각도즐겁지가않다.오빠는종일어디갔을까.엄마와약속이나한것처럼오지않는오빠도밉고눈꺼풀은자꾸만내려오는데엄마가사오신다던내까치고무신은어디쯤오고있을까.비린것좋아한다고갈치사다무넣고지져준다하셨는데잊어버리지않으셨는지몰라..모올라…모올라..아…

(꿈을꾸었다.눈이펑펑오는데내까치고무신은오동나무에걸려있고나무위로까치두마리나는.내까치고오무시인!!)

잠결에엄마가깨우는소리들린다.갈치지지는맛있는냄새도코끝을간질인다.

"아야,저녁묵고자그라잉.일찍온다는것이늦었다야.왠일이다냐안하던잠꼬대를다하고.꿈에서고무신봤냐.여깃다,고무신!"

세상에나까치는어디로다날아가고빨주노초파남보내까치고무신!

북한 인권 개선 시급하다

"유엔의인권최고수장(首長)인나비플레이인권최고대표가"새로운지도자가등장했지만개선여지가전혀보이지않는참혹한북한의인권상황에대한국제적조사를해야할때"라는성명을발표했다.또한"지구상에서가장심각한인권상황인데도거의주목받지못하고있는북한인권에대한국제조사는참으로정당한일이며이미너무늦은것"이라고강도높게국제사회에촉구했다."-조선일보1월23일자발췌

탈북자실화를영화화한’크로싱’에서탈북한아버지를찾아나서다사막에서쓸쓸히죽어가는어린아들의모습을보았다."하나님준이를죽이면안돼요."손수건을흠뻑적시며나도모르게목멘소리를쳤던기억이난다.탈북자강철환의저서인’수용소의노래’에는차마믿고싶지않는충격적인일들이적혀있다.쥐한마리를서로잡아먹으려고눈을번뜩이는모습,여자죄수들은갖은학대와폭행,성폭력등에저항도못하고죽어나가는등인간이아닌동물같은삶을살고있었다.어느해인가탈북자들의증언을들었다.한젊은이가말했다.몽둥이를주며아버지를죽을때까지때리라고했다한다.왜그래야하는지도분명하지않은채아들이아버지를죽기까지때려야했다며피울음을토했다.어떤여자탈북자의증언은속치마만입은채로얼음장밑으로오다가얼음이깨진곳으로나오니중국땅이었다고한다.그녀는아코디언을연주하다두고온가족이생각나울음을그칠줄몰랐다.’내딸을백원에팝니다’의시집을낸사람도죽음을각오하고탈북을감행하여성공하였다.그나마들키거나다시북한으로보내진사람들은수용소에서비참하게삶을마쳐야한다.

내가사는나라에서한나절이면닿는곳에비극적인삶에처한우리동포들이산다."독재정치가살판을쳐서수많은사람들이굶어죽고감옥에들어가매맞아죽고…하나님아버지여구원의손길을주지않으시렵니까."2007년녹취된북한지하교인의부르짖음이다.성경을읽고찬송을부르다들키면끌려가사돈네팔촌까지참혹하게죽는다.외부소식을차단시킨다고눈과귀가막아지는것이아니다.이렇게증거되고있지않는가.동포들의인권이절실하다고생각되어빠른개선을위해기도하고있는때에,유엔의성명은늦은감이있지만반가운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