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

"땡그랑땡그랑!"오후4시,어김없이들리는종소리.청계사아랫동네사는두부장사아저씨가오는시간이다.딱정벌레처럼귀여운차에두부와청국장,누룽지,김등부식을싣고온다.조부의가업을이어받아23년째손두부를만든다고한다.우리콩으로만든두부라선지한모에4천원으로비싼가격이지만맛이달라기꺼이값을치르고산다.오늘은오정부터두부김치가생각나아저씨가기다려진다.두부김치는고소한손두부가제격이라서다.

어릴적우리집사랑방을두부장사아저씨네를주었다.그때는집세를받지않았다.아저씨네는두부를하는날이면안집인우리집에갖다주며고마움을표현하곤하였다.그때먹었던고소한두부맛은아직도미각에특별하게각인되어있다.수입콩이들어온후로지금은거의국산콩두부를만나기어렵다.사람에게해로운유전자콩까지생겨두부를안심하고사먹기힘든세상이되었다.

두부장사종소리가어느날은교회에첫발을딛던신비롭고맑은종소리로들리기도하고,수업을알리는학교종소리로도들려뛰어들어가던조마조마한마음을꺼내보기도한다.오늘은김동환시인의’북청물장수’에서쏴아하는물소리가연상되며,추운날물동이를이고오셔서오지항아리에쏴아-부으시고스치듯지나시는어머니앞치마에서맡아지던청랭한냄새가코끝을스친다.두부장사종소리가오감五感으로기억된추억의소리를끊임없이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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