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 말을 거는 조팝꽃

개울가에조팝꽃이군락을이루었다.

소담스레쌓인사월의꽃눈이다.

둥글게덮은꽃가지로화관을만들어쓰면예쁠것같다.

‘조밥’이’조팝’으로바뀌었다하니이팝이쌀밥이야기인것처럼

아무래도보릿고개를살았던조상들이지은이름이아닌가한다.

눈송이같다하여설유화라고도한다.

지인이길가에핀조팝꽃을싸리꽃이라고해서

인터넷에서검색을해보았지만싸리꽃은요즘피는조팝과달랐다.

시골에서조팝을싸리라고부른다고도하니지인도착각한게아닌가싶다.

우리동네도울타리로많이심어놓았는데꽃이예쁜조팝나무는관상용으로그만이다.

작은꽃잎이오밀조밀예뻐산책시그앞에서자주머물게된다.

장미과에속한낙엽관목으로,20여종이있고,어린잎은식용으로좋으며,

꽃은밀원이되어주기도하고,

아스피린에관해서도전해지며,뿌리는말라리아치료제와여러질병에도효능이있다.

수선국이라하여조팝꽃의유래가된이야기도전해지고있다.

그윽한향기로말을거는깜찍한흰요정이

눈과마음을끌어당겨그냥지나칠수없다.

혹자는잔인한사월이라지만꽃이있어행복한사월이다.

오얏꽃도 피었어라

오얏은자두의순우리말이다.

자주보다는오얏이란말이훨씬더운치가있다.

배꽃의梨花와오얏꽃은李花는그의미를모르고소리로만들으면혼동하기쉽다.

오얏꽃은고종황제가국호를조선에서대한제국으로바꾸면서

오얏李자를따李花文을상징문장으로삼았다한다.

이는조선왕조(전주李씨)를상징하는꽃인(李花오얏꽃)을도안한것이다.

李花文은황실의상징으로창덕궁인정전용마루등궁궐건물안밖장식,도자기와

목기등어차나조명기구,황제의의복,모자,견장,주화에도쓰였다.

지금은무궁화로쓰이는나라문장인국장도그당시엔오얏꽃으로쓰였다.

고종황제가오얏꽃을문장으로삼은몇가지주장이있다.

암튼한자인오얏나무李와이씨조선왕조가절묘하게맞아떨어져

오얏꽃은귀한대접을받게된것이다.

가슴이울렁거릴정도의향기라고하는데민감하게느껴보진못했다.

오가는나의발길을잡던오얏꽃도낙화를서두르고있다.

봄이서둘러떠나갈까아쉬운마음이다.

2014 봄꽃 페스티벌

봄은꽃들의계절이다.

대공원식물원에도봄꽃페스티벌이열렸다.

형형색색의꽃들이저마다자태를뽐내고있다.

올봄엔꽃들이일시에활짝웃으며반긴다.

화사한꽃얼굴이전해주는미소가

오가는사람들의얼굴에번진다.

나이가들어갈수록웃을일이많지않다고한다.

거울을보고일부러라도웃으라고한다.

매사감동을잃지않으면애쓰지않아도웃으며산다.

나이에관계없이사물에대한감동이사라지는것이문제인것이다.

가르쳐주지않아도활짝웃는꽃들

싱그러움과화사함을잃지않는것도자신의일이다.

꽃들의계절에꽃처럼아름다운생각에서비롯되는

삶의고운결을빚어내

연초록구름피어오르는봄산에게

전해줄차례다.

나에게서건너가고그대에게서건너온봄이야기에

우리마음이이윽해지고있다.

양재천변 꽃구름 둥둥

올해는봄꽃이한꺼번에다웃어요.

여름이그만큼빨리온다는것이겠지요.

자전거를타고꽃구름속을떠나니던날이었어요.

신선이부럽잖은시간이었지요.

봐도봐도좋은꽃들,우리도그랬으면좋겠어요.

그대를봐도봐도좋다,는말을들으며살고싶어요.

각기다른모습으로웃는꽃의표정이볼수록예뻐요.

항상다른모습을보여주어도어여쁜그대처럼요.

사랑하며살자고요.

각자지상에머무를시간은아무도모르잖아요.

하늘만아시지요.

행복해야지요.

꽃한송이,피어나는햇싹한잎에서감동을놓치지않는것이행복이래요.

눈길맞추며사랑한다고,행복하다고

말해주는하루가되길바래요.

사.랑.합.니.다.

행.복.합.니.다.

산에 산에는 진달래 피네

봄산에올랐습니다.

거기,새댁들의나들이가한창이었습니다.

춘삼월화전놀이가는행렬들같기도합니다.

연분홍치마를입은고운자태가온산을화사하게수놓아

노래하는새들의목소리도한껏봄물이들었습니다.

진달래는꽃색이연분홍이라소박한정감이가들여다보고있으면

엄마생각이나곤합니다.엄마가새댁이셨을즈음

아마진달래처럼고우셨을것입니다.

시어머니의볼을닮은꽃이기도합니다.

새댁의양볼처럼고운

시어머니얼굴에는검버섯도피지않았습니다.

목욕후로션을발라드리고

"어머니새댁같으셔요."하면

수줍은미소를띠십니다.

새댁의마음이연분홍일것입니다.

그분홍빛이흐려졌다가세월에더바래기도하였을뭇여인들의삶이

진달래의꽃빛에오롯히담겨있는듯합니다.

그옛날부터이른봄산에산에피어

긴긴봄날허기를달래주었을진달래가

우리민족의애환이서린꽃같기도합니다.

일제강점기와한국전쟁에서입이있어도소리쳐부르지도못하였을그봄,

우리조국이불러야할노래를진달래는알고있었을것입니다.

한마음한뜻이되어통일의노래를부르게되기를

진달래피는시절에다시금소원합니다.

피어나는여인의얼굴이라

어울렁더울렁살아가는사람들처럼

어느날은좀더붉기도하였다가

이내제빛을찾아가는연분홍치마자락

떨리는그자태가곱기도하여라

얼굴이각기다른여인들처럼

그고운빛을

등롱에담아온산에걸고서

햇살같은그대마음을비추어

애틋한연분홍사연을

꽃대위에그리움으로피우고

저고리선의미학속에감추었네

속잎피는몇몇해봄이던가

묵묵히사계를보여주는그대와

햇꽃잎싹피어나는산에살지니

초록이지쳐잠들때까지

조수미,산유화(SumiJo,MountainFlow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