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대한극장앞에서만나자고한다.지금처럼개봉관이많지않을때는단성사나,허리우드,대한극장에서새로개봉되는영화를상영하곤했다.두사람이모여도선택의기로에놓이게된다.나는풍경이좋고따듯한휴먼스토리를좋아하는반면친구는공상과학영화를즐긴다.’비긴어게인’를보고싶다는나와’루시’를보겠다는친구,루시는’명량’의주인공인연기파배우최민식이출연한다고하여관심을두고있었던터라잠시생각하다가친구의선택을따르기로했다.괜찮은영화라고소개한기사를본적있어서다.
아침전이라우유와팝콘을사들고들어가니벌써영화가시작되었고,안내원이지나친앞부분은다음회차에감상할수없단다.첫장면을놓친아쉬움이있었지만어쩌겠는가.영화는어찌나빠르게전개되던지영상이휘몰아치는대로눈길을떼지못한채저절로몰입이다.루시는SF,액션혼합형이다.미켈란젤로의천지창조,빅뱅,세포와생물체의증식등지구의다양한생명체와환경을통해인간이살아가는양육강식의논리가동물의세계에서도같다는것을보여준다.첫장면을놓쳐서동영상을검색해보니아주중요한문구다."10억년전우리는생명을받았다.우리는그것으로무엇을했지?"라는장면이었다.그렇다.우리가이미이루었고,계획하는일들이생명을부여받은우리가꼭해야될일들인가?앞만보고달려가는우리에게멈춤,이라는단어를떠오르게한다.책이든영화든처음시작이중요하다.독자와관객을사로잡을것인가아닌가는첫대사나문장으로판가름이난다.루시의첫나레이션은핵심키워드라할수있다.
삶의모습은천차만별이다.우리가상상하지도못한일을겪은사람도있고,타의에의해인생이꼬여자신의계획과는딴판의삶을사는사람도있다.루시가그렇다.320만년전지구에서살았던것으로추정되는루시라는이름의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물을떠먹는장면과나레이션이흐른다.루시는다윈의진화론을바탕으로시작되지만,크리스천인나는빅뱅보다는천지창조를믿는다.루시는전혀모르는마약조직원의심부름을하게된다.찾아간곳은거대한마약조직,그곳에서구사일생으로살아나온다.사람은뇌의10%밖에사용할줄모른다는설정인데,과학적실제와는다르다.마약책들의기발한운반법인사람의몸에마약을숨겨이동하는것이다.루시의몸에도합성물질을집어넣는다.그런데,이물질이루시의몸으로퍼지면서기상천외한일이발생한다.인간의뇌가100%활용할수있다면어떤일이발생할것인가?가상인줄알면서도흥미진진하다.20%,30%,100%까지뇌가점점열리면서루시에게초능력이주어진다.물론악당들을통쾌하게물리치는장면등스릴과긴장,쉬임없이돌아가는영상으로끝나고도아쉬움이남았다.
그아쉬움은깊이있는내용으로인한진한감동이아니라스피드를통한관객의몰입을유도한것이라여겨진다.달리는자동차나달리기를하는사람도앞으로나아가려는성질이있다.관성의법칙이다.릭베송감독의노련한연출로관객의마음을지속적으로영상을따라가도록유도한것은아닌가싶다.때론현대사회의시공간을초월한지구상의정보교환처럼너무나빨리변화하고달아나는문명의얼굴을보여주는듯도했다.오늘도내일이면어김없이과거의시간속에서존재하게되듯이.루시에서는인간의뇌활용을예로들었지만어떤분야에서이와비슷한세상이도래하게될지그가능성은배제할수없는것아닐까?SF라고만치부하긴첨단문명의발전속도가너무무섭게질주한다.루시의마지막대사"IaminEvreyWhere"는하나님의자리를차지하려는인간의교만한속성을드러낸다.헐리우드영화이면서최민식을비롯한국배우들의출연으로한국어를듣게되어반가웠다.노련한연기파배우스칼렛요하슨,최민식의연기가볼만하다.그러나,이가을진한여운과가슴을촉촉하게적셔줄감성영화를감상할것이다.나의취향을만족케해야하는의무가나에게있으니까말이다.
"명량"의관객이연일신기록을기록한다해도볼생각을안했다.이미스토리를알고있다는선입견이무섭다.그래도전국민대화의눈이된영화를보아야될것같아지난목요일집에서가까운평촌CGV에갔다.올레에서예약을했더니10%할인과생일주간이라고큰통으로가득담은팝콘과음료를주었다.KT올레를사용하면서도혜택누리는것을모르다가정보를듣고올레클럽할인카드를신청했더니세상에나,10만점가까운포인트가잠자고있었다니,현금으로환산하면10만원이다.정보를모르면자기권리도누리지못하는시대다.파리바케트부터편의점등체인점도많아혜택을쏠쏠히누리고있다.롯데백화점에서생각해두었던물건을구입하고아이쇼핑을하다가시간에맞추어영화관으로들어갔다.평일이라선지한산했다.
12척의배로300척을가진왜군과맞서131척을격파하다,한사람의리더십이존망이위태로운나라를구한것이다.영화는명량해전에포커스를맞추고있다.실제로이어지는노량해전에서이순신은적이쏜화살에맞고서"적에게나의죽음을알리지말라"는말로죽어가면서도나라를걱정하는우국충정일념이었던충신이었다.영화는예술장르이니각색할수있는것,실제와좀다르다해도비판할일은아니다.내러티브에서어디에촛점을맞추고있는가가중요하다.울돌목의물흐름을이용하여적군을물리친놀라운지혜를가진이순신,이순신이있었기에일제강점기를300년이나늦출수있었다는이야기가결코헛소리가아니라는점이다.또한생사가걸린전쟁터에서7년동안매일일기를기록하여후세에전한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으로등재된난중일기의가치또한위대하다.역사는기록하는자가지배한다.이순신은孝와忠을다한문무가뛰어난공신이었다."병법에이르기를반드시죽고자하면살고,반드시살려고하면죽는다.또한사람이길목을지키면천명도두렵게할수있다.이는오늘의우리를두고이른말이다.두려움에맞서는자역사를바꿀것이다.兵法云必死則生必生則死.又曰一夫當逕足懼千夫.今我之謂矣.必死則生,必生則死."-亂中日記중에서-
"신에게는아직12척의배가남아있습니다"12척밖에없다는말이아니라아직12척이있다는말에서성공하는사람의면모를엿보게된다.어떤상황에서든긍정적인사람은목적하는바를이루어내지만,부정적인사람은실패하고만다.그래서병사의사기를떨어뜨린생각을가진부하를단칼에베어버린다.돌아갈막사도불태워버리고오직죽으면죽으리라는각오로전쟁에임하도록병사들을사기를돋으며앞장선다.해전장면은그야말로스펙타클감동이다.어머니의위패앞에서,휘하에여러생각을가진부하의우두머리로서이순신장군의고뇌에찬내면을잘그려주었다.실제로아들의석방소식을듣고만나러배를타고오다가배위에서별세하신어머니의임종을지키지못하고후에야전해들은장군은마음고생이심했을것이다.나라를위해싸우다장렬하게전사하는장수들,피란가느라분주한백성들의눈에승리의함성이들려온다.그토록사기가충천하여도저히상대가되지않은싸움을승리로이끈장군이바로이순신이다.
이순신에대한재조명이출판가에서이루어져그에관한책들이인기리에판매되고있다한다.정치인들이,기업의오너들이앞다투어영화를보고그의리더쉽을배우고자한다.그러나몸이바뀌어야지머리가바뀌는것만으로는소용이없다.행동하라는것이다.우리의머리가얼마나많은것을알고있는가.이순신처럼행동하지않는양심은무용지물이다.마지막장면에서"울돌목의회오리를이용할생각을어찌하였습니까?"는아들회의말에이순신이말한다.백성이날구해준것이천행"이라고.자신이영광을취해야할상황에서도백성을먼저앞세운겸손을겸비한장군이다.난세에영웅이난다고했던가.우리역사에이토록용감하고지혜로운장군이있었음에도,작금의어려운현실에서자신을희생하여난국을헤쳐나가거나탁월한리더십을가진정치인이보이지않으니국민의한사람으로서안타까울뿐이다.
의도적인언어의모의
근래들어연극의새로운패러다임이제시되고있다.배우와관객의벽을허무는것부터연극언어의유희와도발등실험적인시도를보이고있다."관객모독"은1966년독일작가피터한트케를연극게에데뷔시킨획기적인작품이다.우리나라에서는2,3년에한번씩그시대에맞는연출로변모하며공연되고있다.소품이라곤4개의의자뿐이다.공연이시작되며"여러분들이일찍이듣지도못했던걸여기서듣게되리란기대는마십시오.또한보지못했던것을보게되지도않을겁니다."라는대사를4명의배우가연달아외친다.의자에앉았다일어났다를반복하며관객에게강한어조로말을던지며어필하고자한다.형식과구성이기존연극과다르다하나그것또한연극이라는것을시사해주는대목이다.
배우들이건네는말은관객들이해야할이야기라는사실을자각하게만든다.우리는지금남의이야기가아닌우리들,바로너와나의이야기를하고있다고지속적으로주입하는것이다.그러면서배우와관객의벽을슬며시허문다.새로운도입이나시도는흥미로우나"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는것처럼언어의파괴와띄어쓰기교란등발화의의미가모호한까닭에극을충분히이해할수없어혼란스럽기도했다.의도적인말의난타에귀를기울이며우리가매일접하는매체나사람들을통해얼마나많은소리의공해에시달리는가싶기도했다.손가락질을하며관객을향해마구퍼붓는욕이나조롱이현실로느껴져불편하다가도땀을뻘뻘흘리며연기하는배우들을보며다시극으로돌아가는등극과현실을넘나드는아이러니한상황에처하기도했다.
고도의연출감각을지닌연출가기국서의노림수에말려든느낌이랄까.극중간에연출가가등장해연습하는과정처럼배우들에게강도높은연기주문을하기도하는데극의맥락이끊기는것같다가신선한느낌을받기도한내내언어와형식의실험에빠져허우적거리기도했다.관객의연극언어를이해하려는노력은당연하다.연극의형식과구성기법을파괴한부분은어디에도매이지않으려는현대인들의자유분방함과새로움을추구하는심리에착안한듯하다.허구를통해시대의진실을포착해내는연극이인간의갈등을극적인행동과문자화된언어로표현하는문학인데행동보다는언어로집약된점이독특했다.관객모독이라는제목도흥미를끌기에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