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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누가 져도 이상하지 않은 한화와 기아의 경기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누가 져도 이상하지 않은 한화와 기아의 경기

최영필

한화나 기아 중에서 누가 지더래도 이상할 게 없는 경기였다. 투수가 없어서 임시 땜빵을 내세웠으니 선발 투수로 하여금 길게 던지게 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지속적으로 투수를 교체하겠다는 의도가 뻔했다. 벌떼 야구라는 표현조차 사치로 보였다.

15일 한화의 선발 투수는 심수창이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고는 있어도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니 땜빵 선발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다만, 한화의 투수 운용이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에도 초반에 교체될 것이 분명해 보였기에 선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뿐이다. 그나마 심수창은 지난 4월 19일 롯데 전에서 5.1이닝을 버틴 경험이라도 있었다.

문제는 기아다. 기아가 내세운 선발 투수는 마흔세 살(74년생)의 노장 최영필이었다. 현역 최고령 투수이자 지난 2010년 대전 SK 전 이후 6년(2,095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지난 4월 9일 수원 KT 전에서 최고령 세이브를 따냈고 12일 문학 SK 전에서 이를 다시 갱신하면서 노익장을 과시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선발은 무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야구를 투수놀음이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등판하는 투수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심수창과 최영필을 선발로 내세운 이날 경기는 한화나 기아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즉, 누가 이겨도 이상할 게 없거니와 누가 져도 이상할 게 없는 경기라고 할 수 있었다.

먼저 무너진 쪽은 심수창이었다. 1회말 선두 타자 김주찬에게 솔로 홈런은 맞은 후 2회말에도 안타 3개와 야수 선택을 묶어 3실점하면서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2회초 1사 1-3루의 위기에 몰렸던 최영필은 차일목을 병살로 잡으면서 위기에서 탈출했지만 3회 1사 1-2루에서 박준표에게 공을 넘겼다. 심수창은 2이닝 동안 39개의 공을 던졌고, 최영필은 2.1이닝 동안 38개의 공을 던졌다.

누구나 짐작했던 것처럼 한화는 심수창(2이닝)에 이어 송창식(1.2이닝), 권혁(2이닝), 윤규진(0이닝), 정우람(2.1이닝)이 차례로 등장했고, 기아는 최영필(2.1이닝)에 이어 박준표(2.2이닝), 임기준(0이닝), 홍건희(1.2이닝), 심동섭(1이닝), 김광수(1.1이닝)가 이어 던졌다. 한화에서 5명, 기아에서 6명의 투수가 투입되었다.

한화의 마운드가 먼저 무너져 싱거운 경기가 될 것으로 보였던 승부는 중반 이후 한화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7:6 한 점 차로 좁혀졌다. 8회말 나지완의 홈런으로 한 점이 더 벌어지자 9회초 한화가 1점을 따라붙어 다시 한 점 차가 되었다. 그러나 2사 1-2루에서 이용규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었다.

최종 스코어는 8:7로 기아의 승리였지만, 안타 수는 18:9로 한화가 두 배나 더 많았다. 최영필을 선발로 내세우고도 승리하기는 했어도 공격력에서는 한화만 못했다는 말이다. 6회초 4점을 뽑은 한화가 1사 1-2루에서 병살로 주저앉지만 않았어도 경기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 결정적인 장면의 주인공은 16억 연봉의 김태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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