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살 연상 아내와 조선닷컴 블로그

두 살 위 아내는 억척스러운 여자다. 여행지에서 어디 한 군데 머무르는 법이 없다. 하나라도 더 들러야 하고 한군데라도 더 돌아봐야 한다. 어렵게 시간 내서 마련한 기회이니 그만큼 본전을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여행지에서만큼은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던 책 제목처럼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은 강행군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평소보다 더 빡쎈 날들이 이어진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기 위해 떠나온 휴가라고 할 수 없다. 재충전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방전을 일으키는 시간이다.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독일로 9박 10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독일어를 공부 중인 큰 아이에게 독일에 대해 경험을 시켜주고 독일어를 써볼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사정이 있어 내가 직접 여행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아내에게 맡겼더니 패키지여행보다 더 빡빡하게 일정을 만들어 놓았다. 독일에서는 힘들었지만 그나마 아내가 욕심을 부렸기에 웬만한 독일의 유명 여행지는 다 가볼 수 있었다며 자위해 본다. 물론 자유여행의 장점이 느긋하게 즐기는 데 있다면 그런 장점을 하나도 누리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운 일이기는 하다.

그런 아내지만 기억은 오래가지 않는다.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순전히 내 몫이다. 아내보다 기억력이 좋다거나 특별히 영특하기 때문이 아니다. 두 살이나 젊어서도 아니다. 아내는 여행의 기억을 간직하기만 할 뿐이고 나는 그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기 때문이다. 기억은 짧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아내의 기억은 짧은 반면 내 기록은 생명력이 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행에 대한 기억은 흐려져 가는 데 비해서 그때 남긴 기록은 언제든지 다시 꺼내볼 수 있다. 기록이란 정말 위대하다.

2013080501

그래도 가끔은 블로그가 지겹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랑이란 게 지겨울 때도 있지’라던 ‘옛사랑’의 노랫말처럼 말이다. 그 많은 사진 중에서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골라야 하고 꾸미고 다듬어야 한다. 이야기도 추가해야 하고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인터넷에 올려야 한다. 나 좋다고 하는 일이지만 뭐하러 이 짓을 하고 있는지 가끔은 되물어 볼 때도 있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명예가 되는 일도 아니다.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내가 좋아서 할 뿐이다. 이 짓을 당장 멈춘다 해도 그만이다.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하지만 나는 멈출 수가 없다. 언젠가 잊힐 기억이 억울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다. 오늘 조금 힘들어도 내일이면 잘했다며 흐뭇해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처럼 오늘 정리하지 않으면 내일은 잊혀질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살아온 날, 내가 지나온 길이 그렇게 허무하게 잊힌다면 억울하지 않은가. 아무리 하찮은 개인의 기록이라 할지라도 그 개인에게는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일기장으로 대신할 수도 있는 일이다. 아니면 개인 컴퓨터에 정리해도 된다. 그럼에도 블로그를 이용하는 것은 나만의 특별한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정보가 되기를 바라는 이유에서다. 세상의 그 누구도 세상의 모든 곳을 다 돌아볼 수는 없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부분은 직접 경험보다는 간접 경험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내가 가본 곳, 내가 경험한 일, 내가 느낀 감정들은 모두 가치 있는 간접 경험의 대상이다. 내가 다른 이의 경험에서 얻은 만큼 다른 누군가도 내 경험에서 배우게 될 것을 믿는다.

조선닷컴 블로그에서 활동한 지 어언 10여 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누적방문자 수가 2500만 명을 넘어섰다.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나 티스토리(www.tistory.com) 같은 대형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가 아닌 변방 마이너 블로그의 성적치고는 놀라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블로거로 살아온 지난 10여 년의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에 대한 증거라 믿고 싶다. 조선닷컴 블로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지 모른다. 이런 조선블로그가 사라진다면 무척 슬플 것 같다. 한동안 상실감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절반이 여기에 남아 있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남아 있으리라 기대했었으므로. 내 인생의 이야기들은 아직도 계속되어야 하므로.

조선블로그 바로 가기 blog.chosun.com

네이버가 블로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이유

흔히 네이버(www.naver.com)를 표현할 때 공룡이라는 말과 함께 골리앗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만큼 덩치가 크고 힘도 쎈 존재라는 의미다. 하지만 네이버가 처음부터 그런 소리를 들었던 것은 아니다. 네이버 역시 초창기에는 야후(www.yahoo.com)라는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에 불과했었다. 골리앗을 무너뜨리고 종내에는 패권을 잡는 위대한 다윗이 아니라 자기 주제도 모르고 거인과 맞서겠다고 나선 애송이 다윗 말이다.

네이버는 검색 포탈을 지향했다. 그러나 명색이 검색 포탈임에도 변변한 한글 자료가 많지 않아 외국 사이트들을 뒤져야만 했으니 절망을 느낄 만도 했다. 그대로는 기존의 경쟁자들과 상대하기에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한글 자료 확충에 나섰고 그 결과 네이버만의 독특한 서비스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이름하여 지식인 서비스다. 오늘의 네이버를 만든 일등공신 가운데 하나로 지식인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지식인이 불러온 결과는 대단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나중은 창대하기 그지없었다. 야후나 라이코스(www.lycos.com), 또는 알타비스타(www.altavista.com) 등 외국의 검색 서비스로 자료를 찾던 사람들이 네이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모르거나 난해한 문제가 생기면 ‘지식인에게 물어봐’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지식인은 그렇게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지식인이 시작이었다면 그 뒤를 받쳐준 것은 메일과 블로그-카페였다. 일인자를 따라 하는 전형적인 미투 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 메일은 다음(www.daum.net)이라는 공룡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다음에서 실시한 온라인 우표제라는 희대의 막장 정책에 힘입어 네이버를 대표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네이버 메일의 성공은 네이버의 저력이라기보다는 헛발질로 네이버를 도와준 다음의 공이 더 큰 셈이었다.

blog

네이버에게 블로그와 카페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지식인과 메일이 필요할 때만 가끔씩 들리는 일종의 뜨내기손님을 위한 서비스였다면 블로그와 카페는 수시로 들러서 자리 잡고 앉아 종일토록 노닥거리는 단골손님을 위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길거리에서 호객해야 손님을 불러들일 수 있었다면 이제는 손님 스스로 알아서 찾아오도록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만큼 네이버는 영악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았고, 설령 정확하지는 않더래도 어떻게든 비슷하게라도 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사람들을 최대한 자신들의 단골로 끌어들였다. 네이버의 지식인, 메일, 블로그, 카페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네이버에게 본받아야 할 점은 공룡이나 골리앗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다. 한때 미소년에 불과했던 다윗이 골리앗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유심히 봐야만 한다. 그리고 네이버가 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바로 틈새시장이다.

조선닷컴은 지난 2004년부터 블로그 서비스(blog.chosun.com)를 제공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 보면 네이버와 상대가 되지 않지만 나름대로 알차게 지난 10년을 이어왔다. 네이버와 규모를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로 따진다면 네이버를 상대할 수 있는 서비스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규모보다는 가능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앞에서 말한 틈새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어줄 것이다.

2015040502

조선닷컴 블로거들은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해외 이용자도 적지 않다. 그들이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네이버가 아닌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조선닷컴에서 활동하는 것은 조선닷컴 나름의 매력 때문이다. 늦은 나이에도 글쓰기의 즐거움을 찾았고,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으며, 하루하루 보람있게 사는 법을 깨달았다.

칠순의 노구를 이끌고 나들이에 다녀온 이는 찍은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리는 일을 낙으로 삼는다. 젊은이들도 귀찮다고 미루는 일을 부지런히 해내는 것이다. 나들이 다녀온 것이 즐겁고, 그 내용을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 즐거운 것이다.

비슷한 처지의 사는 이야기들을 통해 위로받기도 한다. 기쁜 일이 있으면 같이 웃어 주고, 슬픈 일이 있으면 같이 울어 주기도 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치 옆집에 사는 이웃인 양 친근한 느낌으로 안부를 묻기도 한다. 멀리 있는 친척도 이웃 사촌만 못하다는 노래 가사가 생각나게 만든다. 그러니 이들을 블로그 사촌이라 할 만하다.

이들에게 조선닷컴 블로그는 사랑방 같은 존재다. 언제라도 찾아가면 반가운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곳 말이다. 그 사랑방에서 오래도록 머물며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언론사에도 블로그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많은 추어탕 집 중에서도 그 집만 찾는 이유가 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추어탕이 맛있기 때문이고 후식으로 자색고구마 주스와 술떡을 얻어먹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치즈호박돈가스 때문이다. 미꾸라지 요리인 추어탕 집을 찾는 이유가 돈가스 때문이라니 다소 황당하게 들리기도 하겠지만, 이 집 돈가스를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구색을 갖추기 위해 존재하는 메뉴가 아니라 제대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이유에서다.

예전에는 추어탕 집이라면 추어탕만 잘 만들면 됐다. 맛있는 추어탕이 경쟁력 그 자체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추어탕도 추어탕이지만 그 외에도 갖춰야 할 것들이 생겼다. 추어탕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브 메뉴도 그중의 하나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 해도 입에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지 않은가. 추어탕을 먹고 싶은 사람도, 추어탕을 먹지 못하는 사람도 함께 찾을 수 있는 추어탕 집이 선택받기에 유리한 건 당연한 일이다.

뜬금없이 추어탕 집 얘기로 서두를 시작한 것은 언론사 블로그가 그처럼 뜬금없는 소리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언론의 사명이 진실을 보도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언론의 역할만 제대로 하면 되지 굳이 블로그까지 필요할까 싶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 인터넷 현실을 고려하면 생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15050502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한국의 인터넷은 네이버로 통하게 되어 있다. 검색 시장 점유율에서도 독보적이지만 메일, 블로그, 카페와 같은 서비스에서도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또 있다. 바로 뉴스의 유통이다. 네이버에서는 100여 개가 넙는 매체의 기사를 한꺼번에 접할 수 있다. 조선일보나 중앙일보와 같은 중앙일간지는 물론이고 방송/통신사, 경제지, 잡지 등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시쳇말로 없는 것만 빼고 다 있으니 네이버에 가면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 현실에서 언론사 닷컴의 입지가 좁아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미 네이버에 주도권을 넘겨준 사태에서 뉴스로만 승부해서는 네이버와 경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고급스럽게 매장을 꾸미고 서비스 수준을 높인다 해도 찾아오는 고객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고객을 끌어들이려면 다른 곳에서 접하지 못한 메뉴를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블로그는 상당히 쓸모있는 메뉴라고 할 수 있다. 정해진 소수가 아니라 다수가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읽을거리가 풍성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 조선닷컴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블로거 중에 전쟁과 무기 전문가 어거스트의 군사세계 블로그(blog.chosun.com/xqon)에는 네이버에서는 접할 수 없는 밀리터리 이야기로 가득하기에 밀덕(‘밀리터리 오덕후’의 줄임말로, 군대나 총기 정보에 대한 광팬 또는 매니아를 뜻한다)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항공기 전문가 김동주 원장의 여행이야기 블로그(blog.chosun.com/drkimdj) 또한 조선닷컴에서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김동주 원장은 해박한 항공기 지식을 바탕으로 항공 사고 발생 즉시 관련 내용을 꼼꼼히 정리해 주기도 한다. 카세트보이의 워크맨 연대기 블로그(blog.chosun.com/jh3164)에는 이젠 추억이 된 소형 카세트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으므로 그 시절을 살았던 남자들에게는 추억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네이버가 블로그에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블로그의 가치를 잘 알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오늘날 한국 인터넷을 호령하는 골리앗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지식인과 카페 못지 않게 블로그도 큰 역할을 해주었다. 네이버가 제휴를 통해서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와 달리 지식인과 카페, 그리고 블로그는 네이버가 스스로 일구어온 주요한 자산이다. 다른 검색엔진의 접근을 막는 것도 그때문이다. 가두리 양식장 같다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절대가치인 것이다.

언론사닷컴의 경쟁력은 당연히 뉴스에 있다. 빠르고 신속하며 정확한 보도가 언론사닷컴 최고의 가치라고 할 것이다. 이는 언론사닷컴의 사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플러스알파가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경쟁력 강화라는 차원에서도 그렇다. 더 많은 뉴스를 생산하겠다고 기자를 무한정 늘릴 수도 없는 일이지 않은가. 예전에는 한 사람이 열 마디를 해야 했다면 이제는 열 사람이 한마디씩만 해도 된다. 백 사람이라면 더 많은 말이 오가게 될 것이다. 블로그는 분명 언론사에도 도움이 되는 서비스다.

블로그가 바꿔 놓은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이제 와서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워낙 생활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므로 인터넷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될 정도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 년 전 혜화전화국에서 일어난 화재로 몇 시간 동안 인터넷에 접속할 수 없게 되었을 때 많은 이들이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뭘 해야 할지 도통 알 수 없는 지경이었다. 회사 업무도 마비되었고 개인의  사생활도 마비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수준과도 다르다. 대체재 역시 인터넷으로 돌아가기는 매한가지였다. 인터넷 뱅킹이 안된다고 은행으로 달려가 봤자 소용없다. 은행 역시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니.

오래전 일도 아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인터넷 없이도 잘 살아왔다. 송금은 은행 창구에서 했고, 영화 표 구매는 극장 입구에서 했다. 주식거래는 증권사 객장에서 했고, 신문은 집으로 배달되어 오거나 버스 또는 지하철 가판대에서 사서 봤다. 멀리 떨어져 사는 가족이나 지인들의 소식은 전화나 편지로 주고받았고, 궁금한 일은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받아 해결했다. 이러한 일들은 유별난 게 아니었다.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이었다.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 당연했던 일들이 이제는 당연하지 않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도 은행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대부분의 일을 인터넷 뱅킹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돈을 보내거나 찾을 때뿐만 아니라 거래내역이나 잔고를 조회하기 위해서도 은행을 찾아야 했으나 이제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 물론 현금이 필요할 때는 은행을 찾아야 하지만 신용카드가 일반화된 요즘에는 현금 뽑을 일도 많지 않다. 특히 입출금 확인을 위해 은행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사람들에게는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당연하게 생각되는 일들이지만 예전에는 어떻게 했을지 상상하기도 어려운 탓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클릭 몇 번으로 주식 거래하던 입장에서는 객장에 죽치고 앉아 시세판을 들여다보며 창구에 주문 넣던 시절을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좋아하는 노래만 파일로 다운받아서 스마트폰으로 듣는 세대들은 테이프나 CD 플레이어로 듣던 시절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들에게서 빵이 없으면 케익을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일이다. 세상은 그만큼 변했고 그만큼 편해졌다.

2015040502

인터넷은 오랫동안 홈페이지로 대표되는 웹(Web 또는 WWW)의 세상이었다. 개인 홈페이지 하나쯤은 있어야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자신의 지식을 나눴다. 정보 공유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홈페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유지 관리가 쉽지 않았다. 어느 정도의 컴퓨터 지식이 필요했고 html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했다. 홈페이지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도 적지 않았다. 포탈에서 무료 홈페이지 계정을 나눠주면서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기는 했으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한 상태였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한 게 블로그다. 블로그 이용자들은 유지 보수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 없이 콘텐츠 생산에만 집중하면 됐다. 초기에는 홈페이지처럼 블로그도 직접 만들어야 했으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자신에게 맞는 블로그를 골라서 쓰면 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한 이글루스(www.egloos.com)를 비롯해서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 티스토리(www.tistory.com)가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조선닷컴에서도 지난 2003년부터 조선닷컴 블로그(blog.chosun.com)를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 운영과 유지 보수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블로그로 대거 이동하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홈페이지 개설을  망설이던 사람들도 블로그에 가세하면서 블로그 스피어는 급격하게 팽창하기 시작했다. 홈페이지가 필수이던 시절처럼 블로그 또한 필수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러한 변화는 세상을 또 한 번 바꿔놓았다. 블로그로 인해 정보의 양이 급증하기 시작했고 웬만한 정보는 모두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예전에는 한 사람이 열 마디 하는 세상이었다면 이제는 열 사람이 한 마디씩 하는 세상이다. 당신이 찾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열에 아홉은 인터넷에서 얻을 수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직접 올려도 된다.

블로그의 최대 강점은 무엇이든 정보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보가 제한적이던 시절에는 정해진 소수가 주도하는 세상이었다면 이제는 누구나 참여하는 세상이 되었다. 형식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억지로 쥐어짤 필요도 없다. 좋으면 좋은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 된다. 정보에 대한 판단은 읽는 이의 몫이다. 지극히 사적인 경험이라 해도 누군가가 찾던 내용이거나 누군가에는 도움이 되는 내용일 수 있다.

세상에 독불장군은 없다.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누군가는 누군가에게 필요가 되기 마련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주어야 한다. 누군가가 남긴 글에서 도움을 받았다면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남기는 게 좋다. 세상은 그렇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이다. 블로그가 그렇게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

블로그는 정말 SNS에 밀려 사망선고를 받았을까?

전 세계적으로 트위터 열풍(www.twitter.com)이 몰아쳤을 때 많은 사람은 블로그의 종말을 예상했었다. 빠르게 의사를 교환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데 도대체 누가 느려터진 블로그를 하겠느냐는 말이었다. 스피드가 생명(?)인 시대에서 블로그는 구시대의 유물로 평가받기도 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KTX가 있는데 좌석이 지정되어 있지도 않고 정거장마다 다 서는 느려터진 비둘기호를 탈 사람이 누가 있느냐는 말로 비유했다면 억지일까?

트위터에 이어 페이스북(www.facebook.com)이 가세하자 블로그는 사실상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섣불리 단언하던 의견도 많았었다. 기존 언론을 위협할 정도로 파괴력을 인정받았던 블로그였으나 이제는 시대의 변화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라고 본 것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s)라는 뉴미디어(?)에 밀려 어느덧 블로그도 올드미디어 취급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블로그는 여전히 건재한 반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로 가득하다. 깊은 생각 없이 내뱉다시피 했던 말 한마디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종내에는 파국을 부르는 이유에서다. SNS가 속도를 장점으로 내세우는 만큼 전달 속도는 그 어떤 매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그 속에 담고 있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누가 어쨌다’더라 하는 일명’ 카더라 통신’이 난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빠른 전달에만 목숨을 걸 뿐 사실인지에 대한 확인은 신경 쓰지 않는다.

2015032999

소설가 공지영 씨는 여수 엑스포에 대해 ‘돌고래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돌고래쇼 티켓을 사지 말아달라’는 한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그대로 퍼뜨린 적이 있다. 수많은 트친(트위터 친구)을 거느린 파워 트리터리안이었기에 공지영 씨 트윗이 몰고 올 파장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여수 엑스포에 돌고래쇼는 없었다. 사실 확인보다 빠른 전달이 불러온 폐단인 셈이었다. 이에 대해 공지영 씨는 “제가 여수엑스포 홍보대사도 아니고 돌고래쇼 하는 거 제가 엑스포에 전화해 보고 확인한 후 리트윗까지 합니까? 제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걸 허위사실 유포라는 제목으로 온 신문에서 기사를 싣는 것이 어이없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가수라는 직업보다 기부천사라는 이미지가 강한 김장훈 씨의 트윗도 구설수에 올랐다. “근 한 달 만에 쉬는 날이라 테이큰3 다운 받았는데 쌩뚱맞게 자막이 아랍어. 이게 뭐야. 슬프고 진지한 장면에 통 집중 안됨”이라는 트윗이 문제가 된 것이다. 김장훈이 내려받은 영화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일명 불법자료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저작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 다른 저작물에 대해서는 불법을 저지른 셈이었다. 더구나 김장훈은 제값 주고 콘텐츠를 구매하자는 굿다운로더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SNS에 대해 유명한 말 중의 하나는 ‘시간 낭비’라는 말이다. 박지성이 뛰었던 영국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이 남긴 말로 “인생에는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차라리 독서를 하기 바란다. 트위터는 시간 낭비다(There are a million things you can do in your life without that. Get yourself down to the library and read a book. Seriously. It is a waste of time).”라고 했다. 물론, SNS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했다기 보다는 트위터로 구설수에 오른 루니에 대해 기자회견 하다 나온 말에 불과(?)하지만 어쨌든 SNS 폐해에 대해서 말할 때 자주 등장하는 대표적인 명언으로 자리 잡았다.

사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서비스들을 잘 활용하는 사람도 많다. 손가락 하나로 전 세계와 만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시대에 가장 적합한 미디어라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생각은 없다. 다만,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이다. 주워담을 수 없는 말이나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배설물 같은 존재여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말만 하고 살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없는 얘기를 돌아다니게 해서는 곤란하다.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말하기 전에 먼저 들어야 하는 것은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필요하다.

그럼 블로그는 어떤가? 광고와 홍보가 블로그로 영역을 넓혀 오면서 진정성이 의심받기도 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포스트 들을 모아서 보여주던 메타블로그 서비스들이 별다른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 채 문을 닫으면서 블로그 스피어 자체가 위축된 면도 없지 않지만, 블로그는 여전히 기존 미디어를 보완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여행을 준비 중이거나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 블로그만큼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도 많지 않다. 비록 속도에서는 SNS에 뒤지는 게 사실이지만 깊이 있고 다양한 정보를 얻기에는 블로그만 한 것도 없다.

가령 유럽여행을 준비 중이라고 하자. 유럽 여행 책을 사고 관련 기사를 찾아보는 게 예전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블로그와 카페에서 정보를 찾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신문 기사보다 더 자세하고 여행 책자보다 더 신선하고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까닭에서다. 기자나 저자가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도움을 받은 이들은 다시 자신의 경험을 블로그에 남김으로써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을 주려고 한다. ‘설마 이런 것까지 있을까?’ 싶은 내용도 찾을 수 있다. 그렇게 블로그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SNS보다 블로그의 생명력이 더 길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조선일보를 식겁하게 만들었던 사건(?) 하나

손자는 말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이는 손자병법 모공편에 나오는 말로 상대를 알고 자신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다. 흔히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반드시 이긴다는 뜻의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으로 알고들 있지만, 원전은 다음과 같다.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敗(지피지기 백전불태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패)’.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으나 나를 알고 적을 모르면 승과 패를 각각 주고받을 것이며 적을 모르는 상황에서 나조차도 모르면 싸움에서 반드시 패배한다는 의미다.

지난 2004년 1월, 조선일보가 발칵 뒤집힐만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영수지 악화를 이유로 조선일보가 구독료를 1만2천 원에서 1만4천 원으로 올린 지 두 달 만에 거센 역풍을 만나게 된 것이다. 조선일보가 구독료를 올릴 때 중앙일보는 물가를 걱정하면서 조선일보와는 반대로 구독료인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비록 자동이체로 제한하기는 했지만 똑같은 1만2천 원에서 조선일보가 2천 원 오른 1만4천 원이 되었지만, 중앙일보는 2천 원 내린 1만 원이 되었으니 가격차이는 무려 4천 원에 달했다. 결코, 적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었다.

조선일보가 받은 충격은 대단했다. 누구도 나서지 못하고 눈치만 보던 신문가격 현실화이었기에 신문시장의 맏형을 자처하며 매 맞는 심정으로 총대를 메었던 것인데 경쟁지가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조선일보를 칠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느껴야 했던 그 배신감은 어느 때보다도 더 했을 것이다. 혹자는 중앙일보에 뒤통수 맞았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가격 인상은 독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경쟁환경을 분석하지 않은 독단적인 행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 속에서 신문이라도 편히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서민들은 늘어난 비용에 한숨을 쉬게 되었고 신문사로서는 구독료 인상이라는 손쉬운 수단으로 수익을 개선하고자 했기에 더욱 그렇다. 더구나 중앙일보가 서민의 걱정을 덜어준다는 의미의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공격적으로 구독료 인하를 선언한 것은 그만큼 구독료 인상이 절실하지 않았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SDC13120

만일 구독료 인상에 반대한다면 신문을 끊거나 다른 신문을 보면 된다. 그렇지않고 1만4천 원을 주고라도 조선일보를 봐야 하는 입장이라면 억지(?)로 매달 2천 원(중앙일보와 비교하면 4천 원)을 더 내야만 했다. 그래야 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가지 부류라 할 수 있다. 하나는 구독 약정 기간이 남아있어서 일정 기간 동안 조선일보를 봐야만 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신문보다 조선일보를 더 선호하는 충성고객들이 그 대상들이다. 과연 누구를 위한 구독료 인상이라 해야 할까?

조선일보는 급변한 경쟁환경을 외면할 수 없었다. 1만 원과 1만4천 원의 가격차이는 쉽게 뛰어넘지 못할 높은 장벽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구독자의 이탈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조선일보로서는 아무리 충성고객의 기반이 탄탄하다 할지라도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을 외면하게 될 경우 장기적으로 어떤 사태가 발생할는지 예측할 수 없기에 더욱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구독료를 인상한 지 두어 달 만에 중앙일보와 같은 조건과 수준으로 다시 구독료를 내려야 했다. 시장의 선도자를 자처하던 조선일보의 체면이 구겨지는 순간이었다. 요즘 표현으로는 굴욕이라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조선일보를 식겁하게 만들었던 이 사건은 ‘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손자의 병법을 떠올리게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위태로울 것이 없으나 적을 오르면서 나조차도 모르면 반드시 패배한다는 말처럼 조선일보가 과연 경쟁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 상태에서 그러한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가 하는 점에서다. 동종이라고는 해도 엄연히 경쟁자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순순히 구독료 인상에 따라오리라는 생각은 다소 안일한 판단이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조선닷컴(www.chosun.com)은 비교적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코리안클릭 기준으로 주간 14위에서 약간의 변동만 있을 뿐이다. 반면, 한때 미디어닷컴 중에서 수위를 달렸던 중앙일보 조인스닷컴(www.joins.com)은 2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예전에 비하면 그다지 위협적인 존재라고 하기도 힘들 정도다. 이러한 결과는 조선닷컴이 각고의 노력으로 얻어낸 결과라기보다는 조인스닷컴의 외도로 얻은 측면이 크다. 미디어닷컴을 거부하고 대형포털을 지향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합작을 통해 조인스MSN(www.joinsmsn.com)을 만들면서 서서히 몰락해 갔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더이상 위협요인이 사라졌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포털을 포기하고 다시 미디어닷컴으로 돌아온 조인스닷컴이 부쩍 순위를 높여오고 있고 동아닷컴(www.donga.com), 매경닷컴(www.mk.co.kr) 등이 꾸준히 조선닷컴 주위를 맴돌고 있는 이유에서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상대는 물론 나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만 한다. 예전처럼 경쟁이 치열하지 않다고 해서 마음을 놓아서는 곤란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냉철하게 따져서 비교 우위에 있는 것은 더 강화하고 열세에 있는 것은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 무엇이든 잃기는 쉬워도 얻기는 어려운 법이기 때문이다.

다음을 몰락시킨 잘못된 의사결정 하나

태초에 이 땅에는 네이버가 있기 전에 다음이 먼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다음은 네이버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그리 오래전 일도 아니다. 10여 년 전 정도에 불과하다. 그 사이 거대 공룡으로 성장한 네이버도 놀랍지만 거의 하루아침에 몰락한 다음도 놀랍기는 매한가지다. 도대체 다음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다음(www.daum.net)은 무료 이메일 서비스 한메일(www.hanmail.net)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세계적인 무료 이메일 서비스인 핫메일(www.hotmail.com)과 거의 비슷한 발음으로 인해 핫메일인지 아니면 한메일인지 두 번씩 되묻곤 했었다. 한메일은 공짜라는 점에서는 다른 무료 이메일 서비스와 다를 바 없었으나 한글 메뉴로 서비스된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있었다.

선점 효과에 힘입어 한메일의 성장세는 거침이 없었다. 한메일 외에도 다른 무료 이메일 서비스가 속속 생겨났지만, 한메일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메일이 워낙 잘 만들어진 서비스라서가 아니다. 가장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어디에서든 이메일을 만들 때 편의상 한메일을 예로 들었다. 학교에서도 그랬고 학원에서도 그랬다. 컴퓨터 잡지나 관련 책자, 심지어 신문 정보통신 코너에서도 한메일을 밀어줬다. 컴퓨터 기초반에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한메일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한국사람치고 한메일 계정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다음은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 카페라는 커뮤니티 서비스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으나 초기에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고민이 생기고야 말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불어나는 비용 때문이었다. 지금처럼 서버 사양이 좋은 것도 아니고 스토리지 비용이 싼 것도 아니었으므로 늘어나는 이용자를 마냥 기쁘게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제휴 모델을 기대할 수 있는 카페와 달리 철저히 개인 지향 서비스인 이메일은 아무런 수익도 바랄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유료화를 추진할 수도 없었다. 핫메일뿐만 아니라 야후, 라이코스 등 해외 유명 서비스들도 무료로 제공하는 마당에 한메일만 유료화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었다. 한메일을 더 이상 이용하지 말라며 사용자들을 내쫓는 것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비용을 대야만 했다. 개인에게서 받을 수 없다면 기업에게서라도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게 온라인우표제였다.

2015031511

온라인우표제가 타깃으로 삼은 대상은 다음 쪽으로 하루 100통 이상 발송하는 기업들이었다. 100통까지는 무료지만 그 이상을 넘어갈 경우 건당 10원씩의 비용이 청구되는 구조였다. 가령 하루에 만 통을 보내는 기업이라면 무료인 100통까지는 과금하지 않지만 100통을 넘어서는 9,900통에 대해서는 과금되는 식이다. 9,900통이면 약 99,000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겠다.
.
다음은 온라인우표제를 과감하게 시행해 나갔다. 개인에게는 여전히 무료로 서비스하므로 회원의 이탈이 없으리라는 확신과 함께 이메일 외에는 별다른 소통 채널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비용을 낼 수밖에 없으리라는 확신도 있었다. 우편발송이나 전화와 같은 수단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실제로 다음으로부터 비용을 청구받은 기업도 생겨났다. 다음은 이제 돈을 긁어모으는 일만 남은 것처럼 보였다.

이처럼 다음이 온라인우표제를 자신만만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적인 특수한 상황에 기인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한메일은 한국인의 대표 이메일서비스로 누구나 하나쯤은 한메일 계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당시 등록되어 있는 회원들의 이메일 주소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회원의 90%가 한메일을 사용하고 있었고 어느 사이트에서는 무려 98%에 달하기도 했다. 다음이 의기양양해서 큰소리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했다.

하지만 다음이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상대가 있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서로의 이익이 맞아야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성사되기 쉽지 않은 법이다. 다음은 기업들을 협력관계가 아니라 자신들의 리소스를 갉아먹는 해충으로 생각했다. 대화를 통해서 보다 합리적인 모델을 찾기보다는 일방적으로 통보할 뿐이었다. 서로 같이 사는 상생이 아니라 다음만 혼자 사는 독생이었다.

기업들로서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온라인우표제에 굴복해서 돈을 내고 메일을 보낼 수도 없고, 온라인우표제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메일을 안 보낼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다. 다음의 일방적인 승리가 예상되던 전선에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은 절대 을로 보였던 기업들이 자구책을 내면서부터였다. 당장에는 타격이 되겠지만, 서서히 한메일의 비중을 줄이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회원으로 가입할 때 한메일을 넣을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였다. 찻잔 속의 폭풍으로 보였던 이러한 조치는 의외로 엉뚱한 효과를 가져왔다. 그동안 한메일만 쓰던 사람들로 하여금 다른 이메일 서비스에도 눈을 돌리게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세컨드를 위한 용도였으나 점차 이용 비중을 높여나갔다. 그러면서 한메일 이용자들은 서서히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음으로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작용이 생긴 것이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부작용이.

다음의 몰락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당시에 빠져나간 회원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다른 이메일 서비스에 정착하고 말았다. 서비스를 런칭한 후 좀처럼 활성화되지 않아 한때 폐지까지 고려했던 네이버 이메일이 이제는 한메일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걸 보면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다. 그러고 보면 오늘의 네이버 메일을 만들어 준 것은 다음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겠다. 다음을 몰락시킨 것은 네이버라는 경쟁자가 아니라 지나치게 자만해서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렸던 자기 자신이었던 셈이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듯이 하루아침에 망하지도 않았다. 서서히 무너져 내렸다. 온라인 우표제가 한국 인터넷의 강자였던 다음을 벼랑으로 밀기는 했어도 바로 추락하지는 않았다. 몇년을 버티기는 했지만 지식인으로 무장한 네이버를 당해낼 수 없었다. 이용자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를 고민한 네이버와 사용자들로부터 무엇을 받아낼까만 고민한 다음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선닷컴이 다음의 몰락을 통해서 배워야할 이유다.

블로그는 정말 쓸데없는 짓인가

두 살 위 아내는 억척스러운 여자다. 여행지에서 어디 한 군데 머무르는 법이 없다. 하나라도 더 들러야 하고 한군데라도 더 돌아봐야 한다. 어렵게 시간 내서 마련한 기회이니 그만큼 본전을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여행지에서만큼은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던 책 제목처럼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은 강행군의 연속이 될 수밖에 없다. 평소보다 더 빡쎈 날들이 이어진다.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쉬기 위해 떠나온 휴가라고 할 수 없다. 재충전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방전을 일으키는 시간이다.

몇 년 전 가족과 함께 독일로 9박 10일 일정으로 여행을 떠났다. 독일어를 공부 중인 큰 아이에게 독일에 대해 경험을 시켜주고 독일어를 써볼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사정이 있어 내가 직접 여행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아내에게 맡겼더니 패키지여행보다 더 빡빡하게 일정을 만들어 놓았다. 독일에서는 힘들었지만 그나마 아내가 욕심을 부렸기에 웬만한 독일의 유명 여행지는 다 가볼 수 있었다며 자위해 본다. 물론 자유여행의 장점이 느긋하게 즐기는 데 있다면 그런 장점을 하나도 누리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운 일이기는 하다.

SAM_6816.jpg

그런 아내지만 기억은 오래가지 않는다. 여행지에서의 기억은 순전히 내 몫이다. 아내보다 기억력이 좋다거나 특별히 영특하기 때문이 아니다. 두 살이나 젊어서도 아니다. 아내는 여행의 기억을 간직하기만 할 뿐이고 나는 그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기 때문이다. 기억은 짧지만, 기록은 영원하다는 말처럼 아내의 기억은 짧은 반면 내 기록은 생명력이 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여행에 대한 기억은 흐려져 가는 데 비해서 그때 남긴 기록은 언제든지 다시 꺼내볼 수 있다. 기록이란 정말 위대하다.

그래도 가끔은 블로그가 지겹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사랑이란 게 지겨울 때도 있지’라던 ‘옛사랑’의 노랫말처럼 말이다. 그 많은 사진 중에서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골라야 하고 꾸미고 다듬어야 한다. 이야기도 추가해야 하고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인터넷에 올려야 한다. 나 좋다고 하는 일이지만 뭐하러 이 짓을 하고 있는지 가끔은 되물어 볼 때도 있다.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명예가 되는 일도 아니다. 누구를 위해서도 아니고 그저 내가 좋아서 할 뿐이다. 이 짓을 당장 멈춘다 해도 그만이다.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다.

SDC10488.jpg

하지만 나는 멈출 수가 없다. 언젠가 잊힐 기억이 억울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다. 오늘 조금 힘들어도 내일이면 잘했다며 흐뭇해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처럼 오늘 정리하지 않으면 내일은 잊혀질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살아온 날, 내가 지나온 길이 그렇게 허무하게 잊힌다면 억울하지 않은가. 아무리 하찮은 개인의 기록이라 할지라도 그 개인에게는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일기장으로 대신할 수도 있는 일이다. 아니면 개인 컴퓨터에 정리해도 된다. 그럼에도 블로그를 이용하는 것은 나만의 특별한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색다른 정보가 되기를 바라는 이유에서다. 세상의 그 누구도 세상의 모든 곳을 다 돌아볼 수는 없다. 돈도 돈이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부분은 직접 경험보다는 간접 경험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내가 가본 곳, 내가 경험한 일, 내가 느낀 감정들은 모두 가치 있는 간접 경험의 대상이다. 내가 다른 이의 경험에서 얻은 만큼 다른 누군가도 내 경험에서 배우게 될 것을 믿는다.

2010101711.jpg

조선닷컴 블로그에서 로빈타임즈(blog.chosun.com/unme)로 활동한 지 어언 10여 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누적방문자 수가 2500만 명을 넘어섰다. 네이버 블로그(blog.naver.com)나 티스토리(www.tistory.com) 같은 대형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가 아닌 변방 마이너 블로그의 성적치고는 놀라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내가 블로거로 살아온 지난 10여 년의 세월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에 대한 증거라 믿고 싶다. 조선닷컴 블로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지 모른다. 이런 조선블로그가 사라진다면 무척 슬플 것 같다. 한동안 상실감에서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 인생의 절반이 여기에 남아 있었으므로. 앞으로도 계속 남아 있으리라 기대했었으므로. 내 인생의 이야기들은 아직도 계속되어야 하므로.

조선블로그 바로 가기 blog.chosun.com

로빈타임즈 바로 가기 blog.chosun.com/unme

네이버 블로그와 조선닷컴 블로그

blog

흔히 네이버(www.naver.com)를 표현할 때 공룡이라는 말과 함께 골리앗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만큼 덩치가 크고 힘도 쎈 존재라는 의미다. 하지만 네이버가 처음부터 그런 소리를 들었던 것은 아니다. 네이버 역시 초창기에는 야후(www.yahoo.com)라는 골리앗에 맞서는 다윗에 불과했었다. 골리앗을 무너뜨리고 종내에는 패권을 잡는 위대한 다윗이 아니라 자기 주제도 모르고 거인과 맞서겠다고 나선 애송이 다윗 말이다.

네이버는 검색 포탈을 지향했다. 그러나 명색이 검색 포탈임에도 변변한 한글 자료가 많지 않아 외국 사이트들을 뒤져야만 했으니 절망을 느낄 만도 했다. 그대로는 기존의 경쟁자들과 상대하기에 힘겨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한글 자료 확충에 나섰고 그 결과 네이버만의 독특한 서비스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이름하여 지식인 서비스다. 오늘의 네이버를 만든 일등공신 가운데 하나로 지식인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지식인이 불러온 결과는 대단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나중은 창대하기 그지없었다. 야후나 라이코스(www.lycos.com), 또는 알타비스타(www.altavista.com) 등 외국의 검색 서비스로 자료를 찾던 사람들이 네이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모르거나 난해한 문제가 생기면 ‘지식인에게 물어봐’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지식인은 그렇게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다.

지식인이 시작이었다면 그 뒤를 받쳐준 것은 메일과 블로그-카페였다. 일인자를 따라 하는 전형적인 미투 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 메일은 다음(www.daum.net)이라는 공룡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다음에서 실시한 온라인 우표제라는 희대의 막장 정책에 힘입어 네이버를 대표하는 서비스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네이버 메일의 성공은 네이버의 저력이라기보다는 헛발질로 네이버를 도와준 다음의 공이 더 큰 셈이었다.

네이버에게 블로그와 카페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지식인과 메일이 필요할 때만 가끔씩 들리는 일종의 뜨내기손님을 위한 서비스였다면 블로그와 카페는 수시로 들러서 자리 잡고 앉아 종일토록 노닥거리는 단골손님을 위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길거리에서 호객해야 손님을 불러들일 수 있었다면 이제는 손님 스스로 알아서 찾아오도록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만큼 네이버는 영악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았고, 설령 정확하지는 않더래도 어떻게든 비슷하게라도 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사람들을 최대한 자신들의 단골로 끌어들였다. 네이버의 지식인, 메일, 블로그, 카페 서비스가 시장을 장악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네이버에게 본받아야 할 점은 공룡이나 골리앗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다. 한때 미소년에 불과했던 다윗이 골리앗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유심히 봐야만 한다. 그리고 네이버가 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 바로 틈새시장이다.

조선닷컴은 지난 2004년부터 블로그 서비스(blog.chosun.com)를 제공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 보면 네이버와 상대가 되지 않지만 나름대로 알차게 지난 10년을 이어왔다. 네이버와 규모를 비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로 따진다면 네이버를 상대할 수 있는 서비스는 어디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규모보다는 가능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앞에서 말한 틈새가 중요한 포인트가 되어줄 것이다.

조선닷컴 블로거들은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해외 이용자도 적지 않다. 그들이 절대 권력을 쥐고 있는 네이버가 아닌 변방이라 할 수 있는 조선닷컴에서 활동하는 것은 조선닷컴 나름의 매력 때문이다. 늦은 나이에도 글쓰기의 즐거움을 찾았고,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었으며, 하루하루 보람있게 사는 법을 깨달았다.

칠순의 노구를 이끌고 나들이에 다녀온 이는 찍은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리는 일을 낙으로 삼는다. 젊은이들도 귀찮다고 미루는 일을 부지런히 해내는 것이다. 나들이 다녀온 것이 즐겁고, 그 내용을 이웃들과 나누는 것이 즐거운 것이다.

비슷한 처지의 사는 이야기들을 통해 위로받기도 한다. 기쁜 일이 있으면 같이 웃어 주고, 슬픈 일이 있으면 같이 울어 주기도 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치 옆집에 사는 이웃인 양 친근한 느낌으로 안부를 묻기도 한다. 멀리 있는 친척도 이웃 사촌만 못하다는 노래 가사가 생각나게 만든다. 그러니 이들을 블로그 사촌이라 할 만하다.

이들에게 조선닷컴 블로그는 사랑방 같은 존재다. 언제라도 찾아가면 반가운 사람들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곳 말이다. 그 사랑방에서 오래도록 머물며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 세상을 보는 새로운 만남 조선닷컴 블로그(blog.chosun.com)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