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한 소리지만 나가사키 하면 짬뽕만 생각나는 사람이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온천 료칸이 있는 우에시노에 갈 때 나가사키행 버스를 타면서도 이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면 나가사키 짬뽕을 먹을 수 있는 건가라는 생각만 했었다. 그러니 나가사키 카스테라가 유명하다는 말이 생소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한국에도 빵집에 가면 쉽게 살 수 있는 카스테라를 굳이 선물이라고 일본에서 사 간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400년 전통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포르투갈에서 시작된 카스테라는 1570년대에 일본에 전래되었고 나가사키 카스테라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후쿠사야(福砂屋)는 1624년에 창업된 집이라고 한다. 15대에 걸쳐 나가사키 카스테라 전통을 이어온 가게로 달걀 깨기부터 구워내기까지 전문가 한 사람이 담당하는 전통 기법을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고도 한다.
비록 나가사키는 가보지도 못하고 중간에서 돌아왔어도 후쿠오카 공항에 있는 후쿠사야(福砂屋) 카스테라를 집어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다른 브랜드의 카스테라도 있었지만,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고 부티나 보인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노란색 포장과 종이백이 선물용으로도 제격이었다. (일본 3대 카스테라 집은 쇼오켄(松翁軒), 후쿠사야(福砂屋), 분메이도(文明堂)라고 한다)
포장에서부터 기품을 느낄 수 있는 후쿠사야(福砂屋) 카스테라는 포장을 벗기면서 또 한 번의 감동을 느끼게 된다. 전통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묘한 감정 때문이다. 그저 카스테라라는 빵을 만든 데서 그치지 않고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의 결정체로 보일 정도였다. 누가 카스테라에서 후쿠사야(福砂屋) 카스테라에 대한 안내와 옛날 모습이 그려진 그림이 나오리라 생각이나 했겠는가.
나가사키 카스테라가 특별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닥에 깔린 설탕 알갱이 때문이다. 카스테라를 먹다 보면 아삭아삭 씹히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설탕 알갱이다. 마치 별사탕을 씹는 기분이다. 다른 카스테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맛과 느낌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카스테라가 설탕 덩어리라고는 하지만 나가사키 카스테라 설탕 알갱이의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초아
2016년 6월 8일 at 4:46 오후
댓글을 달아주셔요.
반가워 댓글을 달았지만…
늘 제가 달은 댓글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잘 올라갈까? 염려하며 다시 달아봅니다.
journeyman
2016년 6월 9일 at 10:57 오전
스팸 방지를 설정했더니 정상적인 댓글이 스팸함에 들어가기도 하더군요.
스팸함에서 꺼내오면 다음부터는 스팸으로 인지하지 않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듯합니다. ^^
데레사
2016년 6월 8일 at 6:05 오후
나가사키 카스테라를 저도 좋아합니다. 일본가면 사 오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좀 달긴 해도 맛 좋거든요.
이틀을 누워만 지냈드니 많이 좋아졌습니다.
염려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journeyman
2016년 6월 9일 at 10:58 오전
저도 이전에는 몰랐었는데 나가사키 카스테라에 관한 글을 준비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이게 바로 블로그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내가 아는 것을 공유하고, 모른 것도 찾아서 공유하고.
몸이 많이 나아지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