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공격자의 타구가 수비자의 손에 걸려 자기 팀의 뛰는 놈과 나는 놈을 모두 척살시켜 버리는 불상사를 말한다. 권투에서는 선수와 심판을 한꺼번에 때려눕히는 경우를 말하며 세상살이에서는 사랑과 우정을 한꺼번에 놓쳐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겹치는 불행 뒤에는 언제나 겹치는 행운이 뒤따른다. 만약 불행을 통해 자기를 반성하고 노력을 배가시킬 수만 있다면 누구든 불행이 그만한 크기의 행운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예비관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 이외수 ‘감성사전’中에서 ‘병살타’편(이외수著, 동숭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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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한국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던 잠실 야구장에서는 특이한 기록이 하나 탄생하였습니다. 양팀이 합쳐서 7개의 병살타를 치면서 이부분 신기록을 작성한 것입니다. 한 경기에서 3개의 병살타가 나오면 그 경기는 이기기 어렵다는 야구계의 속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는 한화 이글스가 3개의 병살타를 그리고 두산 베어스가 4개의 병살타를 쳤습니다. 양팀 모두 이기기 어려운 경기였지만 결과는 하나의 병살타를 더 쳤던 두산베어스가 이겼습니다.
흔히들 위기 뒤에 기회가 온다고 합니다. 위기(危機)라는 한자에는 위험과 기회라는 두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기도 하지요. 현재를 불행이라 여길 것인가 아니면 기회로 전환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몫입니다.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워지듯이 우리 인생도 불행했던 만큼 행운도 따라줄 것입니다. 다만 그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다가온 행운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축복의 결실이 맺어질 것이고 작고 하찮다 무시하는 사람은 아직도 기다리고만 있게 되겠지요.
현재의 불행은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병살타 4개도 이기기 위한 과정이었고 에디슨의 발명도 한번의 성공을 위한 천번의 실패에 불과했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아니라 환경을 바라보는 태도에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병살타를 쳤다고 낙심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인생이 되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장미에 가시가 있다고 투덜대지만 나는 나무 가시에 장미가 달려있음에 감사한다.” (알퐁스 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