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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도대체 고척스카이돔은 무슨 생각으로 만든 것일까?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도대체 고척스카이돔은 무슨 생각으로 만든 것일까?

야구는 축구와 다르다. 경기 시간 내내 집중해서 지켜봐야 하는 축구와 달리 야구는 비교적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축구는 경기장에 들어가면 전반전을 마치고 하프타임이 될 때까지 자리를 뜰 수가 없다. 그 사이에 골이라도 터지면 경기장까지 찾아간 보람이 없는 까닭에서다. 그에 비하면 야구는 수시로 드나들어도 된다. 축구처럼 타이트하지 않고 느슨한 이유도 있다.

이야기의 시작을 야구로 꺼내는 것은 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 대해서 말하기 위함이다. 2009년 2월 첫 삽을 드기 시작해서 6년이 걸려 완성된 고척스카이돔이지만 축하와 칭찬보다는 조롱과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야구의 야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얼렁뚱땅 만들어낸 결과로, 야구장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괴상한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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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많은 문제들 중에서 압권인 것은 좌석 중에서 일부가 31개까지 일렬로 붙어있다는 점이다. 가뜩이나 간격도 좁은데 가운데 앉은 사람은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15개나 지나가야 한다. 기저귀 좌석이라는 조롱이 뒤따랐다. 이에 서울시 이형삼 체육정책과장은 “야구 경기가 클리닝 타임 외에는 많이 이동할 일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헛소리까지 해서 야구팬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런 문제들은 야구를 모르는 사람이 주도했기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동대문 야구장을 대신 할 아마츄어 야구장으로 시작해서 지붕의 반만 덮는 하프돔을 거쳐 완전돔에 이르기까지 그저 돔구장을 만들어 현 서울시장의 치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만 앞섰을 뿐, 그곳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선수들이나 경기를 보러 오는 관중들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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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통찰의 힘(The Power of Insight)’의 저자 김철수는 “누구나 시장의 고객을 봐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획자나 디자이너의 개인적 경험이나 선호도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경우거 비일비재하다”며 허탈해 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제 책상 고객, 그만 만나라. 그리고 시장의 진짜 고객과 소통하는 공감 디자인으로 미래를 통찰하라”고 일갈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기회를 포착하라’는 홍보문구를 앞세운 이 책은 혁신에 대해서 말하지만 거창하지 않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작은 순간을 놓치지 않은 통찰력을 키우라고 한다. 지금은 엘리베이터에 거울이 있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이는 어느 엘리베이터 회사의 아이디에서 비롯되었다. 엘리베이터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음에도 좀처럼 불만이 줄지 않자 발상을 달리 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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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디자인 씽킹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공감 디자인’이라고 하는데 ‘디자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갔다고 해서 디자이너의 역량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 공감의 철학과 방법론을 활용해 기존과 다른 창의적이고 담대한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생각 도구’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새로움을 통찰하는 여섯 가지 생각 도루를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 코드: 사용자의 문화 코드를 전환하라. 둘째, 관찰: 익숙함 속에 숨겨진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라. 셋째, 소통: 원초적 본능과 감성에 교감하라. 넷째, 통찰: 공감 렌즈를 끼고 감춰진 인사이트를 낚아라. 다섯째, 발상: 말랑말랑 아이디어로 상식을 뒤집어라. 여섯째, 콘셉트: 상품을 하나로 꿰뚫어 사용자와 연결하라. 등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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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코드에는 ‘현지인 되어 보기’가 소개되어 있다.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책상에 앉아서 펜대만 굴리지 말고 현지 일반 주택가에 숙소를 마련하라고 하는데 이는 지역문화에 더 깊숙히 파고들기 위해서다.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할 때 자신이 직접 현지인이 되거나 상품의 사용자가 되어 보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스스로 깨달은 통찰만이 탁월하게 빛나는 이유에서다.

이 책에는 통찰을 얻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론과 사례들이 들어 있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려는 사람들이나 기존 제품의 문제점들에 대해서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볼만 하겠다. 내용은 볼만 하지만 인간 중심의 혁신 방법론(HCI, Human Centered Innovation) 전문가라는 저자가 몸담고 있는 조직(SK텔레콤, SK플래닛)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역시 이론과 현장은 다른 건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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