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악한 가격으로 외면받아왔던 네스프레소(Nespresso) 커피 캡슐 가격이 내렸다. 그것도 아주 파격적으로. 그야말로 ‘사장님이 미쳤어요’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격 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해외에서 직구 또는 구매대행으로 구입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었다. 캡슐이 똑 떨어져서 당장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 구매와 국내 구매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어지면서 구매대행료에 해외배송료를 내면서까지 해외구매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해외구매의 경우에는 아무리 짧아도 일주일 이상의 배송 기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니 기다리기 싫을 경우에는 차라리 롯데백화점으로 가서 직접 캡슐을 사오는 게 더 낫기도 하다.
기존에 이용했던 해외구매대행의 경우 제일 싼 캡슐이 600원 정도였다. 그마나 싼 곳이 그랬다. 그에비해 한국에서는 900원 이상의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한 잔만 마실 거면 몰라도 수십 수백잔을 마실 터이니 그 가격 차이는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가격 인하로 리반토 리반토, 카프리치오 카프리치오, 볼루토 볼루토, 코지 코지 등이 570원으로 내렸다. 오히려 가격이 역전된 것이다.
우리집에서 주로 먹는 베리에이션의 경우에는 인하폭이 더 크다. 800원씩 하던 바닐리오, 치오카티노, 카라멜리토의 가격이 690원에 불과(?)하다. 매장으로 직접 찾아가기 귀찮다면 온라인으로 주문해도 가격은 똑같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외주문할 이유가 전혀 없어졌다. 구매대행업체들로서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겠으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연초에 장만했던 캡슐도 떨어졌겠다 매장 구경도 할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8층을 찾았다. 벽면에 가득 쌓여있는 캡슐이 인상적이었다. 매장에서 구매할 경우 좋은 점은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여러 캡슐 중에서 하나를 지정해서 직접 시음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먹어보지 못했던 캡슐이거나 추천받은 캡슐이면 더 좋을 것이다.
집에 있는 캡슐 머신이 이니시아(INISSIA C40)으로 기본형에 해당하므로 우유 거품이 들어가는 카푸치노는 먹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준 카푸치노를 먹어보니 평소에 먹던 것과 같은 캡슐인데도 맛과 그 느낌은 전혀 달랐다. 또한, 다소 진하다는 생각에 물을 더 타서 먹고는 했었는데 매장에서는 그러지 않고도 전혀 진하지 않고 알맞게 느껴졌다는 점도 놀랍다.
지난해 11월 해외배송으로 구매한 웰컴팩은 총 118,000원이 들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면 55.80유로로 원화로 환산하면 77,500원 정도이고 여기에 운송료 3.50과 부가세 7%를 합치면 총 63.18유로가 되니 총 87,751원 정도들지만 간편하게 구매하려고 약간의 돈을 더 들여 구매대행을 신청한 것이었다. 그런 웰컴팩이 롯데백화점에서는 91,000원이다. 물론 큐브까지 포함해서. 세상 참 좋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