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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불량한 힙합 스타일을 벗어던진 안지만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불량한 힙합 스타일을 벗어던진 안지만

모자를 삐딱하게 걸쳐 쓰고 그라운드에 나타나는 사내가 있다. 힙합 전사가 따로 없어 보일 정도다. 입은 굳게 다물고 표정의 변화도 없다.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하겠다는 듯 표정은 굳어있기까지 하다. 마치 싸우러 나가는 자세다. 그 이름은 안지만. 삼성 투수다.

안지만이 모자를 힙합 스타일로 쓰게 된 것은 양준혁 SBS ESPN 해설위원 때문이라고 한다. 양 위원이 삼성에서 선수 생활하고 있을 때 당시 신인이었던 안지만에게 인상이 순하니 모자로 분위기를 바꿔보라며 조언했다고 한다. 상대에게 만만하게 보이지 말라는 의미였고 표정과 분위기로 기선을 제압하라는 뜻이기도 했다.

대선배의 조언이 효험이 있었는지에 대한 분명한 상관관계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안지만은 삼성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2003년 삼성에서 데뷔한 안지만은 16년 동안 평균자책 3.47에 59승 30패 12세이브 172홀드(4월 20일 현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0년 타이틀이 생긴 이래 최다 홀드(37홀드)로 홀드왕까지 차지했다.

삼성안지만

하지만 이제는 그라운드에서 더 이상 힙합 전사 안지만을 볼 수 없게 됐다. 불량(?)한 힙합 스타일을 벗어던지고 평범(?) 하고 유순한 안지만만 남은 이유에서다. 모자는 단정하게 썼고 인상도 순하게 변했다. 싸움을 앞두고 있는 표정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만 묵묵히 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변해도 너무 변했고 낯설어도 너무 낯설다.

안지만의 이런 변화는 지난해 10월 중순 터진 해외 원정 도박 파문 때문이다. 윤성환, 오승환, 임창용과 함께 안지만도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게 되었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되기에 이르렀다. 일본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도 등판하지 않았으며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도 들지 못 했다. 안지만이 윤성환과 함께 1군에 합류한 것은 지난 4월 3일이나 되어서였다.

물의를 빚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마운드에 서게 됐으니 안지만으로서는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해야 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른 것은 모두 접어두고 야구에만 전념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줄 필요도 있었다. 게다가 이제는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16년 차 베테랑이니 어차피 예전처럼 표정과 분위기로 상대를 제압하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예전 이미지를 고집할 이유도 없었다.

20일 기아와의 경기에서 안지만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선발 웹스터에 이어 9회부터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안지만은 2이닝 동안 기아의 8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안타로 요리했다. 그 사이 삼성은 연장 10회 기아 유격수 박찬호의 실책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2:1로 힘겨운 승리를 따내고 9위에서 NC와 함께 공동 6위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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