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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대신 쓸 수 있는 꼭꼬핀

꼭꼬핀3

아마 모르긴 몰라도 질에 소질있는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게다. 나무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콘크리트 벽에 못을 박아야 한다면 마음 든든히 먹고 나서야 한다. 한번에 된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제대로 해낸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다. 괜시리 벽과 벽지만 상하게 할런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사정도 모른채 닥달하는 동거인이 있을 경우에는 남자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

그나마 내집이면 낫겠다. 벽이 상하든 벽지가 상하든 나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방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더구나 새집에 들어가는 경우라면 더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못을 전혀 안박을 수는 없는 일이다. 시계도 걸어야 하고 액자도 걸어야 하고 달력도 걸어야 하니 말이다. 웬만한 남자에게 있어 못질은 애증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여자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다. 특히 혼자사는 여자일 경우에는 특히 그렇겠다. 아는 오빠라도 있으면 와서 못질 좀 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혼자서 해결해야 할텐데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을 것이다. 벽에 붙여 쓰는 행거로 적당히 대체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대부분의 제품들은 쉽게 떨어지기 마련이다. 당장 떨어지지 않더래도 언제 떨어질지 불안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야 한다.

소셜에서 보내온 메일 속에서 벽지에 꽂아 쓰는 다용도 걸이개 ‘꼭꼬핀’이라는 제품을 처음 보았을 때 ‘그래 이 제품이다’ 싶어 탄성을 질렀다. 벽지에 찔러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못을 대신할 수 있겠다 싶었다. 특히 지난 여름 독일에서 찍은 가족사진 액자를 걸어야 할 생각을 하니 이만한 제품도 없겠다 싶었다. 미심쩍은 구석이 없지 않았지만 속는 셈치고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핀처럼 생긴 꼭꼬핀에서 벽지에 들어가는 부분의 길이는 약 3cm 정도다. 또한 핀 하나로 지탱하는 것이 아니라 5개의 핀으로 지탱하므로 그리 약해 보이지도 않는다. 이 핀을 벽지 방향으로 찔러서 콘크리트 벽과 벽지 사이로 집어 넣는 것만으로 설치는 끝난다. 벽지에는 다섯개의 구멍이 생기게 되지만 바늘 정도의 크기이므로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과연 어느 정도 지탱해줄 것인가 하는 점 때문이다. 붙여쓰는 행거의 경우 접착력이 생명이지만 꼭꼬핀은 사실상 벽지가 잡아주는 형식이므로 종이에 불과한 벽지가 그만한 힘이 있을까도 싶다. 판매자 측에서는 2kg까지는 견딜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나치게 무거운 것을 걸기에는 아무래도 미심쩍다. 벽지가 ? 찢어질 것만 같은 의구심을 떨치기는 힘들다.

이사하면서 액자용으로 못을 박아둔 게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가족사진 액자를 주문하면서 보니 못의 위치가 낮아 액자가 인터폰을 가리게 되었다. 이때를 대비해서 꼭꼬핀을 사두지 않았던가. 기존의 못보다 위쪽에 두개의 꼭꼬핀을 꽂고 액자를 걸어 보았다. 수평이 안맞아 한번 더 뺐다 꽂았지만 큰 부담은 없었다. 액자를 걸고 나니 흐뭇한 생각이 들기는 했다. 다만 조금씩 밀리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그나마 인터폰이 잡아주니 버티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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