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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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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사람이 있으면 잃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이런 상황을 놓고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라고 한다.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합쳐져서 ‘0’이 된다는 의미다. 도박이 대표적이다. 누군가가 100원을 땄으면 다른 누군가는 100원을 잃게 되어있다. 모두 다 따는 일은 없다. 도박에서 딴다는 말은 그 자리에 함께 있는 누군가의 돈을 뺏어온다는 말과도 같다.

그럼 경마라면 어떨까? 참가자 모두가 똑같은 말의 우승을 예상하면 모두 승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맞췄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으나 상금에 관점을 맞추면 얘기가 달라진다. 배당금 규모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우승을 맞추지 못한 누군가에게서 뺏지 못한다면 내가 낸 만큼의 돈도 찾아올 수 없게 된다. 잃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많이 잃느냐 적게 잃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우리에겐 여전히 앳된 얼굴로 출연했던 ‘타이타닉(Titanic, 1997)’의 주인공으로만 기억되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또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2013)’는 제목 그대로 월 스트리트에 나타나 늑대처럼 포효했던 한 남자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그는 영화 제목처럼 먹잇감이 나타나면 인정사정 가리지 않고 물어뜯는 늑대였다.

영화는 성공을 향한 남자의 열정으로 시작해서 성공한 남자가 이룬 성취에 대해 심도 깊게 그려나간다. 모두에게 열려있고, 모두에게 동일한 기회를 제공하는 주식 시장이지만 그중에서 성공한 사람이 극히 일부인 이유에 대해서도 말한다. 열정이 있었기에, 그리고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에 조단 벨포트는 성공할 만했고, 실제로 엄청난 돈을 긁어모으면서 성공한 사업가로 우뚝 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쯤에서 성공이란 개념에 대해서도 말할 필요가 있겠다. 성공이란 것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가치관에 따라서 성공에 대한 정의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성공이란 일반적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의미다. 조단 벨포트는 같은 상품(주식)으로 남들보다 10배는 더 벌어들였다. 타고난 재능(?)과 이 늑대 같은 야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흔히 많은 돈을 벌려면 장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정해진 봉급으로는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정직하게 장사해서는 많은 돈을 벌기 힘들다. 끊임없는 탈세와 범죄의 유혹에 시달리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벨포트 역시 범법과 탈법을 일삼으며 부를 축적해 나간다. 평생을 쓰고도 남을 재산을 모았지만 그만둘 수가 없었다. 그는 이미 돈이라는 마약에 쩔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성공하기까지 그리고 성공한 이후의 삶들은 방탕이라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히 문란하다. 마약과 섹스에 찌들다 보니 사무실에서도 마약과 섹스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카메라는 이 모든 과정을 담아 그대로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이 영화가 야하다고 소문난 것도 그래서다. 적당히 표현해도 될 것을 필요 이상으로 농도 짙게 보여주고 있다. 감독의 저의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범죄자(?)가 주인공이다 보니 그의 재산 축적 과정이 미화된 점은 못마땅한 부분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그가 벌어들인 돈이 누군가의 한숨과 눈물의 댓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이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비상장 주식으로 돈을 긁어모을 때도 그는 감언이설로 투자자들을 꼬시는데 대부분이 주식에 대해 잘 모르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혹자는 당한 놈이 바보라고 할지도 모른다. 틀린 말은 아니다. 누가 꼬드겼던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니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 부정확한, 어쩌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꼬드겼다면 이는 사기에 해당한다. 누구에게는 하룻밤 술과 여자로 탕진할 돈에 불과할 수도 있으나 다른 누군가에게는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전 재산일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제대로 사기치고 화끈하게 즐기라고?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2013)
코미디, 범죄, 드라마 | 미국 | 179분 | 2014.01.09 개봉 | 감독 : 마틴 스콜세지
출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조단 벨포트), 조나 힐(도니 아조프), 카일 챈들러(패트릭 덴햄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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