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희 서강대 교수는 초등학교 때 서울 제기동의 한옥에 살았답니다. 다리가 불편해 집에서 책읽기에만 빠져있던 그녀를 어머니가 대문 앞 계단에 끌어앉혔습니다. 작은 방석을 하나 깔아주고요. 아이들이 노는 것을 구경이라도 하라는 뜻이었답니다.
술래잡기, 공기놀이, 고무줄놀이…. 공기외엔 끼어들 수 없었던 그녀에게 친구들은 꼭 무언가 역할을 만들어줬습니다. 고무줄이나 달리기를 하면 심판을 시키거나 신발주머니와 책가방을 맡기는 식으로요. 덕분에 놀이에는 참여하지 못해도 소외감이나 박탈감은 느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는 “내가 소외감을 느낄까봐 친구들이 배려를 해준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어느 날 엿장수 아저씨가 골목길에 들어섰습니다. 집 앞에 앉아 있던 그를 지나가다가 다시 돌아와 깨엿 두개를 내밀더랍니다. 아저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깐 미소를 지어보이며 말했습니다. “괜찮아.”
돈 없이 깨엿을 공짜로 받아도 괜찮다는 것인지, 아니면 목발을 짚고 살아도 괜찮다는 것인지….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그날 마음을 정했다는 것이다. 이 세상은 그런대로 살 만한 곳이라고. 좋은 사람들이 있고, 선의와 사랑이 있고, ‘괜찮아’라는 말처럼 용서와 너그러움이 있는 곳이라고 믿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괜찮아, 괜찮아” – 김기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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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에 서툰 사람들은 뭔가 대단한 도움을 주어야 배려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값비싼 물건이나, 큰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안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배려의 참뜻을 모르는 것이다. 배려란 화려한 이벤트가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좀 더 마음을 써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평상시 집안 일에 전혀 무관심하던 남편이 기념일만 챙겨준다고 배려심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매일매일 사소한 것에 신경을 써 준다. 사소하지만 항상 챙겨주려는 변함없는 관심이 커다란 마음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 ‘배려의 기술’ 中에서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듯이 ‘배려’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다리가 불편했던 딸을 계단으로 이끌었던 장영희 교수의 어머니도, 그 골목에서 함께 뛰어놀지는 못하지만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었던 어린시절 동무들도, 아무 말없이 미소만 지어보이며 깨엿을 내밀었던 엿장수도 비록 거창하지는 않았지만 작은 행동으로도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세상이 어둡다고 저주하지 말고 당신의 작은 촛불을 켜라” – 마더 테레사
‘배려의 기술’이라는 책 표지에는 ‘가장 세련된 삶의 시작’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하면 끝없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한없이 쉬운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배려입니다. 작은 행동 하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로 상대에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지요. 거창한 배려도 좋겠지만 일상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고 조금 더 신경 써 주는 일만으로도 배려를 실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도 배려하는 마음으로 ‘세련된 삶’을 살아가지 않으시렵니까?
“도와달라는 말을 듣고 도와주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도움을 청하기 전에 미리 알아서 도와주는 것은 더욱 좋은 일이다” – 칼릴지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