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전어의 계절이다. 딱히 생선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인천 소래포구까지 갔으니 일단은 생선구이를 먹어야겠다 싶어 소래시장 끝의 식당골목을 어슬렁거렸다. 생선구이라는 게 양념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불에 굽는 게 전부니 달라 봐야 얼마나 다를까 싶어 아무 데나 들어가려고 했으나 문제가 없지 않았다. 생선백반의 경우 1인분은 곤란하다는 표정 때문이었다.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입고 들어선 곳이 초입의 식당이었다. 혼자라니까 난색을 표하던 시장 안쪽 식당과는 달리 당연한 걸 뭘 물어보느냐는 듯 흔쾌히 된다고 한다. 이곳의 이름은 대우횟집 혹은 포구식당이다. 이 집의 이름을 달리 기억하는 이유는 카드 전표에 찍힌 이름은 ‘포구식당’인데 비해서 밖에 나와서 확인한 간판은 ‘소래포구 대우횟집’이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1만원짜리 생선백반을 주문했다. 비록 혼자 나선 길이지만 반주로 먹을 막걸리까지 시켰다. 백반 생선으로는 3마리가 나오는데 꽁치와 전어 그리고 열빙어다. 꽁치는 몰라도 전어는 한 마리로 부족하다는 느낌이지만 혼자니 맛보기로라도 먹어봤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할 판이다. 밑반찬으로는 오징어젓갈과 무말랭이, 절인 깻잎, 새우무침, 콩자반, 김치 등 부족하지 않게 나왔다.
혼자 온 손님에게는 생선구이를 접시에 내주는 데 반해 2인분 이상은 불판에 구워 먹을 수 있게 해준다. 아무래도 기분학상으로는 구워 먹는 생선이 더 맛있어 보이는 건 사실이다. 생선백반이 1만원인데 비해서 생선구이는 제일 작은 소자가 2만원이다. 만일 백반이 생선구이 소자를 먹겠다고 했다면 첫 집에서도 그렇게 손님을 박대하지는 않았으리라 싶다. 실제로 혼자서 백반을 먹다 보니 차라리 생선구이 소자를 먹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모듬 튀김도 주문했다. 모듬 튀김의 가격은 1만원이지만 다른 메뉴를 주문한 손님이므로 반도 받아 준다. 생선백반은 잘 먹었지만 모듬 튀김은 기대에 못 미쳤다. 새우튀김 세 개와 오징어 튀김 조금과 야채튀김 조금이 전부다. 모듬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빈약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방금 튀겨서 바삭한 식감은 좋았다. 백반에 막걸리에 모듬 튀김까지 먹었더니 저녁까지 속이 든든했다. 하긴 혼자서 무려 18,000원 어치를 먹었으니…
데레사
2016년 10월 11일 at 11:32 오전
그렇게 싸게 느껴지지는 않네요.
요샌 어딜 가든지 일인분은 사절 하는곳이
많더라구요.
혼밥 혼술의 단어가 무색하죠.
그런 의미에서는 중국집이 편하긴 해요.
전어구이가 막고 싶어집니다.
manager
2016년 10월 11일 at 4:18 오후
유명세에 비해서 소래포구에 대해 만족하는 분들은 그리 많지 않더군요.
가격도 그렇고 음식도 그렇고.
초아
2016년 10월 11일 at 11:31 오후
혼밥이 유행어로 떠돌정도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도 많은데,
어찌해서 일인분은 사절인가요?
하긴 2인분을 팔아야 수입이 더 들어서일까요?
좀 아쉽네요.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전어 맛은 어떠셨어요.
인천 소래포구의 전어는 맛보지 못해서리..^^
journeyman
2016년 10월 12일 at 10:01 오전
2인분을 주장하는 이유는 상차림 때문으로 보입니다.
2인상이나 1인상이나 기본 상차림은 같으니 손해라는 생각이겠죠.
어디든 좀 된다는 집은 배짱 장사하는 곳이 많은 듯합니다.
전어는 한 마리로 맛을 평가하기가 좀 애매하더군요. ㅎ
초아
2016년 10월 12일 at 9:30 오후
덕분에 포토엽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저니맨님 감사합니다.
journeyman
2016년 10월 13일 at 9:35 오전
기쁜 마음으로 받아주시니 저도 덩달아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