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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남해로 떠난 1박2일 결혼기념일 여행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남해로 떠난 1박2일 결혼기념일 여행

남해

멀다. 멀어도 너무 멀다. 해남 땅끝마을과 완도를 다녀오기는 했어도 여름휴가 기간이었기에 가능했다지만 1박 2일이라는 짧은 여정으로 남해와 통영을 다녀온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다가다 길거리에서 시간을 다 보낼 것만 같다. 그래서 보다 여유로운 여행을 위해 밤에 출발하기로 했다. 때마침 남해 독일마을에서 열리는 맥주축제와 기간이 겹치기까지 했다. 결혼 18주년을 맞아 떠난 결혼기념일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1. 1박2일이 머물렀던 삼천포 대교공원

새벽 1시에 출발해서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삼천포 대교공원이다. 휴게소에 들러 1시간 정도 쉬었기에 삼천포 대교에 이르렀을 때는 이미 해가 뜨고 있었다. 삼천포는 전 국민이 아는 지명일 것이다. ‘잘 나가다가 삼천포로 빠진다’고 하는 말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기에. 부산을 출발하여 진주로 가는 기차가 계양역에 닿게 되면 진주행과 삼천포행으로 객차가 분리되는데 이때 객차를 잘못 타면 삼천포로 가게 된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한다.

삼천포 대교공원은 KBS2 ‘1박2일’에서 시민들과 함께 게임을 벌인 장소이기도 하다. 또한, 주차장 한켠으로 거북선이 전시되어 있기에 올라가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도 있고 도로 쪽으로 놓여 있는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볼 수도 있다. 공원이라고는 하지만 거의 휴게소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으로 남해에 들어서기 전 들르게 되는, 사실상 남해 여행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말로만 듣던 아라클럽

남해에서 죽방렴을 찾아가는 길에 스치듯 발견한 펜션이 있었다. 조선닷컴 블로그에서 활동하는 소리울님이 운영하신다는 아라클럽이었다.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아름다운 건물로 몸도 마음도 여유를 찾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곳이었다. 말로만 듣다가 직접 와서 보게 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선다. 언제 또 남해에 오게 될는지 기약할 수는 없지만, 다음에는 아라클럽에 묵어볼까 싶다.

3. 친환경 고기잡이 남해 죽방렴

죽방렴은 대나무로 만든 어구로 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조수 간만의 차가 큰 해역에 V자 모양으로 대나무를 세워놓고 밀물 때 고기들을 불러들였다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가둬놓는다. 이렇게 잡은 물고기들은 그물 같은 어망을 사용해서 잡았을 때보다 상처가 적어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삼천포 대교로 가는 길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남해 창선대교 아래 지족리 죽방렴이 유명하다.

4. 남해의 별미 멸치쌈밥

죽방렴으로 잡는 대표 어종이 멸치이기 때문인지 남해에서는 멸치요리가 유명하다. 그중에서 아침 식사로 창선대교 남단에 있는 나들길이라는 식당에서 멸치쌈밥을 먹기로 했다. 도대체 어떻게 나오길래 멸치로 쌈밥을 먹을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그냥 붕어찜과 다를 바 없는 듯해서 약간은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어른 손가락 굵기로 살이 토실토실한 멸치가 생선 맛을 낸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는 했다. 가격은 1인분에 1만원이고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

5. 독일맥주에 취한 독일마을 맥주축제

때마침 남해 독일마을에서는 맥주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옥토퍼페스트라고 할 수 있었다. 독일에 갔을 때 맛있게 먹었던 프랜치스카너 맥주를 맛보고 싶었지만 없었고 그 대신 독일 바이에른주의 전통 생맥주라는 ‘마이셀’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소시지 2개 + 식빵 두 조각 + 오이피클로 이루어진 소시지 세트가 8천원이고 맥주는 500cc 1잔에 5천원이었다.

6. 지중해풍 고품격 리조트 통영 ES클럽

지중해풍으로 지어졌다는 통영 ES클럽이 이번 여행의 안식처다. 15년 전 청풍에 있는 ES클럽을 잠깐 들렀던 적이 있는데 그때 받은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이번 여행이 더욱 기대되기도 했었다. 통영 ES클럽은 전 객실이 한려수도를 바라볼 수 있도록 바다 전망이고, 특히 풀장에서 바다와 섬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매력적인 곳이다. 여기에 바다로 떨어지는 낙조는 덤이겠다. 주말 저녁에는 이곳에서 라이브쇼도 열린다.

7. 낙조가 일품이라는 달아공원

ES리조트 근처에 있는 달아공원은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섬들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그토록 장관이라던데 이곳을 찾은 것은 다음날 오전이었다. 날이 맑았으면 좋으련만 태풍의 영향으로 잔뜩 흐린 점 또한 아쉬운 일이었다. 입장료는 없으나 주차 공간이 협소하므로 낙조를 감상하려면 다소 부지런히 움직일 필요가 있겠다.

8. 통영을 대표하는 관광지 미륵산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통영에서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하는 곳 중의 하나가 미륵산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다. 국내 최장을 자랑하는 1,975m로 약 10분 정도 걸린다. 시간당 800명을 실어나르므로 비교적 순환이 빠른 편이다. 상부에서 내려 약 20~30여 분을 더 올라가면 해발 461m의 미륵산 정상에 이르게 된다. 이곳에서 동양의 나폴리라고 하는 통영의 앞바다를 마음껏 향유하면 된다. 가격은 왕복 9천원.

9. 멸치회를 덤으로 맛볼 수 있었던 중앙시장 중앙횟집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찾은 곳은 중앙시장에 있는 중앙횟집이었다. 맛이나 가격은 고려하지 않고 그냥 눈에 띄는 대로 찾아간 집이었다. 모듬회 大자 가격이 7만원으로 이곳에서야 비로소 멸치회를 맛볼 수 있었다. 찜으로 나오는 멸치쌈밥 보다는 멸치회가 더 맛나게 느껴졌다. 서비스로 얻어먹었지만 멸치회무침을 따로 파는데 가격은 3만원과 2만원이다.

10. 다소 실망스러운 통영 거북선

중앙시장 앞 광장에는 거북선이 전시되어 있다. 거북선 3대와 판옥선 1대다. 이 중에서 거북선에는 직접 들어가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데 비해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판옥선은 자물쇠로 잠겨있어서 내부를 둘러볼 수 없었다. 거북선이 전란을 승리로 이끈 자랑스러운 전함이기는 하지만 거북선만으로는 콘텐츠가 부실하지 않나 싶다. 판옥선에 갑판에 오를 수 있다면 느낌이 더 배가될 수 있을 듯싶다. 관람료는 2천원.

11. 동화와 현실이 공존하는 동피랑 벽화마을

동피랑은 통영에서 유명한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다. 마을 전체가 캔버스처럼 벽화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송중기와 문채원이 주연을 맡았던 KBS2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차칸남자’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다만 이 드라마를 보지 못했다면 애틋함은 다소 덜할 수 있겠다. 그래도 언덕 위에 있어 전망이 좋고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데다 프랑스 파리의 목마르뜨 언덕을 본따 몽마르다 언덕이라는 이름을 붙인 쉼터에서는 재치까지 느낄 수 있다.

12. 돈 내고 욕먹는 쌍욕라떼의 울라봉

통영에는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명소가 또 하나 있다. 울라봉이라는 커피집이 바로 그곳이다. 겉보기에는 여는 커피집과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이 집의 자랑(?)은 그 안에 숨어있다. 마치 욕쟁이 할머니에게서 욕을 듣는 것처럼 걸쭉한 쌍욕이 쓰여있는 라떼가 그렇다. 생각보다 작은 규모의 찻집이기도 하지만 전국에서 찾아오니 적지 않은 대기시간을 감내해야 한다. 그래도 미성년자와 동행한 경우에는 수위 조절을 해준다고 한다.

13. 호두과자와는 또 다른 통영꿀빵

중앙시장에 가면 한집 건너 하나씩 어떤 경우에는 몇 집씩 이웃해있는 간판이 있다. 통영꿀빵이다. 뱃사람들에게 상하지 않게 빵을 먹게 하기 위해 반죽 안에 팥을 넣고 튀기기 시작한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밀가루 반죽 안에 팥앙금을 넣고 튀겨서 만든 후 숙성과정을 거쳐 꿀시럽을 발라서 완성된다. 여러 유명한 집이 있다고는 하나 사진을 찍어오면 10% 할인해 준다기에 이순신꿀빵으로 선택. 가격은 10개에 1만원.

14. 이상한 나라의 해저터널

통영의 해저터널은 특별하다. 다른 해저터널은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달리므로 여느 터널과 다를 바 없는 데 비해서 이곳의 해저터널을 걸어서 다닐 수 있다. 1927년 5월에 시공하여 1932년 12월까지 5년 동안 만들어졌다는데 처음에는 마차와 차량이 통행할 수 있었지만 1967년 충무교가 완성된 후로는 차량의 통행이 금지되었다고 한다. 걸어서 약 5분이면 건널 수 있는데 밤이면 바다 아래라는 느낌이 덜하므로 낮에 건너보는 게 좋겠다.

15. 오징어무침이 부족한 충무김밥

통영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가운데 하나가 충무깁밥이다. 고기잡이 나가는 남편을 위해 아내가 싸준 김밥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속을 채운 김밥은 잘 쉬어서 못 먹는 일이 많아 밥과 속(반쯤 삭힌 꼴뚜기 무침과 무김치)을 따로 담아준 것이라고 한다. 1인분에 4천원이었는데 생각보다 오징어무침이 적고 어묵무침만 가득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유명하다는 집에서 사 먹을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10월 10일 at 9:43 오후

    아라클럽에 들려보시지 그랬어요.
    아참 가셔도 소리울님 안계셔요.
    교통사고로 입원중이에요.

    하룻밤 자고 오기론 무리한 코스인데
    여기저기 많이 다니셨네요.

    축하 합니다.

    • journeyman

      2016년 10월 11일 at 9:35 오전

      기회가 되면 아라클럽에도 다녀오고 싶어요.
      이번 여행은 통영 ES클럽이 목적지였고 시간대가 너무 일러서 들르지 못했습니다.
      무리해서 다녔더니 1박 2일치고는 알차게 다녀온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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