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조개구이가 목적이 아니었더래도 대천에 와서는 한 번쯤 조개구이의 유혹에 갈등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법하다. 바닷가를 향해 늘어선 식당들 중에 대부분이 조개구이집들인데다가 ‘무한리필’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기 때문이다. 회도 좋지만 이번에는 조개구이를 한번 먹어보자고 하는 충동을 강하게 불러일으키는 문구가 아닐 수 없다.
그중에서 황해라는 조개구이집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서비스 메뉴 때문이었다. 토할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 조개구이 무한리필은 기본이고 추가로 조개칼국수와 삼겹살, 대하구이, 김치전 등을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한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조개구이에 다른 메뉴까지 곁들일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렸던 것이다.
가격은 소, 중, 대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각각 2,3,4인분이었고 가격도 5만원, 6만원, 7만원이었다. 그 근처의 시세가 거의 동일하므로 다른 정보 없이 나섰다면 복불복이 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므로 가급적 한 바퀴 돌아본 후 사람 많은 곳으로 들어가거나 사전에 추천 맛집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나서는 게 좋을듯하다.
처음 내오는 조개 한 바구니(7만원짜리 4인분 기준)에는 키조개 4개와 가리비 몇 개 그리고 굴과 몇 가지의 조개들이 섞여 있다. 어차피 무한리필이므로 처음의 분량은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아닐지도 모르나 추가 주문부터는 키조개와 가리비 구경을 하기도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실한 구성이 아닐 수 없다.
서비스로 주는 메뉴도 그렇다. 손바닥만 한 김치전과 삼겹살 8조각, 대하 3마리, 그리고 맛보기 정도의 칼국수가 전부였다. 삼겹살을 더 줄 수 없느냐고 했더니 그나마도 많이 준 거란다. 조개구이도 먹고 다른 메뉴까지 곁들일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허울에 불과했던 셈이다.
또한, 이 집은 숯불을 쓰지 않고 가스불로 조개를 굽는데 화력이 약해서 잘 익혀지지 않았고 굽는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까지 있었다. 게다가 추가로 가져다주는 조개들은 맛있는 조개들이 아니기 때문에 몇 번 먹다 보면 질리게 마련이다. 그리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 아닐 수 없다. 조개구이집을 선택하기 전에 키조개를 얼마나 추가로 주는지 다른 조개들은 골고루 내주는지 확인하고 들어갈 필요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