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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삶은 과연 축복일까 저주일까, 송포유

“키스해줘. 나한텐 내일이 없을 수도 있잖아”

노년의 생활이 누구에게는 축복일 수도 있지만, 누구에게는 저주일 수도 있다. 인생의 후반전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에게는 축복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마지못해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저주일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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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 중인 메리언은 자유롭게 움직이지는 못해도 노래교실에서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과 노래 부르며 즐거운 삶을 살아간다. 몸은 늙었어도 마음만은 결코 늙지 않은 셈이다. 반면 아서는 매사에 짜증과 불평 거리 뿐이다. 메리언이 노래교실에 다니는 것도 짜증스럽다. 자신이 일일이 챙겨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메리언이 무리하다가 탈이라도 날게 될까 걱정스럽다. 그렇게 되면 그 수발은 온전히 자신의 몫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두려운 것이다. 그런 암울한 현실에서 벗어나는 길은 매주 목요일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카드 놀이하는 것이었다. 아서가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은 일주일에 단 한 번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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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서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은 메리언이 노래교실에서 연습하다 쓰러지면서부터다. 그녀의 검사 결과를 본 의사는 메리언에게 아이스크림과 과자를 많이 먹으라고 했다. 현대의 의술로 도와줄 수 없으니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말이었다. 그제야 아서는 깨닫게 된다. 정작 자신이 두려워했던 것은 자신이 짊어져야 할 메리언의 몸뚱이가 아니라 그녀의 부재라는 사실을. 평생을 함께했던 메리언 없이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아서를 옭아매고 있었던 것이다. 아서는 겉으로 보기에 막말을 일삼는 고약한 노인네였지만 그도 속은 연약한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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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대회에서 메리언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아서는 가슴이 아프다. 저렇게 빛나는 그녀의 인생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그녀를 위해 그동안 자신이 해준 것이 많지 않거니와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사실에 괴롭기도 하다. 그에 대해 메리언은 “빛이 없던 내 삶에 당신이 나타난 순간 난 새로운 세상에 태어난 기분이었어. 나의 튼튼한 버팀목”이라는 말로 위로한다. 무뚝뚝한 사내였어도 메리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남편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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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메리언은 떠나고 아서는 혼자 남았다. 그제야 아서는 깨닫는다. 자신이 메리언에게 얼마나 못난 남편이었고 아들 제임스에게 나쁜 아빠였으며, 자기 자신에게도 고약한 영감이었다는 사실을. 그리고는 더 이상 못난 남편도 아니고, 나쁜 아빠도 아니며, 고약한 영감이 아니기로 마음먹는다. 메리언은 떠났지만 아서는 남아서 이전과는 다른 자신의 인생을 살기로 한다. 저주라고 생각했던 시간이 축복으로 바뀌는 것이었다. 2012년 작 영국 영화 ‘송 포 유'( A Song for You, 2012)는 이처럼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말해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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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소설 은교에서 늙은 시인은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도 나의 잘못으로 얻은 벌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노년의 생활이 저주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는 벌일 수 있지만, 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축복이라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년의 생활을 도와줄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하다. 노년은 가장 먼저 고독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혼자가 아닌 사회가 나서서 도와주어야 할 부분이다. 영화 ‘송 포 유’에서도 메리언과 아서는 또래의 친구들과 노래 부르고 어울리며 노년의 고독을 이겨낼 수 있었다. 인생의 후반전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 함께 걸어야 할 시간이다.

송 포 유(A Song for You, 2012)
코미디, 드라마 | 영국 | 93분 | 2013.04.18 개봉 | 감독 : 폴 앤드류 윌리엄스
출연 : 테렌스 스탬프(아서), 바네사 레드그레이브(메리언), 젬마 아터튼(엘리자베스)

1 Comment

  1. 벤조

    2016년 1월 8일 at 3:19 오후

    져니맨님 뜻과는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영화 제목을 한국말로 쓰면서 왜 ‘쏭포유’ 라고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대를 위한 노래’ 라든가 하면 안 되는가요?
    언뜻, 어느나라 말인가 했습니다. 노인들이 이런 제목을 좋아해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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