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먹는 지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어디에서 먹었는지가 중요할 때도 있다. 맛도 맛이지만 장소에 따라 느낌이나 감정의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터키에 가면 꼭 맛 보아야 할 음식 중에 케밥이 있다. 중국, 프랑스 요리와 함께 세계 3대 요리의 하나로 꼽히는 요리다. 원래 뜻은 ‘꼬챙이에 끼워 불에 구운 고기’이며 드넓은 중앙아시아 땅을 누빌 당시 빠른 시간 내에 쉽고 간편하게 해 먹기 위한 요리로 추정된다고 한다.
터키를 상징하는 대표 음식이니만큼 터키에서는 어디에서든 손쉽게 케밥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카파도키아까지 왔으니 둥굴식당에서 먹어보는 운치를 누려보는 것도 좋겠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여있던 위츠큐 젤레르와 피전밸리, 그리고 캅탄 오스만과 젤베 야외박물관을 지나 도착한 곳이 바로 ‘알티노자(Altinocak) 동굴 식당’이다.
터키에서 못해봐서 아쉬웠던 것 중의 하나가 로즈벨리 아래쪽에서 보았던 ‘동굴호텔(Village Cave Hotel)’에 묵어보는 일이었는데 동굴식당에서의 식사로 어느 정도 아쉬움을 달래 보기로 한다. ‘알티노자(Altinocak) 동굴 식당’의 첫인상은 그리 강렬하지 못하다. 투박하고 못생겼다. 그리고 평지와 맞닿아 있기에 겉에서 보기에는 동굴로 보이지도 않는다.
비밀은 뒤쪽에 있었다. 이 식당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조각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커다란 바위를 쪼개고 쪼개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입구 쪽에서 보면 단순한 건축물로 보이지만 뒤쪽으로 돌아가면 산의 일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지붕 역시 바위산의 일부다. 거대한 바위산을 쪼개서 앞쪽으로 주차장과 입구를 만들었고, 다시 그 안을 뚫어 내부를 만들었다.
실내는 상당히 널찍하다. 규모로 보면 고급 레스토랑이다. 다소 현대식(?)인 입구로 인해 내부도 다른 식당과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래도 내부는 동굴의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었다. 길들이 미로처럼 뚫려있어서 처음에는 다소 당황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화장실처럼 막힌 공간만 아니라면 돌고 돌다 보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으니 안심해도 되겠다.
동굴인 만큼 햇빛은 들지 않고 서늘한 기운도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심하게 눅눅하지도 않다. 실내는 동굴의 모양새를 유지하고 있어서 분위기도 제법 난다. 획일적인 모양새였다면 일반 식당과 다르지 않게 느껴졌을 테고 실망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아서 오히려 더 마음에 들기도 한다. 식탁과 의자마저도 일일이 깎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야말로 친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식사는 항아리에 양고기와 야채를 넣어 요리한 항아리 케밥으로 한국 관광객에게 가장 인기 좋은 메뉴라고 한다. 흙으로 만든 항아리 안에 여러 종류의 야채와 양념한 고기를 넣은 다음, 항아리 통째로 오븐에 넣어서 익혀내는 요리다. 원래는 항아리를 깨는 전통이 있었는데 위생문제로 항아리 깨는 의식(?)은 생략되고 직원이 접시에 케밥을 덜어 나눠준다. 터키에서 정식으로 먹어보기로는 첫 케밥이다.
초아
2017년 3월 16일 at 6:55 오전
여행도 그런것 같아요.
같은 곳을 가도 누구랑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지요.
터키에서 정식으로 드셔본 케밥
분명 맛있었겠지요.^^
journeyman
2017년 3월 16일 at 5:16 오후
맞습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해야 여행도 즐거운 듯합니다.
터키 케밥은 사실 기대만큼 맛있지는 않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