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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떨리던 현관센서등 교체하기

센서등

 

평소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갑자기 사라지면 그제서야 소중한 존재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곤 한다. 현관등도 그중의 하나다. 오다가다 당연히 들어올 줄로만 알고 있던 현관등이 갑자기 켜지지 않게 되면 그제야 현관등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였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별일이야 있겠냐 싶다. 현관에 머무르는 시간이라고 해봤자 1분 내외일 테고 빠르면 몇 초 사이에 나가고 들어와버리니 큰 불편은 없을 듯싶은 생각이 앞선다. 물론 불편보다는 귀차니즘이 의식을 지배해버렸기에 다른 판단을 유보한 이유도 클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불편보다는 답답함이다. 불편은 그래도 참을 수 있겠으나 답답함은 참기 쉽지 않다. 현관문이 닫힌 후 거실의 불을 켜기까지 단 몇 초간의 암전 탓이다. 불편하기도 하지만 답답함 또는 두려움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혼자라면 그래도 참을 수 있다. 가족이 있거나 아이가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꼭 해야 하는 미션이기 때문이다. 전기 다루는 일에 능숙하다면 까짓것 그냥 갈아치워버리면 그만이지만 남자라고 전기를 쉽게 다루는 것도 아니다.

전구만 나갔다면 그래도 다행이다. 전구만 사다가 갈아 끼우면 된다. 문제는 센서가 나갔을 경우다. 현관은 항상 불이 켜져 있을 필요가 없고 사람이 들어올 때나 나갈 때만 잠깐 켜지면 되기에 센서등은 필수다. 편한 만큼 그에 대한 대가가 따를 수밖에 없다.

물론 가장 쉬운 방법이 있기는 하다. 사람을 불러 맡기는 것이다. 역시 돈이 최고다. 그러나 쏟아지는 따가운 눈총을 감수해야 하는 일 역시 쉽지만은 않다. ‘남자가 그것도 못해’라는 말도 그렇고 ‘돈이 썩어나냐’라는 말도 그렇다. 앞에서 소리 내어 말하지는 않아도 그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렇다고 자존심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는 것도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 만에 하나 잘못되면 어떡하라고. 최하 불구가 될 수도 있고 나아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인데 무책임하게 충동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고로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상책이기는 하다.

그런 인격모독을 참아낼 자신이 없다면 별 수 없다.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수밖에 없다. 당연하지만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교체할 현관등이다. 그런 후 두꺼비집(일명 도란스)에서 메인 전원을 내린 후 교체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

최근에는 현관등이 일체형으로 나와서 전구만 교체할 수는 없고 통째로 갈 수 있다. 다른 부분은 어떻게 한다 해도 전선을 센서와 직접 연결하는 부분은 상당히 살 떨리는 작업이다. 한번 더 메인 전원을 내렸는지 확인하고 센서와 전선을 연결하도록 한다. 밝아진 현관만큼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남자로서 해냈다는 뿌듯함은 덤이다.

4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3월 30일 at 6:37 오후

    아파트에 살지 않으세요?
    아파트는 관리실 전기기사가 해주거든요.
    겁을 내면서 쩔쩔 매면서 공사했을 모습을
    상상 해 보면서 웃어ㅈ봅니다.

    • journeyman

      2017년 3월 31일 at 9:43 오전

      10년 전 수원에서 정릉으로 이사오면서 빌라로 옮겼는데 생각보다 손 대야 할 곳이 많네요.
      고장난 세면대 마개도 혼자서 손 보고, 양변기 원리도 깨우쳤습니다. ^^

  2. 김수남

    2017년 3월 30일 at 10:06 오후

    어머,선생님 ! 큰 일 해 내셨네요.축하합니다.평소에 숨은 실력을 하나씩 발휘하시면 사모님께서 엄청 놀라워하시고 기뻐하실거에요.

    저의 남편도 캐나다와서는 멕가이버가 되었어요. 뭘 하나 잘 송봐주고 해결해 줄 때마다 저가
    “당신 대단해요,정말 멕가이버같아요”라고 칭찬을 합니다.한국서는 직장 생활도 바빴고 서비스하시는 분들을 부르면 되었는데 여기는 인건비도 너무 비싸고 불러서 못고쳐도 출장비를 줘야하기에 남편이 도구를 하나씩 사서 직접 하게 되었어요.남성 분들은 기본 실력이 다 내장되어 계신 것 같아요.필요할 때 꺼내 쓰실 수 있는 것을 보면 하나님께서 남자 분들을 정말 대단하게
    훌륭하게 창조하신 것 같습니다.

    같은 경험을 한 저희 집을 생각하니 선생님의 수고에 짝짝짝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 journeyman

      2017년 3월 31일 at 9:40 오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고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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