雲耕 大禪師
遠視似羅漢멀리서 보니 나한과 같고
近視法雲住가까이 보니 법운이 머무는 곳이구나
平生探古經평생 고경을 탐독하시더니
說法如水注설법은 흐르는 물같구나
竹林禪子 金祺錫 作
何處來何處去
智峯 李 大 喜 編譯
梁 雲 耕 스님은 1910년 金泉市 農所面 龍岩洞에서 부친 梁萬柱씨와 모친 曺月鳳.씨 사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셨다.
13세때 通度寺 玉蓮庵에서 金臥雲 和尙을 恩師로 得度하고 李悔門 노스님에게 四集 初等科를 修了하셨다.
21세때 通度寺 佛敎專門講院에서 5년간 吳悔蓮 大講伯에게 中等科 大敎科를 졸업하시고 22세때 寶光殿 禪院에서 祖室스님에게 庭前栢樹子 話頭를 받아서 10년 參究해서 31세에 話頭를 打破하시고 게송하나를 지으시니 다음과 같다.
吹毛利劒예리한칼
生也一柄吹毛劒생(生)이란 한자루 취모검이요.
死也一柄吹鬼劒사(死)란 한자루 귀신불어 날리는 칼이네.
一柄吹毛光赫赫한자루 예리한 칼빛이 번쩍이니
暮山山色接天霞해질녁 산색이 저녁 노을에 닿았구나.
此劒能覺一切衆이 칼 하나가 일체중생을 능히 깨치게 하리니
令得無盡多羅尼무진장의 다라니를 얻게 하리라.
이즈음 한스님이 雲耕스님께 본래 청정하건데 어찌하여 문득 산하대지가 생겨났읍니까?(淸淨本然 云何忽生山河大地?) 하고 물으니 스님께서는 한 손가락을 세워 보이셨다.(竪指而示)
그후 27세때 金泉郡 甑山面 佛靈山 講堂 祖室이 되셔서 5년간 奉職하시고 32세에 修道庵에서 鄭田岡 大禪師에게서 傳法偈를 받으시니 이에 대한 내력은 스님께서 남기신 ‘나의 靑岩寺 講師 時節‘에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臘月 七日(음력 12월 7일) 法華山林 回向式에 修道庵에서 鄭田岡스님이 내려와서 大衆供養에 參詣하시고 발우를 씻고 선반에 얹으려 할 때 어간에 앉아있는住持 李德進 和尙에게 이렇게 물었다.
“高峰禪師禪要에 ‘如此修行하면 驢年에 始得하리라‘하니 如何是 驢年고?”
住持 和尙은 答을 못하고 나를 보고 하는 말이 “講堂 祖室 스님은 이 質問에 대해 대답해 보십시요.”
나는 이 말을 듣고 앞이 캄캄했다. 만일 대답을 못하면 十五圓 月給도 못받고 쫓겨날 판이오 어떻게 해서라도 正答을 해야 되겠기로 一念을 모아 골똘하게 생각하던중 문득 번갯불 같은 한 생각에 豁然大悟하고 田岡스님을 向해서 “스님은 이것을 알고 묻습니까?” 하니 스님은 웃으면서 하는 말이 “내가 어찌 알고 묻겠읍니까? 몰라서 물었지요.” 나는 勇氣百倍해서 큰소리를 외쳤다.”
그것은 三尺童子라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十二干支에 다른 짐승은 다 있어도 당나귀라는 짐승은 없지요 그렇게 공부해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나의 이 말이 떨어지자 本寺大衆 七十名 白蓮庵에서 건너온 女僧 三十名 百名大衆이 넋을 잃고 죽은듯이 고요했다. 이 말을 듣고 田岡스님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童眞 出家 後로 禪院에서 修行만하고 敎를 보지 못한 관계로 그 語句에 疑心을 가졌는데 오늘 잘 알았고 感謝하게 생각합니다.”
그 후에 또 큰절에 와서 나를 보고 하는 말이 四諦法理를 가장 알기쉽게 가르쳐달라고 하기로 내가 배운대로 친절하게 해설해 주었더니 “다른 사람에게 듣기보다는 雲耕說法이 가장 재미있다.”고 稱謝했다.
그 後에도 金泉郡守와 甑山面長의 招請으로 住持 李德進 和尙과 田岡스님과 나 三人이 자주 當局의 招請을 받아 心田 開發 講演을 다녔으므로 自然 親熟해져서 弄談도 하고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다. 그 後에 田岡스님이 나를 修道庵으로 꼭 한 번 오라 하기로 萬事除하고 올라갔더니 스님은 반가이 맞이하면서 夕飯을 같이 했다. 그날밤 靜夜寒燈에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았다.
田岡스님은 나를 보고 하는 말이 “ 驢年之事는 且置하고 如何是 一問오? (무엇이 첫째 의문(불법의 대의)이오?)”
余 竪指而示(내가 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田岡스님은 고개를 세 번 끄덕이며 傳法偈를 주시니
誰說雪山千萬事 누가 설산의 천만사를 이야기 하는가?
海天明月本無事바다와 하늘이 본래 아무일이 없거니
若人問我西來意누가 내게 달마가 온 까닭을 묻는다면
月和流水過橋來 달이 흐르는 물과 함께 다리를 지나오네.
그 후 隨緣放曠타가 한때 李靑潭 큰스님, 金大越 큰스님과 더불어 佛敎 淨化運動의 先頭에 서시기도 했다.
雲耕스님께서 萬魚寺에 주석해 계실때 먼길 다녀 오시느라 해가 저물어 삼랑진 한 암자에서 묵으시고 이튿날 새벽 연못가 산책 중 맑게 핀 개나리 꽃을 보시고 게송하나를 지으셨으니 그 노래는 다음과 같다.
心 花마 음 꽃
圓角山中生一樹원각산중에 한 나무가 생겨나니
開花天地未分前천지가 생기기 전에 꽃이 피었더라.
非靑非白亦非黑푸르지도 회지도 또한 검지도 아니하니
不在春風不在天봄바람에도 피지 않고 하늘에도 피지 않네.
그후 송도 약수암에 계시던 중 79세 때 즉 1988년 음력 8월 11일 홀연히 마음자리를 보시고 이때의 심경을 다음과 같이 남기셨다.
南方道人 雲耕大法師 見性成佛하시다.
心: 가지고 몰랐구나.
眼前昭昭눈앞이 밝고 밝으며
耳邊歷歷귓가가 역력하네.
不假修得거짓으로 닦아 얻을 수 없나니
了了明明밝기도 밝아라.
本自淸淨본래부터 청정하니
絲毫不染조금도 물들지 않네.
尋之不得찾아도 얻지 못하고
六門放光육문에 빛이 나는구나.
非有非無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니
當體自絶 당체가 스스로 끊어졌네.
念念自在생각마다 자재하니
應物現形물질에 대응해서 모습을 나타내네.
廻光根塵육근육진을 돌이켜 살피니
本自圓成본래 스스로 원만하네.
生佛不二 삶과 부처가 둘이 아니니
而我卽佛 이 내가 곧 부처네.
頌曰
一步二步百萬步한발 두발 백만 발을 걸어서
始到吾家無事坐마침내 내집에 다달아 일없이 앉았으니
吾家消息君知否이집안 소식 그대가 알지 못해
菩提花發爛滿開지혜의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구나.
三千十四年 戊辰 八月 十一日 於藥水庵
스님께서 80세 되시던 1989년 음력 3월 8일밤 成佛이란 게송하나를 지으시니 다음과 같다.
成佛성불
廻光根塵人육근과 육진을 돌이켜 살피니
不染十八界십팔경계 어느 것도 물들지 않았네.
本自圓成佛본래 스스로 원만하여 부처를 이루니
常放大光明언제나 대광명을 비추네.
雲耕 八十才 己巳 陰 三月 八日夜 於藥水庵
頌曰
이 어인 榮光인고
이런 榮光 또 있던가?
人天 共贊하고
十方 諸佛이 讚嘆하네.
四大色身 內院宮 사대(지수화풍)색신은 내원궁이고
行住坐臥 彌勒佛행주좌와는 미륵불이네
心王本來淸淨마음의 왕(자성)은 본래 청정하니
廻光根塵四相故12처와 사상을 돌이켜 살펴봄으로서
雖處十八界黑巖地獄비록 18경계나 혹암지옥에 처하더라도
衆生之中 本自圓成중생안에 본래 스스로 원만히 이루어져 있어
絲毫不染조금도 물들지 않느니라
是故그러므로
不覺佛法之大綱領불법의 대강령을 깨닫지 못하고
焉能度一切衆生乎어찌 일체 중생을 제도 하겠는고 ?
度生死秘訣생사를 건너는 비결
眼: 生來見諸色모든 물질을 보는 것으로부터 안근이 생기고
死去不見色모든 물질을 보지 아니하면 안근이 사라진다.
耳: 生來聞諸聲모든 소리를 듣는 것으로부터 이근이 생기고
死去不聞聲모든 소리를 듣지아니하면 이근이 사라진다.
鼻: 生來臭諸香모든 향기를 맡는 것으로 부터 비근이 생기고
死去不臭香모든 향기를 맡지 아니하면 비근이 사라진다.
舌: 生來嘗諸味모든 맛을 보는 것으로부터 설근이 생기고
死去不嘗味모든 맛을 보지 아니하면 사라진다.
身: 生來坐不臥 눕지 않고 앉는 것에서 신근이 생기고
死去臥不坐앉지 않고 눕는 것으로 신근이 사라진다.
本是臭骨頭본래 뼈와 머리는 냄새가 나나
佛法有何切불법에 어떤 몸이 있겠는가?
意: 生來有分別분별이 있으므로 의근이 생기고
死去無分別분별이 없어지면 의근이 사라진다.
不光分別網분별 그물로 헤아려 살피지 않는다면
佛法有何切불법에 어찌 몸이 있겠나?
了事頌曰일마치는 게송은 왈
庭前栢樹子뜰앞에 잣나무라
全超法報化온전히 법보화를 넘어서서
杖頭掛白錢주장자끝에 백전을 걸고
無事出山逝일없이 산을 떠나가네.
스님께서는 1997년 음력 1월 25일 午時에 향년 88세 법랍 73세를 일기로 약수암에서 열반하셨으며
열반 수개월 전에 남기신 게송은 다음과 같다.
應物現形물질에 응해서 모습을 나타냄
始入圓通國이제 비로소 원통국에 들었더니
百億化身佛두루 물물이 백억화신의 부처로세
物物始我容물물 띠끌이 나의 얼굴이라
常放大光明항상 큰 광명을 놓음이로다.
八十七才 丙子 八月 十日
藥水庵
言志寸筆짧은 시 한수
未悟心源而浪度 七十年者
마음자리를 깨닫지 못한채 어지러이 살아온 70년은
人生之大夢也
삶이란 하나의 큰 꿈이로구나.
未脫生死之業海而沈淪六趣者 衆生之大苦也
아직 생사의 업해를 벗지 못한채 육도에 빠지는 것은 중생의 큰 고통이다.
余半夜 燈前 几然 端坐而無語
明月之下徘徊空庭而沈思
實因於此事而 哽哽鳴咽者也
나는 한밤중에 등불 아래서 조용히 단좌하여 말이 없고
밝은 달빛 아래 빈 뜰을 배회하며 생각에 잠기는 것은
실제 이것 때문으로 목메어 운다.
嗚呼茫茫 天地之間 知我者 是誰耶?
오호라 넓고 넓은 천지간에 나를 아는 자가 누구인고?
必不無而 何其言之 期晩而 相逢之緣 如此薄耶?
(그 자가) 필히 없지 아니할 것이나 어찌 그 말 올 때가 늦으며
만나는 인연이 이처럼 엷은가?
基來也 必有因 基去也 必有緣
그 오는 것은 필히 인이 있어야 하고 그 가는 것은
필히 연이 있어야 할 것이다.
人皆處於因緣生死之中而未悟我而空掃靑山者
인연 속에 사는 도처의 사람들이 생사 중에서 나를 깨닫지 못하고
헛되이 청산을 쓰는 사람들이여
古往今來 果幾人哉?
옛날에 가서 이제 오니 과연 그 몇 사람인가?
南山几高兮 古人之靑塚
남산이 높기도 하여라 고인의 푸른 무덤이오.
悲風吹來兮 今人之催死
늦가을 바람이 불어 옴이여 이 사람의 죽음을 재촉하는구나.
男兒處世 不能成了悟自性 經國濟民之大事
與草木而同腐者 非我本志也
남아가 세상에 처해서 자성을 깨닫고 경국제민하는 대사를 이루어
마치지 못하고 초목과 같이 썩어 가는 것은 내 본 뜻이 아니다.
雲耕 八十才 己巳 秋 七月 旣望
於東海一隅 松島 藥水庵 一穗靑燈下
동해 한 모퉁이 송도 약수암 한 닢 청등 아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