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갠 뜰에서 아침의 고요함을 맞는 즐거움은 각별하다.

 

비갠 뜰에서

아침의 고요함을 맞는 즐거움은 각별하다.

 

금붕어 밥을 주고

풋고추를 따며

 

방울토마토의 첫 번째 향이

입가를 맴돈다.

  

이제 일곱 번째 백련이

수줍게 물밑에서 자라 오르는 모습이 깜찍하고

 

겨우내 마당에서 졸던 요트 위로는

막 피기 시작한 꽃댕강나무의 낙화들이 빗물에 젖어 아름답다.

  

미처 보지 못한 감자는 마지막 꽃들을 피우고

 

뿌려 놓고 잊었던 여주는 석 달 넘게 땅 속에 숨어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빗물을 타고 싱싱하게

덩굴손을 뻗어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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