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수레바퀴’를 읽고

‘생의 수레바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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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에 책을 받아서 반쯤 읽다가 저녁에 고교 의사회 모임이 있어서 차를 타고 가면서 줄곧 상념처럼 떠오른 생각은 ‘삶과 삶 사이 또는 죽음과 죽음 사이’였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소감을 쓰려고 구상을 하면서 ‘과연 어디까지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남겨 두고 써야 할까?’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마침 출석률이 저조해서 10년 후배인 성형외과 전문의와 모 대학의 내분비 내과 교수로 있는 후배 그리고 고교 동기이고 정형외과를 개원 하고 있는 친구 넷이서 모임을 갖게 되었다. 한 참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읽고 있던 책에 대해서 말을 꺼내면서 죽음의 문제와 윤회에 대하여 각자의 견해를 물었다. 둘은 육신의 사망 이후에 영혼은 어떤 형태로든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사람들이 예수를 직접 만난다고 하는 것은 허황되다고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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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인 Elizabeth Kűbler-Ross는 의학과 시절, 정신과학에서 ‘환자의 죽음에 대한 단계적 적응과정’에서 잠시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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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1994년 10월 6일 버지니아의 하이랜드 카운티의 120 헥타르의 농장에서 일어난 화재에서 시작되고 있는데 나 또한 의학과 1학년 봄에 학교의 도서관에 밤늦게 공부하다가 잠시 눈을 붙이러 집에 내려간 사이에 책상에 쌓아둔 10여권의 책과 노트를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로 잃어버린 경험이 있어서인지 저자의 상실과 좌절의 아픔이 너무나도 절절하게 와 닿았다. 세 쌍둥이 중에 900 그램이라는 저체중아로 태어난 저자는 항상 남보다 열배 이상의 노력을 하여서 생존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그로인하여 어린 시절부터 독립심 강하고 신념이 뚜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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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초등학교 시절 일요일마다 성서를 가르치는 목사가 ‘공포와 죄의식을 강조하는 가르침’을 믿고 싶지 않다고 달려들 정도로 자기주장이 강했지만 자연으로 부터는 무한한 안식과 신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1942년 의무교육과정을 마칠 때쯤 부친의 회사에서 비서겸 경리로 일하라는 명령에 반발하여 집을 떠나 제네바에서 가정부일을 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취리히 주립병원 피부과 연구실에서 견습생으로 시작해서 1951년 취리히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7년간의 과정을 마치고 컨트리 닥터가 된 후 의대시절의 매니라는 미국인 동급생과 결혼하여 미국으로 이주하게 된다. 1962년 뉴욕에서 콜로라도대학교 정신과로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죽음의 문제에 대하여 연구와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정신생리학 연구소장인 시드니 마골린 교수의 강의를 대신 맡게 된 저자는 강의의 주제를 다음과 같이 정하게 된다. “나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죽음이란 주제에 접근해보려고 생각했다. 내 논제는 간단했다. 의사들이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 하고, 죽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죽음을 다루기가 훨씬 편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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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 어느 가을날 시카고 신학대학의 네 명의 신학생의 요청으로 시작된 죽어가는 환자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1967년 상반기부터 매주 금요일 ‘죽음과 죽어감’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 시작했다.

“면담이 끝날 즈음에는 환자의 표정에 평온함이 보였다. 희망을 버리고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던 대부분의 환자가 새롭게 주어진 교사의 역할에서 커다란 기쁨을 찾았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 목적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하고, 마지막까지 훌??다. 그들은 계속 성장하는 과정에 있었다. 그것은 세미나 장을 가득 매운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배운 가르침은 “뒤돌아보고 삶을 헛되이 보냈다고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가세요. 정직하고 충만하게 삶을 살아 가세요.”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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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까지 라-라비다 소아병원에서 근무하던 저자는 자선진료의 문제로 사표를 내고 마흔여섯의 나이에 ‘삶과 죽음, 그리고 이행’이라는 주제의 워크숍을 시작하였고 1970년대 전반까지 동료와 약 2만 명의 환자와 인터뷰를 해서 임사체험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수집한 후 ‘죽음의 체험에는 전혀 고통이 수반되지 않으며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것도 모든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체험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또한 연구의 결과 ‘죽음의 새로운 정의는 육체의 죽음을 초월한 영역까지 발을 들여놓아야 하며 육체 이외의 영혼, 단순한 존재와 생존을 뛰어넘는 무엇, 사후에도 연속하는 무엇을 고려해야 한다.’고 결론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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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저자는 채널링과 유체이탈의 경험을 하게되며 Life after life의 저자인 무디의 소개로 버지니아의 하이랜드 카운티에 힐링 워터스 농장을 세웠으나 에이즈에 감염된 아이들을 입양하겠다는 계획이 주민들에게 알려지면서 결국 화재가 발생하였고 오랜 강행군으로 지친 저자는 1995년 5월 14일 아침 뇌출혈로 쓰러져 병상에서 이 책을 쓰고 2004년 8월 24일 영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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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물음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얼마나 봉사를 해왔는가? 돕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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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인용하려고 표시한 곳이 40여 페이지를 넘어서 일일이 기술을 하지 못해서 유감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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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소감 한마디를 더 보탠다면,

우리들의 삶은 비록 지구를 포함한 우주에서 재료를 빌어서 육신을 만들어 쓰기는 하지만 영원에서 영원까지 삶은 계속되며 육신의 죽음은 결코 생의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지식이 아니라 체험으로 내면화되어야할 궁극의 깨달음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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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09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