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이 없으면 색이 존재할 수 없다.
안-색-안식은 서로 따른다.
그러므로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다.
유무가 다르지 않고 단지 관념의 문제이며
유무의 분별은 환상에 불과하다.
안식이 없으면 색이 존재할 수 없다.
안-색-안식은 서로 따른다.
그러므로 내가 없으면 우주도 없다.
유무가 다르지 않고 단지 관념의 문제이며
유무의 분별은 환상에 불과하다.
존재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나다.
내가 모든 유무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유고 또한 무다.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행복이다.
-이 시형 박사님의 ‘뇌력혁명’을 읽고
부지런히 그러나 무리하지 않고 살아온 일 년의 끝은 아름답다.
이 시형 박사님의 글은 언제나 편안하고 즐겁다. 특히 약리학을 공부하고 있고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약물’들에 대하여 강의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는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한 도서를 추천할 수 있게 되어서 또한 기쁘다.
이 책은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건강을 해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스트레스의 원인과 스트레스가 뇌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뇌와 삶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과 실생활에 적용해서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뇌 휴식법’에 대하여 친절하고 논리적인 필체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 30페이지에 ‘뇌 피로가 만병의 근원이라면 믿겠는가?’의 한 구절이다.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바로 아래 위치한 호르몬 중추인 뇌하수체를 자극해서 여러 가지 활동성 호르몬을 분비, 촉진시킨다. 대표적인 게 부신 피질의 방어 호르몬, 코르티솔이다. 코르티솔이 적절히 분비되면 스트레스를 잘 처리해서 뇌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코르티솔 분비가 장기화되면 이게 양날의 칼이 되어 이후부터는 신체 여러 기관에 손상을 입힌다는 것이다.
교감신경의 흥분 상태가 계속되면 과립구가 증가하는데 이렇게 되면 자기 조직을 파괴해서 위궤양을 일으키고, 동시에 혈당치를 올려 당뇨병을 부른다. 그리고 인슐린을 분비시켜 당분을 지방산으로 전환, 내장지방에 비축한다. 이게 비만의 기전이다. 특히 여성들은 호르몬 대사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처럼 대사 호르몬 균형이 깨지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생리불순 등이 뒤따라온다.”
우리 주변에서 책임감과 막중한 업무량에 짓눌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많은 분들에게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실제로 얼마 전, 가족 중에도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적극적으로 직장을 그만 두게 하고 다른 곳으로 이직하여서 지금은 입가에 웃음이 머물고 아침이면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만큼 현대인의 일상 업무는 너무 무리한 스케줄과 막중한 부담으로 삶의 즐거움이 훼손되고 있으며 끊임없는 외부의 자극과 소음 등으로 건강이 손상되고 있다.
본서 54쪽 ‘즐거운 인생에 뇌피로란 없다’의 한 구절이다.
“즐거움의 원천은 변연계란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인간인 만큼 원시적 쾌락만 따라서 살 수는 없다. 상황에 따라 적당한 절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메마른 지성에의 편향은 뇌를 혹사시킨다. 지나친 이성적 원칙만을 고집하면 뇌가 견뎌내질 못한다.”
습관적으로 서두르고 경쟁적이었던 우리들, 이제는 가끔씩 여유를 가지고 삶을 관조하고 음미할 줄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본서 84쪽 ‘오감에의 쾌적한 자극이 불러 오는 힘’에서
“5감의 불쾌한 자극은 뇌피로의 주범이다. 그래서 뇌피로의 회복을 위해 5감에 쾌적한 자극을 주는 것보다 효과적인 방법도 없다.
편도체가 발하는 감정 표출은 여섯 가지, 즉 놀람, 공포, 분노, 혐오, 슬픔, 즐거움이다. 이 중 즐거움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부정적인 감정이다. 이런 감정이 형성되기까지의 경로를 살펴보면 우선 대뇌 피질을 통해 들어온 5감 정보는 해마와 편도체로 보내진다. 해마에선 그 전의 기억과 대조하여 기억 정보를 편도체에 보낸다. 편도체는 대뇌로부터 받은 감각 정보와 해마의 기억 정보를 통합하여 특정 감정을 표출한다. 이 감정은 시상하부와 뇌간으로 보내져 울고 웃는 등의 감정행동을 일으킨다.
그리고 시상하부로 전달된 이런 감정은 앞서 설명했다시피 본능, 자율신경, 내분비의 3대 뇌피로증후군을 초래한다.”
정말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고 소화된 신경해부와 신경생리의 요약이다.
그리고 이 구절을 읽고 있으면, 반야심경의 무안이비설신의(無眼耳鼻舌身意) 무색성향미촉법(無色聲香味觸法)이 그대로 떠올라 심상에 겹쳐진다.
이 책 47 쪽의 ‘뇌피로 경계 경고’에서 10개 항목 중, 나에게 해당되는 내용은 하나도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나의 하루 일과는 대개 4시 전후로 일어나면 집에서 가까운 연구실에 올라와서
책을 보거나 업무를 처리하고 7시경에 내려가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9시에 다시 연구실로 와서 실험을 하고 12시경에 집에 내려가서 식사를 하고 20분 정도 자고 다시 학교로 와서 저녁 5시까지 근무하고 퇴근하면 뒷산에 가서 간단한 운동과 1시간 정도 숲속을 산책한다.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고 온돌방에 일찍 잠자리에 든다.
나도 책상에서는 백열등을 사용하고 책상 앞에는 책 세 권을 펼 수 있을 정도의 긴 독서대를 사용한다.
책상과 연구실은 깔끔하게 정리된 것을 좋아하며 집의 거실과 뜰 그리고 연구실에는 사철, 나무와 꽃들이 자란다.
나는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주변을 되돌아보아서 생기 있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많은 지혜들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행복이다.
그렇다면 마음이란 무엇인가?
바로 앉아있는 그 자리다.
감사합니다.
2013년 12월 11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