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박꽃과 호박과 꽃댕강나무의 꽃들이 가득한
7월의 아침입니다.
풋풋한 습기의 아침이 상쾌합니다.
모두 즐거운 계절이 되시기를 빕니다.
유난히 박꽃과 호박과 꽃댕강나무의 꽃들이 가득한
7월의 아침입니다.
풋풋한 습기의 아침이 상쾌합니다.
모두 즐거운 계절이 되시기를 빕니다.
늘어난 재물을 스스로 즐겁게 줄이거나 버릴 수 있겠는가?
바로 그 강박적이고 맹목적인 외곬의 욕망이
재산이 늘어나는 만큼 건강과 명을 해치게 된다.
그러므로 능력에 비해 너무 일찍 부를 형성하는 것은
본성을 지키는 데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환상으로부터의 자유와 해질녘의 넉넉함
존 C. 로빈슨 선생님의 ‘남자답게 나이 드는 법’을 읽고
그리스 이오니아 해(Ionio pelagos)의 조그만 섬 이타카(Ithaki)를 지나 파트라스(Patra)에 입항해서 코린트와 아테네를 거쳐 에기나(Egina) 섬까지 그리고 소아시아의 페르가몬(Pergamon)에서 사모스(Samos) 섬을 거쳐 미코노스(Mikonos), 낙소스(Naxos), 산토리니(Thira) 섬까지 여행을 해본 적이 있다.
이번에 읽게 된 ‘남자답게 나이 드는 법’의 신화적인 배경이 되고 있는 오디세이아를 읽으면서 다시 15년 전 그리스의 에게 해를 여행할 때 사용하던 지도를 책상 앞에 펼쳐 놓았다.
그곳에는 짧은 휴가 일정과 무리한 여행 계획으로 악전고투하던 번민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것은 마치 시골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부모님의 슬하를 떠나 도회지로 진학을 하고 현실에 적응하려고 고뇌하던 시절의 철없던 소년이 ‘나 여기 있다.’고 손짓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올해로 고향은 떠난 지 꼭 사십년이 흘렀다. 그동안 고교와 해양전문학교를 졸업하고 해기사가 되어서 5년 간 외항선 기관사로 해상근무를 하다가 대양의 항해와 미지의 항구에 대한 입항의 흥분과 설렘이 시들해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고교 시절 부실했던 공부를 제대로 다시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2년간 준비를 해서 의대에 진학했고 졸업을 할 무렵 모교의 권유로 약리학교실의 조교가 되고 그로부터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장황하게 사설이 길어진 이유는 한편으로는 부정을 하면서도 이제 어느덧 이순(耳順)을 바라볼 날이 멀지 않았다는 자각이 들고 지금의 이 책이 시사하고 있는 많은 지적과 지혜들을 돌아볼 나이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 가지 점들이 특히 내 마음에 와 닿는다. 하나는 자신의 내부에 억압되어 있던 여성성을 받아들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제 전사로서의 삶을 내려놓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라는 충고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아내와 가족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사랑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칼 융은 오디세우스의 고향을 찾아가는 여정을 “개성화”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자기 자신에게 씌워진 거짓된 겉모습을 벗겨내고, 진정한 자아를 되찾기 위한 힘든 여정을 의미한다. …개성화란 한 인간이 명확하면서도 유일무이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뜻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책의 끝 무렵, ‘영혼을 달래는 시간’에 나오는 구절이다.
“인생은 마흔에서 시작된다. 그때야말로 사랑과 생활이 품위 있는 예술이 된다.”‘인생은 마흔부터’라는 글에 나온 말이다. 물론 품위 있고 예술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붙는다. 그것은 ‘존경’이다. 프랑스의 위대한 작가 빅토를 위고는 “주름살과 함께 품위가 갖추어지면 존경받을 수 있다. 행복한 노년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여명이 비친다.”라고 했다. 존경받는 노년, 행복한 노년에는 젊음이 안겨 주는 격정의 행복과는 또 다른 가치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이 같은 노년의 존경과 행복은 평생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귀한 충고이다.
명예와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평생을 힘겹게 노력해야 하지만 그것이 무너지는 시간은 불과 순식간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글을 맺는다.
“사람은 누구나 반드시 나이를 먹는다. 그것을 만족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인생에서의 진정한 완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사실을 너그럽게 받아들이자.”
저자가 살고 있는 미국의 노년이 다소 한국과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저자는 젊은 시절 살풍경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전사로서만 살면서 미처 헤아려주지 못했고 또한 상처를 주었을 지도 모를 아내나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하라고 충고하고 있다.
우리 모두 가족 품에서 진정한 평화와 사랑을 느끼고 내면의 뜰을 아름답고 풍요하게 가꾸어가는 여유와 품격을 갖춘 남자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그리고 오늘부터라도 저녁 시간 집사람과 산책을 시작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6월 22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비록 탐욕이 있더라도 현실을 받아 들여라.
그러면 분수를 넘지는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