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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에 등장하는 식물 이야기

세계사에 등장하는 식물 이야기

Chris Beardshaw 의 ‘세상을 바꾼 식물 이야기 100’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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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마침 잠비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그리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동식물들을 10여일에 걸쳐서 둘러보고 온 직후에 읽게 되어서 더 감동적이고 또한 약리학을 강의하면서 언급하였던 몇몇의 식물들이 등장해서 특히 친근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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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에 철분이 100배 정도 많다고 잘못 발표되는 바람에 텍사스의 시금치 거래가 30퍼센트 증가했다는 이야기와 그 후 연구자의 실수로 소수점이 잘못 찍혔다는 발표 내용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또한 시금치의 oxalic acid가 calcium oxalate를 형성해서 신장과 방광 결석을 초래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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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화학무기가 제라늄 향을 띄는 발포성 가스를 사용했다고 해서 영국 국민들에게 방독면을 나누어 주었는데 책에서는 머스터드 가스가 유기비소 화합물이라고 적고 있으나 실제로 nitrogen mustards는 비소는 함유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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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왕의 무덤에는 수박이 사후에 영양분을 공급할 것이라고 믿어 함께 매장을 했는데 이 수박에는 시트룰린이 많아서 이것이 다시 아르기닌으로 전환되면 NOS의 작용으로 산화질소를 배출하여서 혈관을 이완시키며 마치 비아그라와 같은 작용을 한다는 설명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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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풀의 추출물은 남성형 탈모증을 치료할 수 있는데 이 추출물이 5α-reductase를 억제해서 다이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는 실제로 약리학적으로 밝혀져 있어서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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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고페라에 대한 이야기에서 청바지의 천이 왜 ‘데님’으로 불리어지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는데 그것은 ‘De Nimes’을 줄여서 ‘denim’이라고 불리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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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유기화학을 강의하던 Chaim Weizmann은 1차 대전 중이던 1914년 마로니에 열매를 사용하여 폭약제조에 사용되는 아세톤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바이츠만 공정을 개발하였고 그 결과 영국의 승리에 간접적인 공헌을 하여서 1917년 벨푸어 선언으로 이스라엘 건설의 토대를 마련했고, 1948년 이스라엘 독립을 선언하며 초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되었다. 지금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와이즈만 연구소가 있는데, 작년 이스라엘 대사관 초청으로 이곳을 방문하여서 그의 유품과 업적들을 둘러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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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의 대사 중에 “나에게 만드라고라 음료를 다오… 나의 안토니가 없는 이 엄청난 빈자리를 잠으로 채워야겠다. ”라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이 Mandrake는 mayapple이라고도 하는데 약리학에서는 종양세포에서 topoisomerase II를 억제하는 항암제의 원료로 이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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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모과의 후숙과정에서 나오는 향을 여성들의 속옷에 배도록 서랍에 같이 넣어 두었다고 한다. 과일이 익는데 필요한 에틸렌은 뿌리의 생장점과 꽃, 상처 난 조직, 숙성되고 있는 열매에서 발산되는데 이는 과육 안의 탄수화물을 당분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과일을 사서 냉장고에 며칠 넣어 두면 처음보다 당도가 증가해있는 것을 종종 경험하게 되는데 아마도 이 에틸렌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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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코나 나무의 Quinine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번 아프리카 여행을 앞두고 2주 전부터 ‘매플로퀸’이라는 항말라리아 약을 먹었었으나 남반구가 겨울이어서 인지 모기를 만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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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품질 좋은 에어필터를 만들기 위해 수세미 조직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는데 몇 해 전 수세미 씨앗를 심어서 키우고 열매를 따서 직접 목욕용 수세미를 만들어 본 적이 있다. 그 부드러운 천연의 질감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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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2년 바이에른 숲속에서 지혈을 위해 물이끼를 사용하였고 그 후에 그 물이끼 속에 토양균의 일종인 페니실륨이 풍부하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한다. 이것은 1929년 알렉산더 플레밍의 페니실린의 발견보다 앞서서 발견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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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투탕카멘 왕의 묘지에는 마늘을 함께 묻었고, 피라미드 건설에 동원된 노예들은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빵에 생마늘을 넣어서 먹었다고 한다. 사실 나도 생마늘을 좋아하는 편인데 저녁에 산책을 나가면 모기가 달려들지 않는 이점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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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보면 특유의 halo와 아름다운 노란 색조의 터치를 만나게 되는데 이것이 디기탈리스 중독에 의한 시각 장애에 의한 것이라는 해석은 매우 흥미롭고 또한 강심제 부작용의 약리학적인 특성과도 일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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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시대의 여인들이 독말풀의 꿀이 떨어지는 자리에 자신의 찻잔을 놓아 아트로핀과 스코폴아민의 환각 작용을 탐하기도 했다는 내용을 읽으며 참으로 용감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주 약하게 희석된 스코폴아민이 바로 멀미를 멎게 하기 위하여 귀 뒤에 붙이는 ‘키미테’이다. 이들 성분은 모두 항콜린성 약물로서 작용해서 심하면 환각과 함께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또한 이들 성분은 동공을 산동 시키는데 이탈리아에서는 이것이 여성적인 매력을 더해준다고 여겨져서 눈에 벨라도나 알카로이드를 점적하기도 했는데 문제는 시야가 흐려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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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대왕이 부상자들의 열을 식히고 상처를 치료하는데 알로에 베라를 사용하였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폭포를 거닐면서 알로에의 주황색 꽃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바로 그곳 아프리카의 남부와 중부가 원산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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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년전 카리브 해에서 1년간 해기사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1493년 9월 그곳의 과들루프 섬에서 콜럼버스는 식인 행위에 파인애플을 같이 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 열매 속의 브로멜리안이라는 효소가 지방을 분해하고 육질을 부드럽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난 주말 뷔페에서 만난 파인애플이 꺼림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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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세비에리아가 100제곱미터 면적의 방 공기를 정화하는데 다섯 개의 잎이면 충분하다는 내용이 인상적이다. 상대적으로 맑은 공기에 민감한 나에게 매우 유익한 지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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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 수련이 풍부한 거름뿐 아니라 강렬한 햇빛, 열대의 기온을 필요로 한다는 구절을 읽으면서 뜰의 돌구유에 있는 수련에 생각이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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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박사 세 사람은 예수가 탄생하자 금, 유향, 몰약을 선물로 주었다고 한다. 그 유향을 선물로 가지고 온 동방박사의 이름이 발데살(Balthasar)인데 독일 신부님께서 주신 나의 유아영세명이다. 그 유향은 보스웰리아 나무의 수지라고 한다. 작년에 예루살렘에서 이 유향(incense)과 몰약(myrrh)을 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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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아름답고 유익한 내용이 가득한 책이다.

휴가철에 잘 어울리는 책 같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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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30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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