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나라한 가르침과 지식의 체득
사토 지에의 ‘세계 최고의 MBA는 무엇을 가르치는가?’를 읽고
지난 달, 케이프타운을 여행하는 길에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려고 기다리는 환승장에서 많은 외국인들 사이에 홀로 있던 한국인 학생을 만났다. 밤 1시 반에 탑승을 하기까지 같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한국에서 외국어대를 1학년까지 마치고 케이프타운에 줄루어를 배우러 간다고 했다. 가장 희소한 언어를 배워서 현지사정이 허락한다면 그곳에서 취업을 하고자 한다고 했다.
며칠 뒤 케이프타운의 외곽에 있는 Camps Bay에서 혼자 선탠을 하고 있던 암스테르담에서 온 Rachel이라는 학생을 만났는데 그녀는 암스테르담에서 1학년을 마치고 케이프타운에서 4개월 간 머물면서 tourism(관광 사업)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한국이나 중국에서 일하고 싶은데 취직이 잘 되느냐고 물었다. 세계적인 불황 속에서 젊은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서 매우 적극적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이번에 리뷰를 쓰게 된 사토 지에의 ‘세계 최고의 MBA는 무엇을 가르치는가?’는 의과대학에서 약리학을 가르치고 있으면서 학생들에게 더 좋은 교수법이 있을까? 해서 신청을 하게 되었다. 또한 세포치료제의 특허를 등록해서 벤처기업을 설립해본 적이 있어서 과거의 경험들을 되돌아보면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전 세계 유수의 13개 MBA과정을 거친 학생들의 경험을 토대로 각 학교의 특성과 교육과정들을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는 경영대학원에서 크게 세 가지에 대하여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첫째는 하드스킬이라고 하는 실무로서 회계, 재무, 마켓팅, 오페레이션, 거시경제, 미시경제 같은 전문지식이고, 둘째는 소프트스킬, 즉 사람을 이끌고 가는데 필요한 능력으로서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리더쉽, 커뮤니케이션, 조직행동, 그리고 자기분석 등 리더로서 필요한 인격을 갈고 닦는 강의가 다양하게 개설되어 있고, 셋째는 실습으로서 Lads’, ‘Project’, ‘FIELD’ 등 학교에 따라 강의명은 다르지만, 실제로 신흥경제국에나 기업에 가서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해나가는 것으로서 하드스킬과 소프트스킬의 사용법을 현장에서 익히고 ‘직접 현장에서 몸으로 배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저자는 모든 학습이 그렇겠지만 “비즈니스 스쿨 강의는 직접 경험하면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 참가해서 머리를 굴리면서 내면 깊숙이 흡수해야만 가치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 소개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이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학교 설명회에서 입학담당관이 ‘여러분의 합격을 축하합니다. 하버드대는 여러분이 지금까지 성취해온 일들을 높이 평가해서 입학을 허가했습니다. (…) 다만 그러한 성취를 지금 이 자리에서 전부 버리기 바랍니다.’”라고 조언을 하였다고 한다.
“하버드 수업은 모두 ‘영어토론’으로 진행되고, 성적의 절반은 ‘발표점수’로 매겨진다 . 게다가 평가시스템이 엄격해서, 해마다 졸업을 못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강의 중에는 “학생들이 리더가 ‘윤리적으로 모호한 결단’을 내리도록 몰리는 실제 사례를 소재로 토론을 하게 하며 일례로 신입사원이 상사에게서 ‘거짓데이터를 고객에게 팩스로 보내라’는 지시를 받은 실화를 소재로 토론에 나섰다”고 한다.
또한 한 강의에서는 부정회계로 체포된 부부의 실제 사연이 다루어졌는데 놀라운 것은 실제로 수업에 출연한 부부에게 학생이‘감옥에서 출소한 당신들이 왜 굳이 하버드에 얼굴을 내밀었나요?’라고 묻자 남편이 “제가 저지른 과오를 여러분 같은 인재들이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굳이 이야기를 하러 온 것입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니었어요. 하지만 그런 일이 거듭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정도라면 괜찮겠지’라고 넘길 수 있는 상황은 앞으로 여러분에게도 반드시 옵니다. 그러나 절대 ‘괜찮치’않습니다. 그때 저희를 떠올리시기 바랍니다.”라는 답변은 매우 적나라한 가르침이었다.
이글을 쓴 졸업생은 “하버드 MBA는 편한 인생으로 가는 티켓이 아니다”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되는데, 항상 자기가 가진 자원을 넘어선 지점에 계속 도전하는 자세야말로 비즈니스 스쿨에서 가르치려고 하는 정신이란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펜실베이니아 와튼 스쿨에서는 ‘스피치 라이팅’에서
“4개월에 걸친 강의는 ‘2분 안에 타인을 소개한다’, ‘3분 안에 결혼식 스피치를 한다’, ‘10분 안에 기조연설을 한다’ 등으로 단계를 높여 가며 상급자 스피치를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고, 교수는 압운을 사용하는 법, 키워드를 되풀이하는 법, 병렬구조 등 영어 스피치 원고를 작성하는데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을 실천적인 방법으로 가르쳐준다.”고 한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켈로그 스쿨 오브 매니지면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변명을 하지 않기 위한 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첫 강의에서 윌코트 교수는, 변명하지 않는 법을 소개했다. 이 수업에서는 대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No/but’(못합니다/왜냐하면 이런 사정이…) 사고방식을 ‘Yes/and’(할 수 있습니다/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것이 필요합니다) 사고방식으로 바꾸어 가는 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사내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변명을 하지 않고, 다른 의견을 묵살하지 않는 자세, 즉 ‘Yes/and’의 자세라고 강조한다.”
MIT의 슬론 스쿨 오브 매니지먼트에서는 ‘U이론 이라는 강의가 있는데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U이론을 간략하게 설명하면,
- 시작하는 지점이 ‘기존 관념에 얽매여 있는 자신’
- 가운데가 ‘편견에서 벗어나, 서서히 떠오르는 새로운 미래를 알아가는 자신’
- 최종 지점이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가는 자신’
- 여기서는 1에서 2로 이행하는 움직임을 ‘다운로딩’, 2의 지점을 ‘실재’presencing , 그리고 2에서 3으로 이행하는 움직임을 ‘실현’이라고 부른다. 고 한다.”
이는 진정한 자기란 어떤 사람인가를 평소와는 다른 관점에서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이 졸업생은 “저의 컴포트 존comfort zone(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을 뛰쳐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지를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미시건 대학의 로즈 비즈니스 스쿨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토론과 싱가포르에서 반얀트리 호텔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호권핑의 “리더란 삶에 대한 깊은 두려움이나 불안을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입니다.‘이 사람을 따라가면 자신이나 가족들이 좀 더 나은 인생을 보낼 수 있다’, ‘회사나 커뮤니티에서 긍지를 갖고 일할 수 있다’는 식으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라는 발언도 매우 시사하는 바가 깊다.
또한 다트머스 대학 터크 스쿨의 리버스 이노베이션 이론, 듀크 대학의 프레젠테이션 강의, 버클리의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 International Business Development’프로그램,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브랜드 매니지먼트’,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에서의 ‘조기에 실패해서 빨리 회복하라’는 가르침, 등은 깊이 있게 살피고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지향하는 것은 젊은이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더 높은 이상과 꿈을 위하여 도전과 모험을 하면서 활기차고 가치 있는 삶을 일구도록 적극적으로 용기를 북돋우고 희망을 구가하도록 일깨우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2014년 8월 24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