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기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기

‘하버드 피드백의 기술’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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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식탁에서 어제 늦게 들어온 딸아이의 행동을 나무라는 소리를 듣고 변명하는 딸아이에 대해서 언성을 높이는 아내를 대할 때, 자칫 한마디 거들다가 주말이 서로 불편해 질 수 있다. 또는 운수행각 중에 만난 학인의 질문에 답하는 선사의 한마디는 평생을 괴롭히는 화두가 되기도 한다. 이 모두가 피드백의 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로 표현하는데 서툴고 또한 남성은 여성에 비해 더 어눌한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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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게 된 Douglas Stone과 Sheila Heen의 ‘하버드 피드백의 기술’은 이러한 자기 표현과 피드백을 하는데 있어서의 어려운 점을 솔직하게 파헤치고 피드백의 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제대로 받아들이는 통찰력을 기르고 자신이 성장하는 발판으로 삼는데 도움이 되는 틀과 도구들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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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특히 끌어당기는 피드백을 강조하는데 성장과 개선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모든 사람들인 내놓은 피드백에서 스스로 교훈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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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을 받을 때는 먼저 인정, 조언, 평가를 구분하고 평가의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그치는 고정형정체성을 피하고 더 나은 개선의 여지를 찾아 노력하는 성장형정체성을 기르라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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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자신이 발표를 하는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고 자신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을 볼 수 없듯이 자신의 사각지대가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지는지를 파악하라고 한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증폭시키는 요소들로서는 감정계산, 영향과 의도간의 격차 등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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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본 모습을 이해하고 사각지대를 파악하려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데, 문제가 되는 순간에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도록 솔직한 거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고 나의 어떤 면이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지를 질문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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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주어진 피드백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세 걸음을 뒤로 물러설 필요가 있는데, 한 걸음을 물러서서 서로가 교차하는 지점을 살펴보고, 두 걸음을 물러서서 역할 충돌에 대하여 살펴보아야 하며, 세 걸음을 물러서서 전체의 큰 그림을 그려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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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피드백에 있어서의 ‘받아들임과 선 굿기’라는 장에서는 피드백을 거절하는 요령으로서 분명한 선을 긋고 우아하고 솔직하게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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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피드백의 결과 지신의 내부에서 나타나는 이의, 또는 거부반응에 대하여 세 가지로 구분하여 기술하고 있는데 첫째, ‘진실자극’으로서 피드백이 잘못되거나 부당하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이다. 둘째, 관계자극이 생길 수 있는데 피드백에 대한 인식은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누구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셋째가 정체성 자극인데, 정체성이란 우리 자신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로서 누군가 비난의 성격이 짙은 피드백을 내놓으면 자신의 정체성에 관하여 상처를 입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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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드백을 주고받는 관계, 관점, 장소, 상황 등은 너무도 다양하고 복잡해서 한두 가지의 원칙으로 모든 조언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과 상황 그리고 주제와 문제점들에 대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흡수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침대 옆이나 서가에 꽂아두고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찾아 읽으면서 시간을 두고 체득해 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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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2014년 10월 27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

어설픈 학위로 푸념은 그만, 흙 속에서 철들까?

어설픈 학위로 푸념은 그만, 흙 속에서 철들까?

우석훈 선생님의 ‘불황 10년’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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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77학번이다. 십여 년 전 고교 동문 출신 의사회에서 386 세대 이야기가 나와서 담론을 벌이던 중, 정형외과를 개원하고 있던 친구가 우리들은 386 세대가 아니고 우리 몇 년 아래 아이들부터 386 세대라고 고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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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전문학교를 다니면서 처음 미국에 발을 디딘 것은 1979년이다. 저녁에 십여 리 길을 걸어서 부두로 돌아오면서 자동차를 몰며 젊음을 구가하는 내 또래의 학생들이 부러웠다. 왜, 누구는 태어나면서 자기 차가 있고 누구는 단지 그러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그것이 불과 35년 전의 한국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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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 선생님의 ‘불황 10년’ 을 읽으면서 어쩔 수 없이 생각은 그 옛날을 맴돌게 된다. 외항선 기관사였고 상선사관이었지만 우리들은 당연하게 기름에 쩐, 다 헤져 가는 작업복을 입고 고막이 찢어질 듯한 소음과 작업화 안에 땀이 흘러내려서 고이는 열기 속에서 하부 갑판의 발판을 열고 기관실 바닥의 구석구석을 돌며 수 십 미터씩 달려가고 있는 연료 윤활유 청수 해수 파이프라인을 찾느라고 온몸이 기름 범벅이 되도록 오수와 슬러지 속을 누비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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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그래도 1960년대 일자리가 없어서 대학을 졸업한 분들이 서독의 탄광 막장에서 일하는 것이나 그 이후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열사의 나라에서 일하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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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1장은 “집 살까요? 말까요?”로 시작된다. 2008년 쯤, 지금은 마흔이 된 한 선생이 그 당시 2억을 빌려서 아파트 2채를 분양받았다. 그 이후 결국은 이자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모두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참으로 철도 없을뿐더러 무모하기까지 하다. 이장의 전체 내용은 매우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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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하나 빠진 것이 있는데 아파트의 건축비와 대지에 대한 원가 산정이 되어 있지 않다. 2008년쯤 다른 후배가 정형외과 병원을 신축했을 때 평당 건축비가 220만원이었다. 최근 파주에 평당 분양 가격이 2,000만원이라고 책에 기술되어 있는데 그럼 물가 인상률을 감안하더라도 그 많은 거품과 차액은 누구의 손에 들어갔을까? 이에 대한 분석이 빠져 있다. 나는 정치권과 건설회사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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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9시에서 5시까지 근무하고 토, 일요일 다 놀면서 하고 싶은 것 다 해서는 돈을 벌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아파트에 살면서 돈을 절약할 수는 없다. 일례로 단독주택인 경우 태양열과 태양광 발전으로 전력을 거의 자급자족할 수 있다. 현재 가구당 소비 전력이 월 평균 350 kWh 이상 사용하는 경우 정부에서 무상으로 태양광 설비를 해주고 있다. 그리고 이웃과의 불필요한 경쟁과 비교로 쓸데없는 낭비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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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불황은 갑자기 온 것이 아니다. 김영삼 정권 말기 ‘국민소득 2만 불’이라는 허구를 지키기 위해서 환율 방어를 하면서 외화보유고를 소진 시킨 것과 기아차, 한보사태로 6조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한 것을 빌미로 시작해서 터진 IMF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무리한 구조조정의 종용과 대우를 해체하는 등, 헐값에 알짜 기업들을 외국에 팔아 그때 천문학적인 국부가 국외로 유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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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외항선 기관사를 그만 두고 다시 서울 노량진 대성학원에서 공부할 무렵, 하루 종일 최루탄 때문에 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1987년 의예과에 입학을 했을 때는 1학년 2학기 때부터 몇 년간 수업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칠 무렵이면 무슨 명분을 내세워서 시험을 거부하고 또 수업거부를 해서 학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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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으로 허송세월하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워서 밤에 학교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면 책상에 쌓아둔 전문서적을 불태우는 야비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어떻게 같은 학교 동문의 책을 학생이 불태울 수 있는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해괴망측한 논리였다. 그렇게 설쳐대던 주사파를 비롯한 운동권 학생들은 20여년이 흐른 지금 모두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저자도 에필로그에 ‘정치가 실패한 나라’라고 적고 있는데 바로 그 실패한 정치를 만든 장본인이 우리들이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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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불황시대에 우아하게 사는법’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는데 저자의 주장대로 어떻게든 30% 정도의 저축률을 유지해야 한다. 한 가지 방법은 한 달에 100만원이 소요되는 차를 없애고 그 돈을 저축해야 한다. 1984년 외항선에서 내릴 때 월급이 120만원이었다. 그렇게 5년을 근무하고 그 돈을 모두 집에 보내주었으나 막상 내가 결혼할 때는 현금이 없어서 친구에게 200만원씩 400만원을 빌려서 결혼했고 부조금으로 갚아주고, 돈이 없어서 신혼여행은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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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여 엄살 부리지 말라. 지금의 가장 큰 비극은 젊은이들이 제대로 굶주림과 가난을 겪어 보지 못했고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일하지 않은데 있다. 비정규직, 임시직, 협력직원 다 맞는 말이다 그러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모두 안이하게 돈 벌려고 하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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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불황의 시대에 내 일은 어떻게 될까?’에 나오는 글이다.

“복잡한 이야기를 다 덜어내면 남는 메시지는 ‘어렵고 월급이 적은 일은 하지 않으려는 청년들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이다. 이 긴 메시지를 ‘미스 매치’라는 한마디에 담았다. 게으른 청년들, 까다롭고 일 못하는 청년들, 너희에게 우리가 돈을 더 쓸 필요를 못 느끼겠다, 이 모든 메시지가 ‘미스매치’라는 단어 한마디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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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의 초두에 ‘회사는 항상 나가라고만 한다’고 하는데 왜, 회사에서 좀 더 있어달라고 붙잡는 사원이 되지 못하는가? 어떻게 생산성을 늘이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내게 떨어질 피자 조각이 크기만을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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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불황 10년, ‘나쁜 교육’이 치료되는 시기’의 글들은 특히 마음에 와 닿는 내용들이 많았다. 조기 유학을 했던 젊은이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해서 기업에서 홀대를 받는다는 글이 있었는데 몇 년 전 외국 연수를 1년 다녀온 모 교수의 딸이 고교생이 되어서 영어를 아주 잘하게 되었는데 국어를 못해서 한 달에 100만원씩 주고 과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마찬가지로 몇 해 전 일본 가고시마에 학회가 있어서 참석을 했는데 도우미로 온 일본 여성이 구사하는 한국어가 아이들 응석부리는 듯한 언어를 사용해서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영어조기교육, 선행학습 폐단이 많다. 진심으로 충고하건데 그 돈 아끼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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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점수 800점을 넘어가야 의예과를 수료할 수 있다는데 약리학 원서 읽고 발표하라고 하면 입이 떨어지지 않는 학생이 다수 있고 의학과 3학년 학생이 방금 발표한 것을 한마디로 요약해보라고 하니 ‘가르쳐 주는 학원이 없어서 못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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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학기말이면 학생 성적사정 때문에 연구실로 전화를 하는 엄마들이 있는데 이 또한 매우 심각한 문제다. 아이들이 엄마 치마폭에 싸여 자라서 유약하고 패기가 없다. 더 이상 허우대만 멀쩡한 베이비를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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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을 이기고 부자가 되는 방법, 다른 것 없다. 같은 영화 40번 볼 시간 있으면 전공서적 더 읽고 더 시장조사하고 공부하고 일하라. 시간을 아껴 쓰고 부지런히 손발을 움직여라. 진심으로 말하건대 변명하고 핑계대지 말라. 그런 것은 흙 속에 들어가서 해도 충분하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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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11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