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글 보관함: 동경대교수가가르쳐주는독학공부법

혼자 행하는 공부법의 유효성과 의의

20150430_084528_1d81ee321fc80ac45a15932f01db68e1혼자 행하는 공부법의 유효성과 의의

‘동경대 교수가 가르쳐 주는 독학 공부법’을 읽고

 

 

20150430_083958_2c624116959b588d8549255af3d61dd7

 

 

 

1983년 8월 31일 새벽, 멕시코 캘리포니아 반도의 엔세나다(ENSENADA) 호텔에서 하루를 묵고 샌디에이고를 향해서 드라이브를 하던 중 라디오에서 ‘어제 새벽 캄차카 근해에서 KAL 007기가 소련 미사일에 맞고 격추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윽고 샌디에이고에서 13인승 프로펠러 소형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려 일본 나리타 행 비행기에 탑승하여서 일본에서는 예전 시간 보다 3시간 연착한 KAL기를 타고 귀국했다.

 

 

20150430_084018_2f81e1824f0b783ed2e09c921fa68ef5

 

 

 

멕시코 태평양 연안을 운항하던 M/V PLUTO호에서 약 10개월을 근무하고 귀가하니 다시 공부를 하려고 매달 80만원씩 송금했던 월급은 모두 부친께서 신용사기를 당해서 모두 날리고 없어진 후였다.

 

 

20150430_084031_15124f09cf35fa6a9b3c327989ad3301

 

 

 

그해 말 다시 카리브에서 운향하던 M/V PACIFIC HUNTER에 근무하기 위하여 출국을 하는 가방에는 ‘적중 340’이라는 학력고사 수험서 10여권이 들어 있었다. 5년간의 외항선 기관사로 근무한 이후 새로운 삶을 계획하고 다시 재수생이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20150430_084056_e9025e0af9886d1d5b57c7630f3de3f9

 

 

 

그것이 내가 독학을 하게 된 계기였고 1984년 성탄절을 며칠 앞두고 미국 루이지애나 Lake Chatrles에서 하선하여 귀국한 후 1년을 꼬박 집에서 공부하고 그 성적으로 서울 대성학원 종합반에 들어가서 지금 내가 재직하고 있는 본교 의예과에 입학할 수 있었다.

 

 

20150430_084111_7d6beca82df288affb02f863e4fed921

 

 

 

1992년, 의학과 4학년이 되어서 졸업을 앞두고 여름 방학이 가까워졌을 때 교수님의 권유로 의사고시를 치르고 졸업을 한 후 약리학교실의 조교로 남게 되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약 20여년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있다.

 

 

20150430_084128_bca2647a330d626b11b0a840260cada9

 

 

 

최근에는, 5년 전부터 의학과 1학년 약리학 강의를 미리 교재와 범위를 정해주면,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해서 발표를 하고 그 내용을 질문과 토론으로 정리하는 수행평가를 실행하고 있다. 이유는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가장 좋은 학습방법은 스스로 공부해서 타인을 가르치는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체험으로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50430_084153_ccac87126cb9a0689b5049479def22a5

 

 

 

이번에 읽게 된 야나가와 노리유끼 교수님의 이 책은 그동안 겪어오면서 느꼈던 많은 점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20150430_084216_5a14b0a6882b49ff7da99fed6d9f28f2

 

 

 

메이지 시대에 유럽에 가서 책 몇 권 들고 와서 번역하면 평생 먹고 산다는 글을 읽으며 불과 20년 전만해도 책을 가진 자가 권력을 가진 자가 되던 시절이 생각나 실소를 금치 못한다.

 

 

20150430_084232_3bbc24ca0a57e8f5fa0c258470715bb9

 

 

 

공부는 가공업이어서 반드시 숙성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리하여 다른 분야와 연관 짓기나 학문을 현실에 적용하는 응용력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한다.

 

 

 

20150430_084254_228500ba5c79bc5c090a83dff1c1dbdf

 

 

 

또한 공부란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는 수단이라는 주장도 경험에 비추어보면 진리에 가깝다.

 

 

 

20150430_084308_8dd4f865044f38a0bba567e308ab6139

 

 

제 5장 ‘자기 안에서 숙성 가공하여 배움의 성과를 도출해 낸다.’는 부분에서 ‘남에게 전해주려 할 때 배움은 보다 깊어진다.’, ‘자신의 말로 쓴다.’, ‘쉽게 쓴다.’, ‘독학 자체가 논문을 쓰기 위한 훌륭한 훈련이 된다.’라는 내용들은 학문을 하는 모든 분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20150430_084323_fb34cbe9554c7a42ce61b43cbb72568f

 

 

 

 

학생들의 논문 지도를 하면서 이해하는 속도와 이해하는 깊이는 다르다는 견해나 논문을 쓸 주제를 스스로 정하라고 가르치는 모습은 아주 공감이 가는 훌륭한 지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20150430_084345_ec2430fbec3b97150765d233dcb337cd

 

 

 

저자도 항상 의문과 의심 또는 반론을 하면서 읽고 배우라고 가르치는데 저자의 주장중에 동의하기 힘든 부분도 다소 있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20150430_084403_aec824f6997c48b3311bb5a835a979ae

 

 

특히 ‘메모하지 말라.’ ‘내용을 요약하지 말라.’ ‘줄을 긋지 말라.’고 하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마도 경제학에서는 전체적인 흐름과 논리적인 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마치 화두 참선을 할 때처럼 오래 동안 이론들을 천작해서 조립하고 숙성시키는 과정이 필요해서 그러한 주장을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의학은 하나의 단어나 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더 이상의 진척을 기대하기 어렵고 암기하고 이해해야할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요약해서 정리하지 않고서는 전체를 개괄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20150430_084444_47f541a7d25ba6eeb5956bc8a58e53b0

 

 

 

또한 원서를 읽다가 보면 색깔별로 색인을 해두지 않으면 이전에 본 것을 다시 찾지도 못할 정도로 너무 분량이 많아서 밑줄이라도 긋지 않고서는 구분하거나 복습하기가 너무 힘든 점이 많다.

 

 

20150430_084512_323d010ec529c4adaad1f26d430d6c61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얄팍한 인스턴트 지식으로 자신들을 속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권하고 싶다. 그리하여 어느 정도 세월이 흐른 후에 독학의 즐거움과 학문의 묘미를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감사합니다.

 

 

 

 

 

 

 

2015년 4월 27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