妙法蓮華經 卷 第一
묘법연화경 권 제일
실상묘법을 연꽃에 비유하시니 안으로는 한마음을 바로 가리키고 밖으로는 여러 경계에 널리 통하느니라. 꽃이 피면서 바로 열매를 맺나니 더러운 곳에 처해서도 맑음을 잃지 않으니 이는 연의 실상이요. 생불이 본래 그대로임을 보이며 잔물결에 잠기어 고요하니 이는 마음의 실상이라. 그 모습이 본래 빈 것이기는 하나 그 본질은 매우 진실하나니 이는 경계의 실상이니라. 이러한 마음과 경계를 통틀어서 법이라고 하나니 그 세밀한 짜임이 하나로 돌아가서 조화를 이루고 일상적인 속됨과 성스러운 것이 본래 근본이 같으니라. 두루 세상을 살펴서 닿는 손길마다 진실되게 하나니 말을 따라서는 볼 수 없으며 분별로도 이해할 수 없는 고로 묘라 칭하느니라.
육도의 장소가 실제로 있다는 미망은 모두 망령된 것으로서 모든 부처가 수행하여 증득한 바는 이를 말함이며, 심오한 어원의 해석과 난해한 고전의 주해로 진리를 광설하는 것과 무수한 방편 이 모두가 망령된 것이라. 그러나 중생의 업식이 두터워서 근기가 맑지 못하므로 먼저 삼승을 설하여 가상의 이름을 빌려 인도하는 고로 방편이 튼튼하지 못하고 거칠고 묘하지도 못하니 이러한 그릇된 것을 버리고 서로 마음이 통하여 믿게 하고자 이러한 실상(연꽃)을 내 보여서(염화시중) 일승법으로 돌아가니 이가 곧 묘하고 거칠지 아니함이라. 모든 부처가 능히 펴 보이는 바가 바로 이것이라.
그러나 소위 묘법은 거침을 버리고 묘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거친 것으로서 묘함을 드러내며 이른바 일승법이 삼승법을 버려 놓고 일승을 설하는 것이 아니며 삼승이 모두 모여서 일승으로 돌아가나니 거친 것에서 묘함이 드러남은 더러운 곳에서 맑음을 잃지 않는 연꽃과 같음이요. 삼승이 모여 일승으로 돌아감은 연꽃이 피면서 열매를 맺음과 같아서 법이 서로 밝게 드러나고 이름과 실상이 아울러 드러나는 고로 묘법연화라 하느니라.
이법을 증득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이러한 지혜로 체를 삼고 묘행을 용으로 한즉 지혜는 수련으로 비유되고 행은 연꽃에 해당하니 지행을 모두 온전히 갖추어야 이에 그 묘를 다 체득하는 고로 경문에 이르기를 한빛이 동쪽을 비추는 것에서 시작하여 지경을 모두 드러나게 하고 사종단법(식재법, 증익법, 경애법, 조복법)을 성취하는 것을 끝으로 신구의 계행을 수련하는 일을 다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초조로부터 내려오는 종파의 초기에 부처님께서 성문인을 제도하는 삼주를 열어 보임은 이로써 체를 밝히는 것이요. 여러 번 부촉한 후에 6품을 베풀어 보임은 이 모두 용을 밝히는 것이라. 그리고 중간의 철적 또한 지행 아님이 없음을 두루 나타내고 있으며 체와용을 갖추어 밝혀서 실상의 크고 온전함을 드러내고 지혜를 얻어 진리를 깨닫는 개오의 진실한 모범을 나열하며 종지(種智)를 밝혀서 과덕을 성취하는 고로
이 경을 듣는 자는 성불하지 않는 자가 없고 범부도 능히 마음을 깨달아 바로 수기를 얻느니라. 한일 한 모습이 묘법 아님이 없으니 이로부터 나아가 산하대지와 명암색공을 넓히고 채우면 물물마다 등불처럼 밝은 지혜의 몸이요. 이를 미루어 행한즉 걸음걸음마다 보현의 행이로다. 바로 그 법으로 마음을 밝히고 다시 사물과 분리되지 않는 묘를 관한즉 이를 일러 대사인연을 단박에 마쳤다 할 것이다.
7/18/‘08 巳時
智峯 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