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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과 살육과 약탈의 New World Order

탐욕과 살육과 약탈의 New World Order

‘촘스키, 은밀한 그러나 잔혹한’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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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신을 가진 모든 생명체는 불가피하게 주변의 희생을 먹고 삶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고래로부터 인간은 단지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불가피한 필요 때문이 아니라, 탐욕을 위하여 타인을 괴롭히고 착취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인간의 양심과 윤리에 대한 자각은 개인의 삶에 있어서는 장족의 발전을 하였으나 국가나 인종을 단위로 하는 집단 간의 살육과 약탈은 더욱더 은밀하고 잔인하게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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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게 된 Noam Chomsky와 Andre Vltchek의 대담집 ‘On Western Terrorism: From Hiroshima to Drone Warfare’를 번역한 이 책은 1945년부터 지금까지, 유럽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서양자본과 권력이 어떻게 세계의 부와 국경과 인간의 사고방식까지 뒤흔들고 있는 가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명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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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블첵은 서문에서 “세계 전역에서 수많은 인간들의 고통을 야기하는 사건들의 대다수는 탐욕의 결과였으며, 지배하고 통제하고자하는 욕망과 깊은 연관이 있었다. 그리고 이는 거의 전적으로 ‘구대륙’과, 거기서 대서양의 반대편으로 건너갔던 그들의 강력하고도 무자비한 후손들이 저지른 짓이었다. 그들의 명분이야 얼마든지 다양한 이름을 달고 나타날 수 있지만-식민주의, 신식민주의, 제국주의, 기업의 탐욕-이름이 무슨 상관이겠는가, 그것이 몰고 오는 것은 오로지 고통뿐인 것을!”이라고 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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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식민주의의 포악한 유산’에서 촘스키는 현재의 환경 파괴에 따른 오세아니아 섬나라들의 위기에 대하여 “그런 걸 두고 조지 오웰이 썼던 용어가 있다. ‘비非인간’이란 뜻의 ‘unpeople’이다. 우리 같은 사람들과 중요하지 않은 다른 모든 사람들, 즉, 비인간들. 오웰은 미래의 전제주의적 사회를 이야기 하고 있었지만, 그건 지금 우리에게도 상당히 잘 적용된다. 마크 커티스(Mark Curtis)라는 이름의 젊고 세련된 영국의 외교사학자가 있는데, 그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대영제국의 약탈에 관한 연구에서 바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 비인간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든, 우리는 상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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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호주 등, 소위 앵글로스피어(Anglosphere), 즉,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는 문화권 국가들, 다시 말해서 잉글랜드의 파생국가들이 원주민을 다루었던 방식에는 아주 유사한 점이 많다. 원주민들을 그저 통치하는데 그치지 않고 완전히 멸족시켜버렸다는 점에서 그들은 유별난 제국주의 사회들이다. 그들은 원주민의 땅과 정착지를 빼앗고 그들을 그야말로 전멸시켜 버렸다. 우리는 그 주민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에 그들에게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묻는 법도 없다. 사실 우리는 그것을 부정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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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촘스키는 “…마약과의 전쟁이란 것이 그저 미국의 이익에만 부합될 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약에 대한 수요도 미국에 있고, 무기를 제공하는 것도 미국이지만(멕시코에서 사람들을 살육하는데 쓰이는 무기의 대부분은 애리조나와 텍사스에서 공급된 것이다), 이로 인해 죽어나가는 것은 중미와 남미 사람들 뿐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미국이 별의별 수단을 다 써봤지만 마약의 복용은 변함없이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악화될 뿐이었다. 그래서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자기네 사회를 파괴하고 있는 미국의 이 전쟁에서 발을 빼고 싶어 한다. 미국과 캐나다는 거의 완전히 고립되어 다른 나라들과 고립하고 있다는 얘기다.”라고 남미와 중미의 마약전쟁에 대하여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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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중동, 그리고 아랍의 봄’에서 촘스키는 “세상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원리주의적인 회교국가가 바로 미국의 총애를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다. 영국 역시 일사분란하게 급진 회교도들을 지원해왔다. 그 이유는 세속적인 민족주의에 반대하기 위함이다.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의 관계가 지금까지 가까워진 것은 1967년 일인데, 이는 이스라엘이 세속적 민족주의 타파와 급진적인 이슬람의 방어라는 어마어마한 서비스를 수행해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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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외교사학자 마크 커티스는 몇 년 전에 (은밀하게: 급진 회교도와 결탁한 영국(Secret Affairs: British Collusion with Radical Islam)이라는 훌륭한 책을 냈다. 그는 이슬람에 관련된 영국의 기록들을 모조리 뒤졌다. 그랬더니 급진 이슬람 세력들을 영국이 지속적으로 지원해왔음이 드러난 것이다. 미국이 해온 일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들이 급진적인 회교도들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세속적인 민족주의자들 보다는 낫다고 본 것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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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미국 세력의 쇠퇴’에서 촘스키는 “프랑스에서는 조합을 분쇄하기 위하여 파업 방해꾼들이 필요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조직노동자들을 분산시키는 통상적인 과정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마르세이유 부두노동자들은 인도차이나를 재정복하려는 프랑스의 시도를 돕기 위해서 인도차이나에 머무르고 있던 프랑스인들에게 보내는 물자며 무기 등을 선적하지 못하도록 간섭하고 나섰다. 어쨌거나 노조의 파업을 방해하거나 노동운동을 분쇄하려면 누군가 그렇게 해줄 사람들이 필요한 법 아닌가? 그런 짓을 잘 하는 것이 바로 마피아였다. 그런데 경쟁이란 것을 딱 싫어하는 나치가 주민들을 쥐 잡듯이 다루는 통에 마피아는 이미 풍비박산이 나버린 상태였다. 그래서 미국은 시칠리아 섬과 프랑스 남부(코르시카)에다 마피아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에 이른다. 그런데 마피아가 공짜로 노동조합을 부숴줄 리는 없지 않은가? 어떤 대가를 지불할 것인지 제시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 대가라는 것이 바로 마약 유통에 대한 통제권이었다. 이게 바로 저 유명한 ‘프렌치 커넥션’인데, 처음엔 프랑스 남부에서 시작되었다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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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가 정부를 전복시키고 노조를 분쇄하거나 하는 경우 그들은 제일 먼저 사람이 필요하고 그 다음 검은 돈, 추적할 수 없는 돈이 필요해진다. 그런 요소들을 제대로 다 아우르면 만사가 잘 굴러가고, 그것은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것이다. 역사학자 앨프릿 머코이(Alfred McCoy)는 이에 관해서 헤로인의 정치학(The Politics of Heroin)이란 제목으로 반드시 읽어 볼 만한 책을 퍼내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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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안드레 블첵은 “서양은 전 세계에 대한 장악과 통제를 더욱 공고히 하려고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단호한 의지를 지닌 몇몇 국가와 의지를 굳힌 개인들 외에는 그것을 가로막을 것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인류 역사가 보여 주둣이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여전히 서양의 테러를 막고 휴머니즘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기에 충분할 수도 있을 겁니다.”라고 대담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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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9년부터 약 5년간 외항선 기관사로 근무하면서 세계 도처에 대한 편력을 필두로 시작된 미국 18개 주를 합해서 약 65개국을 다녀본 경험들과 틈틈이 세계의 인문지리와 역사를 공부한 식견에 미루어 짐작하건데, 아직까지도 인간들이 유사 이래 집단을 이루어 살면서 시작된, 전제 권력은 유구한 역사를 흐르면서 지속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도 일부의 인간들은 원주민의 자유와 자원을 억압하고 탈취하며 자신들의 철학과 세계관을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역사 이래 지금까지 지구상의 모든 분쟁의 저류에는 이들의 탐욕이 깔려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유치한 오락과 자극으로 모든 눈과 귀를 막고 끊임없이 두뇌를 세뇌시켜서 이러한 현실을 자각하지 못하게 다양한 명분과 논리를 내세워 막고 조종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선량하고 순진한 시민들은 이에 순치된 삶을 영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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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도자기 평원에 대한 폭격과 베트남의 에이전트 오렌지의 살포, 중미와 남미의 쿠테타와 내전들, 콩고와 르완다 내전, 프렌치 커넥션, 수우족에게 몰살된 제7기병대, 이 모든 피비린내 나는 사건의 저류에는 황금에 대한 탐욕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새삼 돌이켜 보게 된다. 우리가 육신을 가지고 있는 한 힘없이 정의를 말할 수는 없는 것일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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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6일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 대 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