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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는 또다른 재미를 주는 연극 ‘나의PS파트너’

도발적이다. 이래도 되나 싶을 만큼 파격적이기도 하다. 김성수와 김서형이 출연했던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The Sweet Sex And Love, 2003)’이라는 제목도 있었지만 신인들이 출연하는 B급 영화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정상급(?) 배우 지성과 김아중이 출연하는 영화 제목이 ‘나의 PS 파트너(My PS Partner, 2012)’라니, ‘폰 섹스 파트너(Phone Sex Partner)’라니 지성과 김아중도 이젠 갈 데까지 간 건가 싶기도 하다.

도발적인 제목과 달리 영화는 순정적이었다. 어느 날 걸려온 폰 섹스에 지성이 자신의 몸을 맡기는 과정이 상당히 노골적으로 묘사되고 있었지만 별스럽게 만난 남녀가 어느덧 우정이라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였던 것이다. PS, 즉 폰섹스는 두 남녀가 만나게 되는 동기를 위한 설정에 불과할 뿐이었다.

PS파트너2

그 영화를 이번에는 연극으로 만날 수 있다. 대학로 미마지 아트센터 물빛극장을 통해서다. 이선균, 최강희 주연의 ‘쩨쩨한 로멘스(Petty Romance, 2010)’나 김선아 주연의 ‘S 다이어리(S Diary, 2004)’처럼 요즘들어 부쩍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많이 늘었는데, 그런 작품들을 영화와 비교해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대부분 청소년관람불가인 19금 딱지가 붙었다는 점에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가장 관심 가는 부분은 비교적 농도 짙은 정사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영화에서는 여러 가지 장치로 혹시 모르게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고 편집의 힘을 빌릴 수도 있지만 관객둘 코앞에서 연기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장감도 살려야 하고 관객들의 기대(?)도 충족시켜야 하는 이중고도 있다.

PS파트너3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작품은 꽤나 잘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특수효과(?)로 처리한 탓에 현장감은 현장감대로 살렸고 관객들의 기대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로 90분을 지켜볼 수 있었다. 출연 배우는 4명에 불과하고 좁은 소극장 무대였지만 팀워크도 좋고 무대 활용도 뛰어났다.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에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했다.

황당한 폰섹스를 통해서 만나게 되었지만 현승과 윤정은 자들신의 고민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 베프(베스트 프렌드)가 되어 간다. 어쩌면 서로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기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고민까지 나누는 사이가 될 수 있었다. 영화를 보면서도 그랬지만 연극을 보면서 나도 저런 파트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섹스에 대한 고민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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