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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결혼하려는 그녀들의 발칙한 속사정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던 말은 옛날 금성사 TV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게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을 해야했고 그 결과가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으니 말이다. 마치 MBC ‘인생극장’에서처럼 “그래 결심했어”라는 한마디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선택은 신중해야 하고 그에 대한 결과는 전적으로 자기 자신의 몫이다.

신중하게 결정해야할 선택 가운데 결혼도 있다. 흔히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하는 결혼은 말 그대로 개인에게 있어 중요하고 큰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대학 입시처럼 한번 안됐다고 두번, 세번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신중의 신중을 거듭해야만 한다. 한번의 선택이 10년을 넘어 평생을 이어가게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신중하게 결정해도 결국 후회하는게 결혼이거늘 그렇지 못한 결혼이라면 오죽할까.

여기 세명의 처녀들이 있다. 혼기가 꽉찬 스물 아홉의 동갑네기들이다. 그녀들은 매달 10만원씩 적금을 부어오고 있었다. 그렇게 모은 돈이 무려 3,825만원이다. 집에 눈치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장성했고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들이다 보니 그녀들에게 있어 이 돈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요술지팡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세계여행을 다녀올 수도 있고 1년동안 실컷 먹고 마실 수도 있을게다. 갖고 싶었던 명품 백을 장만할 수도 있고 그럴듯한 스포츠카도 한대 뽑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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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명 중에서 두명에게 그 돈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철없던 스무살 시절에 지나가던 말로 했던 약속 때문이다. 셋 중에서 가장 먼저 결혼하는 사람에게 몰아주기로 했고 그 돈은 선본 지 일주일 만에 결혼을 결심하는 지희가 독차지하게 생긴 탓이다. 애인없이 노처녀로 늙어가는 것도 서러운데 피같은 돈까지 빼앗길 처지가 되자 다른 두 친구 세연과 정은은 6월 1일에 결혼하게될 지희보다 먼저 결혼해서 3,825만원을 가로채기로 한다. 그녀들이 6월이 되기전 5월에 결혼해야만 하는 이유다.

연극 ‘5월엔 결혼할거야’에 등장하는 인물은 4명에 불과하다. 세명의 여자친구 세연, 정은, 지희 외에도 세연의 절친 남자친구와 옛애인, 과외 제자, 아는 오빠 등이 등장하지만 이 모든 배역을 단 한사람이 소화해 낸다. 이른바 멀티맨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빛나는 배역 또한 그였다. 그가 아니였다면 연극은 다소 싱겁고 맹숭맹숭했을 것이다. 여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을 커버해 주는 것도 그의 몫이었고 다소 빈약한 스토리를 메워주는 것도 그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5월 한달동안 세연은 느끼한 아는 오빠부터 시작해서 언더 그라운드에서 무명가수로 활약하고 있는 과외 제자, 그리고 도망치듯이 유학 떠난 옛애인을 만나서 결혼을 떠 본다. 3,825만원을 눈뜬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결혼을 전제로 만나온 것도 아니고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는 사람끼리 한달 안에 결혼한다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혼에 집착하면 할 수록 세연은 상처만 입게 될 뿐이다.

연극 ‘5월엔 결혼할거야’는 유쾌하고 발랄한 청춘극이다. 관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배우의 등장부터 웃음이 시작되고 그 웃음은 끝날때까지도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미숙한 여배우들의 연기력과 빈약한 스토리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게다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 아니라면 공감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여배우들의 미숙한 연기력과 빈약한 스토리가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서두에서도 밝혔듯이 이 작품 선택에 대한 책임은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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