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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실버극장으로 변신한 명보극장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실버극장으로 변신한 명보극장

명보극장1

명보극장이라는 이름은 이보희라는 배우를 먼저 떠올리게 만든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보희 주연의 영화 ‘무릎과 무릎 사이'(Between The Knees, 1984)가 개봉한 영화라는 인상이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때나 지금이나 배우 이보희가 출연한 영화를 제대로 본 적은 없지만 명보라는 이름을 들으면 여전히 이보희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

개인적으로 명보극장에 대한 이미지는 다소 세련된 느낌이었다. 단성사와 피카디리, 그리고 서울극장이 몰려있는 종로3가와 달리 한국영화의 메카인 충무로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개봉 영화들도 나름대로 엄선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린 마음에 다른 극장들에 비해 이름이 예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단성사에서 만나자’라는 말보다 ‘명보에서 만나자’라는 어감이 더 예쁘게 여겨졌다.

그런 명보극장이 지금은 초라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추억의 옛 영화들을 상영하는 실버극장으로서다. 명보극장 건물을 보고 있노라면 과거의 화려한 명성을 뒤로하고 초라한 행색으로 살아가는 노배우를 보는 듯 안타까운 마음이 앞서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상업성에 휘말리지 않고 극장이라는 전통적 문화시설에 집중하는 자세가 늙은 노장의 모습을 보는 듯하기도 하다.

자칭 고품격명품영화관이라는 명보극장의 입장료는 단돈 2천원이다. 달랑 2천원만 있으면 1956년 작인 안형모 감독의 ‘자유부인'(自由夫人, Madame Freedom, 1956)이나 찰톤 헤스톤의 ‘비애'(Ruby Gentry), 그레고리 펙의 ‘킬리만자로의 눈'(The Snows Of Kilimanjaro, 1952), 신상옥 감독, 최은희 주연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Mother And A Guest, 1961)과 같은 불멸의 명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무나 2천원이라는 초염가에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55세 이상 어르신’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그 이하의 연령대라면 7천원의 입장요금을 내야 하고 청소년은 5천원이다. 그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특화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을 위한 추억의 쇼 공연과 힐링 테마여행, 그리고 인생상담/우울증/황혼이혼/이성교제와 같은 고민 상담까지도 해주고 있다.

영화관 입구에는 티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안쪽으로는 찻집도 있다. 가볍게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창가로 비치는 은은한 햇볕이 따사롭기도 하다. 충무로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경치를 자랑한다. 찻값도 부담스럽지 않다. 대부분 2~3천원대 가격대다. 2천원짜리 대추차를 주문해서 마셔봤는데 맛은 그다지다. 다른 차는 몰라도 대추차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영화는 그레고리 펙의 ‘킬리만자로의 눈'(10:30, 12:40, 14:50, 16:50)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로버트 테일러와 그레타 가르보 주연의 영화 ‘춘희'(Camille, 1936), 역시 로버트 테일러와 비비안 리 주연의 ‘애수'(Waterloo Bridge, 1940) 그리고 김승호, 조미령 주연의 1960년 작 ‘박서방’ 등이 이어진다. 상영작 시간표는 홈페이지(www.명보실버극장.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Comments

  1. 최재호

    2018년 11월 7일 at 11:07 오후

    무릎과 무릎사이는 단성사 개봉입니다.

    • journeyman

      2018년 11월 16일 at 7:00 오전

      제가 착각을 했나보군요. 웬지 명보극장이 어울리는 듯하다는 생각이 앞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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