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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미래, 사랑까지 수량화하는 만물의 공식

만물의공식3

“유전적으로 찰떡궁합인 사람을 만나면 화학적으로 완벽한 결합이 이루어지는 듯한 희귀한 감각을 느낍니다. 이것은 면역 체계가 조화를 이루어 꼭 들어맞을 때 우리 몸이 상대방을 환영하는 수용 반응입니다. 유전적으로 궁합이 맞으면 더 장기적이고 성공적인 관계, 더 만족스러운 성생활, 더 높은 임신 성공률을 누릴 가능성이 커집니다.” – 진파트너

관상을 믿는 사람은 사람의 얼굴로 운명을 맞출 수 있다고 한다. 사주를 따지는 사람은 태어난 날짜가 운명을 좌우한다고 한다. 그리고 데이터를 믿는 사람은 쌓여온 데이터가 앞날을 예측할 수 있다고 한다. 단돈 249달러만 내면 유전적으로 비슷한 ‘나의 반쪽’을 찾아준다는 ‘진파트너(GenePartner.com)’의 보도 자료 내용도 그런 데이터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우리의 관계, 미래, 사랑까지 수량화하는 알고리즘의 세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만물의 공식’은 무심코 지나쳤던 데이터의 세계로 안내하는 책이다. 유효한 결과를 얻으려면 정교한 알고리즘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어야만 한다. 수많은 데이터가 있어야만 그 속에서 알고리즘을 얻어낼 수 있고 유효한 결과값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래도 머리 아픈 얘기가 될 수밖에 없기에 저자 루크 도멜은 다소 가벼운 이야기로 시작한다. 저명한 물리학자이자 슈퍼컴퓨터 전문가인 래리 스마가 95kg에 달하는 살을 빼기 위한 과정이 그것이다. 그는 자신과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했고, 그 데이터들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크론병에 걸렸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스마가 자신의 데이터를 가지고 전문의를 찾아가자 의사는 데이터가 지나치게 학술적이며 임상적으로 아무 쓸모 없다면서 “차트에 이상이 생겼을 때 말고, 진짜 문제가 생겼을 때 다시 찾아오라”고 한다. 몇 주 뒤, 스마는 왼쪽 복부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급성 염증으로 인한 질병인 게실염이었다. 만일 의사가 데이터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미리 예방할 수도 있는 일이었던 셈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몸 상태에 아무 책임이 없다고 세뇌되었습니다. 매해 두 번씩 의사를 찾아가 20분씩 진료받는 시간은 한 해의 전체 시간에 비하면 1만 분의 1이더군요. 내가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의 1만 분의 1밖에 할애하지 못하는 의사가 내 문제를 제대로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미친 게 아니라면, 누가 미쳤겠습니까? 도무지 말이 안 됩니다.” 스마의 분노에는 분명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이처럼 축적된 데이터는 여러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데 이 책에는 세상에 별의별 데이터도 다 모으는구나 싶을 정도로 다양한 내용들이 소개되어있다. 이렇게 모은 데이터가 활용되는 분야는 상당히 다양하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범죄를 예방할 수도 있고, 애인을 찾거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또한, 부부나 연인들의 성생활 정보까지 모아서 섹스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다. 관계를 갖고 나서 단순히 “어땠어?”가 아니라 상대방의 만족도에 대한 증거 데이터를 들여다봄으로써 상대방의 섹스 경험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컨보이는 전체 데이터를 보면 성적으로 자신감이 든다고 말한다. 이번 달에, 또는 올해에 섹스를 몇 번 했는지 알면 안심이 되는 이유에서다. 자신의 성생활이 건강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한 사례가 다수 제시되고 있다. 재미있고 놀라운 내용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굳이 이런 것까지’ 싶은 내용도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타인의 성생활 정보를 공유한다고 혹은 데이터에 의해 상대방의 만족도를 체크했다고 해서 세상이 더 살만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물론, 그런 사소한 호기심이 기폭제가 되어 세상을 바꾸어 놓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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