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맞짱 몇 번 떴다고 정말 자신들이 애플과 동급이라고 생각하는 건지 삼성은 갤럭시 기어를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들었다. 어차피 운영체제를 안드로이드로 쓰면서 그럴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어쨌든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가 아니라면 갤럭시 기어는 그림의 떡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기어를 쓰고 싶다면 갤럭시 기어나, 기어2, 기어2 네오가 아니라 안드로이드 웨어로 출시된 기어 라이브로 사야 한다.
몇 달 동안 LG 스마트폰인 뷰3와 기어 라이브를 연결해서 비교적 만족스럽게 쓰고 있었다. 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비록한 각종 안내 메시지도 그렇고 시계 모양을 바꿔가면서 매번 새로운 시계를 차는 느낌도 괜찮았다. 오래 쓰려고 시계 줄까지 바꾸기도 했다. 그러다 뷰3를 액정을 깨먹은 아들 녀석에게 양도하고 이전에 쓰던 갤럭시S4줌을 다시 꺼내면서 삼성 스마트폰이니 아무 의심없이 당연히 작동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기어 라이브를 제어하는 안드로이드 웨어 앱이 호환 불가로 나타났다. 앱을 설치할 수 없으니 기어 라이브를 제어할 수도 없고 무엇보다 스마트폰과 연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알고보니 기어 라이브를 비로한 안드로이드 웨어와 연결하려면 스마트폰 안드로이드의 버전이 4.3 이상이어야 했다. 하지만 갤럭시S4줌은 젤리빈4.2.2에 불과했으니 낭패스러운 일이었다.
해결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갤럭시S4줌의 버전이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어 라이브가 아닌 기어로 다시 재구매하는 것이었다. 전자는 언제가 될지 모르니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나 후자는 기어 라이브를 활용할 수 없어도 아쉬운 대로 대체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중고로 데려온 녀석이 갤럭시 기어1 로즈골드 모델이다.
1. 디자인
디자인은 다소 밋밋한 느낌의 기어 라이브보다 나사로 엣지를 살린 갤럭시 기어가 훨씬 괜찮아 보인다. 첫 작품이기에 세련되기 보다는 투박한 감도 없지 않지만 기어 라이브의 단순한 디자인에 비하면 독특한 맛이 있으므로 갤럭시 기어가 세상에 공개되었을 때 쏟아졌던 비난들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으로 따지면 시계스러운 LG G워치R과 모토로라의 모도360이 최고지만 기어도 못봐줄 정도는 아니다.
2. 충전 방식
기어 라이브의 충전 독은 소형이나 대충 감으로 연결해야 하는 것과 달리 기어의 충전 독은 다소 투박하기는 해도 감싸주는 방식이므로 훨씬 안정적이다. 충전 독은 기어 라이브보다 기어가 훨씬 마음에 든다. 다만 기어의 충전 독은 연결 고리가 고장났을 경우에는 충전에 애로가 생길 수는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단종되기 전에 몇 개 더 장만해놔야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3. 시계 스킨
안드로이드 웨어인 기어 라이브는 다양한 앱들의 지원으로 상당히 많은 스킨을 확보할 수 있다. 스킨만 바꾸면 명품 시계를 매일마다 바꿔차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에 비하면 이미 안드로이드의 지원이 끊긴 기어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제한된 스킨만 쓸 수 있다. 기어 페이스(gearfaces.com)에서 여러 스킨을 다운 받을 수 있지만 완성도 면에서 watch faces만 못할 뿐더러 수정도 쉽지 않다.
4. 시계줄
기어 라이브에서 제일 큰 불만이 시계 줄이었다. 고무인데다 혁대처럼 구멍에 끼우는 방식인지라 보기에도 그렇고 착용 느낌도 별로였다. 그에 비하면 기어는 구멍이 아니라 고리에 채우는 형식이므로 시계 차는 느낌이 난다. 다만, 기어의 시계줄은 상당히 투박하고 교체가 쉽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에 비해 기어 라이브는 22mm자리라면 아무 시계줄과도 쉽게 교체할 수 있다.
5. 활용성
전화올 때 알려주고 메시지 보여주는 기본 기능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여기 덧부여서 기어는 카메라가 달려있으므로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기어에서 직접 버튼을 눌러 통화할 수도 있다. 스피커도 달려있고 마이크도 달려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활용성이 떨어져도 운전 중에는 요긴한 기능이라고 하겠다. 다만, 기어의 경우 타이젠으로 업데이트 하지 않으면 지원이 제한적이라는 부분은 극복할 수 없는 최대 약점이다. 또한, 기어 라이브는 동시 작업이 가능한 반면 기어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