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아흐로 복고가 대세다. 너무 빨리, 그리고 무조건 새것만 찾던 세태에 대한 경종이자 보석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아둔함에 대한 반성이라 하겠다. 신제품과 신모델이 최고로 대접받던 시절도 있었으나 이제는 오래된 제품과 예전 모델들이 재평가 받기에 이르렀다. 골동품이라며 천시받던 제품들과 디자인들이 앤틱이라며 대접받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같은 라디오라 해도 느낌은 다르기 마련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일명 사이버틱한 제품에서는 클럽에서나 흐르는 시끄러운 음악들이 어울릴 것만 같고, 오래된 라디오에서는 품위있는 클래식이 흘러나올 것만 같다. 같은 음악이라 해도 전자는 날카로운 음색일 것만 같고, 후자는 중후한 음색일 것만 같다. 듣는 것은 귀지만, 눈에 보이는 비주얼도 무시할 수 없는 일이다.
인터넷 라디오 중에 라디온(Radion)이라는 어플이 있다. 다른 어플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서 방송되는 음악을 들려주는 인터넷 라디오다. 다른 어플과 달리 이 어플이 특별(?)한 것은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멋을 간직하는 스킨 때문이다. 같은 인터넷 방송이라 해도 라디온으로 들으면 그 느낌이 한결 다르게 다가온다. 그냥 음악을 들려주는 데 그치지 않고 완벽한 앤틱 라디오로 빙의하는 탓이다.
라디온의 스킨은 두 가지다. 테마1은 ‘레트로 빈티지 아날로그 시계’로 근사한 앤틱 라디오를 완성시켜 놓았다. 터치식 버튼이지만 다이얼을 돌려야 할 것만 같고, 그에 따라 볼륨 바늘이 움직일 것만 같다. 소리는 실제 스피커가 있는 뒷쪽에서 나오지만 앞쪽에 그려져 있는 스피커 그림에서 소리나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완성도가 뛰어나다.
테마2는 ‘클래식 나무 플립 시계’인데 테마1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온다. 동그란 아날로그 시계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플립 시계로 바뀌었고, 버튼과 다이얼들도 나무 재질 느낌이다. 스마트 폰 액정을 두드리면 통통 소리를 내며 나무 두드리는 소리가 날 것만 같다. 두 가지 테마 모두 세로형과 가로형을 지원한다. 가로일 때와 세로일 때는 보는 맛이 또 다르다.
라디온으로 주로 듣는 방송은 올드팝 전문인 ‘추억으로 가는 기차’다. 잔잔하고 조용한 노래들이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같은 방송이라해도 다른 인터넷 라디오 어플인 튠인라디오나 레스코 라디오로 듣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무료와 유료 두 가지가 있지만 유의할 것은 데이터 소모가 심각할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후기에 그와 관련된 항의성 글이 많이 보인다. 가급적이면 와이파이 환경에서 사용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