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다. 물론 적당한 정도가 가장 좋겠지만, 그 또한 말처럼 쉽지 않은 법. 차라리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대표적인 게 스마트폰 배터리다. 주로 전화와 문자로만 쓰던 피처폰 시절과 달리 사용시간이 길다 보니 추가 배터리와 보조 배터리는 필수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부족한 것보다 지나칠 정도로 남는 게 더 낫다.
LG 뷰3로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추가 배터리를 사려다가 차라리 보조 배터리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뷰3 배터리의 경우 27,500원인데 비해서 요즘 잘 팔린다는 샤오미 보조배터리의 경우 5,000mAh 용량이 2만원 이하, 10,400mAh도 2만원 중반 정도면 장만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휴대성에서는 추가 배터리가 더 낫겠지만, 용량에 있어서는 보조 배터리의 완승이다.
그래도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는 법. 처음에는 2,610mAh 용량의 뷰3 배터리를 1번 이상 충전할 수 있는 5,000mAh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가도 기왕이면 5천원 더 주고 2배 용량의 10,400mAh짜리를 살까 했는데 막상 그보다 훨씬 더 큰 20,000mAh를 보니 마음이 또 흔들린다. 5,000mAh짜리는 쓰고나서 바로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운 문제가 발생하지만 20,000mAh짜리면 그럴 필요도 없다.
게다가 20,000mAh 정도의 용량이면 가격이 급격히 뛰는 데 비해서 가격마저 엇비슷하다면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비록 중국제품이라는 게 마음에 걸리기는 하지만 가격이 깡패다 보니 모든 게 용서되기도 한다. PINENG의 보조 배터리 PN-999 가격은 불과 5만원.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1+1 가격이다. 그러니 20,000mAh 보조 배터리의 가격이 25,000원인 셈이다. 이성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하겠다.
샤오미 보조 배터리의 경우 출력 단자가 하나인 반면 피넹 보조 배터리는 2.1A와 1.0A 두 개가 제공된다. 1.0A에는 스마트폰을 충전하면서 동시에 2.1A에는 태블릿까지 충전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보조 배터리가 배터리 잔량을 정확히 알 수 없는 것과 달리 피넹 보조 배터리는 액정 화면이 있으므로 충전 상태와 배터리 잔량까지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싼 게 비지떡일 가능성이 크기는 하다. 비싸더래도 믿을만한 업체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피넹은 생소한 브랜드이기는 해도 중국 내 보조 배터리 1위 업체라고 한다. 다만, 용량이 큰 만큼 크고(162.5 x 79.6mm) 두껍고(22mm) 무겁다(445g)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조금 과장해서 벽돌이나 다름없다. 가방 없이 들고 다니기에는 무리가 따르겠다. 또한, 충전기와 케이블은 들어 있지 않으므로 따로 준비해야 한다. 또한, 함량 미달의 짝퉁도 있으므로 구입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