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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아줌마들에게 섹스어필하는 영화 인간중독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아줌마들에게 섹스어필하는 영화 인간중독

인간중독1

송승헌 주연의 영화 ‘인간중독’이 처음 개봉한 지난 2014년 5월 14일 수요일 오전 10시. 평일이고 조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은 거의 70% 가까이 차 있었다. 관객들의 대부분은 여자였고 아줌마들이었다. 평일 조조 영화의 상영관이 거의 텅텅 비다시피 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결과다. 아무리 새로 개봉한 영화라고 해도 이상 열기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대체 아줌마들은 왜 아침부터 인간중독에 중독되는 것일까.

이런 열풍(?)에 힘입어 ‘인간중독’은 2014년 5월 22일부터 무대인사를 진행했었다. 관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란다. 그런데 그 시간대가 또 의아하다. 일반적으로 무대인사는 평일 저녁, 이른바 프라임타임대에 이루어지기 마련인데 ‘인간중독’은 그와 달리 조조 시간에 무대인사 행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까지 동원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국내 최초 조조 무대인사라는 영화사상 초유의 행사가 마련된 것은 그만큼 이 영화가 그 시간대에 잘 팔린다는 방증이라 하겠다. 실제로 낮 시간대에 이 영화를 찾는 여성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기도 하다. 네이버 영화에서도 평점에 참여한 남녀의 비율을 보면 32:68로 여성의 참여율이 훨씬 높고 한줄분석에도 가장 많은 글을 남긴 그룹은 40대 여자였다.

일반적으로 에로영화, 즉 벗기는 영화는 남자들을 위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여배우의 가슴을 노출시키고 엉덩이를 클로즈업하며, 성애장면을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찍는 이유도 남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시키고자 하는 목적에서다. 그럴수록 더 많은 남자들이 극장을 찾으리라는 기대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인간중독’도 남자들의 눈요기를 위한 영화로 보였던 게 사실이다.

‘방자전'(2010)과 ‘후궁: 제왕의 첩'(The Concubine, 2012)에서 농익은 배드신을 찍었던 조여정을 출연시키고 임지연이라는 신인 배우에게 송승헌의 상대역을 맡긴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은교'(Eungyo, 2012)를 통해 청순한 이미지의 신인 배우 김고인이 많은 남자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것처럼 말이다. 개봉 전부터 언론을 통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예고한다며 설레발까지 치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양상이 펼쳐졌다. 남자들의 관심은 급속도로 식어갔고 오로지 아줌마들의 관심만 남았다. ‘은교’와는 반대의 결과였다. 그러다 보니 당초 의도와는 달리 여주인공 임지연보다는 남자주인공 송승헌에게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도 하다. ‘은교’도 그랬지만 ‘색계'(色, 戒, Lust, Caution, 2007)를 통해서 특급배우로 발돋움한 탕웨이와도 비교되는 결과다.

아줌마들이 인간중독에 중독(?)되는 가장 큰 이유는 송승헌에서 찾을 수 있다. 다른 에로영화들이 남자주인공보다는 여자주인공에 더 촛점을 맞췄던 것과는 달리 ‘인간중독’의 경우 야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송승헌이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에로가 아니라 멜로로 둔갑하는 마법을 부렸다. 배우 송승헌에 대한 관심이나 호감과는 별개로 지명도도 높고 잘 생긴 남자배우가 출연하다 보니 볼만한 영화일 거라는 확신이 생긴 것이다.

일반적으로 에로영화를 보면서 남자들은 남자배우에게 감정이입(?) 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실제 화면 속의 남자가 되어 여자와 살을 섞는 상상을 하는 것이다. 에로영화에서 남자주인공보다는 여자주인공이 더 중요한 이유라고 할 것이다. ‘인간중독’을 보는 여자 관객들도 다르지 않다.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 송승헌의 품에 안길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흐뭇한 일이 아니겠는가.

또한, 영화 장르도 무시할 수 없다. 남자들이 보기에는 엉성한 스토리의 삼류 성애영화에 불과하지만, 여자들이 보기에는 안타까운 멜로영화로 보이는 이유에서다. 송승헌과 임지연의 배드신은 위험한 사랑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서 이미 포르노에 익숙해진 남자들보다 그런 영상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여자들로서는 모처럼 절절한 사랑 이야기와 화끈한 배드신까지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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