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거 두 명이 나란히 4번 타자로 출전했다.
18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와 원정 경기를 갖는 미네소타 박병호는 3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출전했고, 애틀랜타와 홈경기를 치르는 피츠버그의 강정호는 올 시즌 처음 4번 타자로 나섰다. 박병호는 팀 내 홈런 1위(9개), 타점 2위(15점), 장타율 1위(.558)을 자랑하고 있고, 강정호는 복귀 후 8경기에서 기록한 7개의 안타 중에서 4개가 홈런이었고 2개가 2루타일 정도로 폭발적인 장타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의 희비는 엇갈렸다. 미네소타의 박병호는 4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반면, 강정호는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미네소타가 경기 중반에 얻어낸 2점을 지키지 못하고 디트로이트에게 2:7로 역전패한 것과 달리 피츠버그는 1회 7점, 2회 2점을 뽑아내며 애틀랜타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12:9로 승리했다.
피츠버그는 그야말로 되는 집안이었고, 강정호는 그런 집안의 엄친아였다. 홈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1회말 1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3루수 땅볼에 그치고 말았다. 5-4-3의 병살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타구였다. 하지만 애틀랜타의 3루수 고든 베컴은 2루 대신 홈을 선택했다. 병살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선취점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그렇지만 급하게 던진 홈 송구는 정확하지 못했고, 점수는 점수대로 주고 아웃 카운트는 하나도 잡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나왔다. 그 하나가 빌미가 되어 타순은 한 바퀴를 돌아 2번 타자 맥커친까지 이어졌고, 강정호도 조시 해리슨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1회말에 얻은 점수만 7점이었고, 결승타점의 주인공은 강정호였다.
그에 비하면 미네소타는 안 되는 집안이었다. 첫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에게 걸렸던 박병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도 외야로 타구를 날렸으나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는 공이었다. 세 번째 타석에서는 몸 쪽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무사 1-2루에서 들어선 네 번째 타석에서도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변화구를 지켜보기만 해 스탠딩삼진으로 물러났다.
콜로라도와 홈에서 만난 세인트루이스의 오승환은 1:3으로 뒤지고 있는 8회초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는 5번 타자 마크 레이놀즈를 시작으로 6번 타자 헤랄도 파라와 7번 타자 디제이 르메휴에 이르기까지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승환이 던진 공은 불과 11개.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1:3으로 패했다.
이대호의 시애틀과 김현수의 볼티모어가 맞붙었던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 경기에서는 두 선수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 했다. 패색이 짙은 9회말 김현수가 대타로 나와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는 데 그쳤다. 시애틀은 차곡차곡 점수를 쌓으면서 스코어를 벌려나갔고 볼티모어는 2안타 빈타에 허덕이면서 시애틀이 10:0으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