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이승기-이대호와 부산 태종대 자갈마당 조개구이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이승기-이대호와 부산 태종대 자갈마당 조개구이

조개구이

이승기가 아니었다면 태종대에 자갈마당이라는 곳이 있는 줄도 몰랐을 게고 일부러 조개구이를 먹으러 그곳까지 찾아가지도 않았을 게다. 그러니 누가 가보라고 추천한 것도 아닌데 굳이 그 먼 곳까지 달려갔던 것은 순전히 이승기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조개구이가 달라 봐야 얼마나 다르겠냐마는 ‘1박2일’에서 보여준 이승기만 보면 충분히 먹어볼 만해 보였다. 지독한 교통정체를 뚫고 태종대 자갈마당 조개구이를 찾아간 이유다,

태종대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밤 10시였다. 오전 11시에 출발했으니 무려 10시간 이상이 걸린 셈이다. 연휴를 맞아 전국에 있는 차들이 모두 모인 듯 보일 정도로 경부고속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지난해 이맘때에는 백제대축전에 가보려다가 안성에서 핸들을 돌려 평택으로 향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유혹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조개구이에 대한 유혹이 너무 강렬해서였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하면서.

태종대 주차장은 하루에 1천 원으로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다만 들어간 차가 빠지지 않으면 무한정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주차요금보다 더 큰 애로사항이었다. 저녁 시간에는 주차요금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다소의 위안이라 할 것이다. 자갈마당에도 별도의 주차장이 있고 길가에 차를 세우기도 하지만 태종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 내려가는게 더 낫다.

자갈마당에는 수십 채의 조개구이집이 성업 중이었다. 그중에서 ‘1박2일’에서 이승기와 이대호가 만났던 조개구이집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간판에 ‘1박2일’ 표시와 함께 이대호가 이승기와 만난 사진을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집 누나야’라는 상호보다 ‘1박2일’집으로 불러야 할 판이다. 더구나 다른 집은 빈자리도 많지만 이 집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손님들로 꽉꽉 들어차 있기도 하다.

빈틈없이 들어찬 만원 손님에 놀래서 발길을 돌리려는 순간 자리났다고 하는 말에 들어가 보았다. 때마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손님들이 있었기에 끝자리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돈 주고도 구하지 힘든 오션뷰(?)였다. 조금만 밝았더라면 바닷가 전망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었겠지만 이미 날이 어두워진 상태라 바다 쪽으로 보이는 것은 먼바다 고기잡이배의 불빛뿐이었다.

조개구이 가격은 3만 원부터 시작한다. 2~3인용인 小가 3만 원이고 3~4인용인 中이 4만 원이며 4~5인용인 大가 5만 원이다. 승기세트는 무려 8만 원이다. 메뉴에는 장어구이와 해물모듬도 있지만, 조개구이를 먹으러 온 만큼 일단 조개구이로 주문했다. 그러면 기본 반찬에 홍합탕이 먼저 나오고 조개가 한쟁반 들려온다. 4만 원짜리 中 사이즈 기준으로 키조개 2개와 가리비 10여 개 그리고 다른 조개 몇 개가 더 있다.

이 집의 특징은 조개와 함께 버터와 치즈가 함께 나온다는 점이다. 숯불 위에 가리비를 올려놓고 버터 한 조각을 올려놓은 후 그 위에 조각김치와 함께 치즈를 듬뿍 올려놓는다. 버터는 느끼하므로 한 조각 정도만 올려놓아야 하고 치즈는 원하는 대로 올릴 수 있다. 치즈 인심이 후하기 때문에 무한정 리필도 해준다. 주인장 말로는 이 부근에서는 오직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맛이라고 했다.(정말인지 확인은 못해봤지만 아무렴 어떠랴)

방송에 대한 기억이 희미한 상태에서 무작정 조개구이만 생각하고 왔더니 모든 게 새로웠다. 일반적인 조개구이였다면 오히려 실망했을런지도 모른다. 양이 부족한 게 흠이라면 흠이었지만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다고 하니 고생하며 찾아온 보람도 있어 보였다. 버터 조각을 올리고 치즈를 뿌려서 요리하며 먹는 맛도 신선했다. 불에 달궈진 조개 껍질이 뜨거워서 홍합 껍질을 조개 손잡이로 사용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양이 너무 적았다. 가리비 1만 원어치를 추가했지만 7개에 불과하니 뚝딱 먹어치울 정도였다. 한 번 더 추가했지만 이대로라면 10만 원도 더 나올듯싶어 서둘러 밥을 볶아 달라고 했다. 밥은 키조개와 함께 볶는다. 그러다 보니 키조개의 맛을 별도로 느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게다가 한 공기 정도는 호일 도시락에 해주는데 그 이상은 주방에서 별도의 냄비로 조리해준다. 다소 운치가 떨어지는 일이다.

다소 비싼감은 있었지만 어쨌든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신선한 경험이기도 했다. 가격은 조개구이 中 사이즈 4만 원에 1만 원짜리 두 번 추가해서 6만 원이었고 여기에 볶음밥 3개에 음료수 두 병을 합하니 6만8천 원이 나왔다. 음료수값은 서비스로 빼준다니 6만6천 원이 나온 셈이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포장마차라서 카드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적지않은 가격임에도 카드를 받지 않는다니 현금이라도 없었으면 낭패 볼 뻔 했다. 이승기 때문에 이렇게 장사가 잘되는데 모두 현금장사라니. 맛있게 먹고도 왠지 뒤끝이 개운치는 못했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6년 5월 28일 at 10:24 오후

    옛날에는 부산역앞 광장을 자갈마당으로 불렀지요.
    역이 현대화되고 광장이 없어지니까 그 이름을 태종대 포장마차 촌에서
    재탄생 시켰나 봅니다.

    그나저나 카드 안받겠다는건 세금포탈의 의미도 되는데요.

    • journeyman

      2016년 6월 3일 at 9:53 오전

      방송에서 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텐데
      방송에 나오고 나니 왠지 한 번은 가봐야 할 거 같아서 다녀왔습니다.
      가격도 상당한데 카드를 안 받는 건 문제가 많지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