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볼 노스트라이크에서 이대호의 방망이가 돌아갔다. 샌디에이고 세 번째 투수 브랜던 마우러의 97마일(156km)의 빠른 공이 가운데로 몰리자 놓치지 않고 받아친 것이다. 이대호의 타구는 왼쪽으로 높이 떠갔고 담장을 넘어 관중석으로 꽂혔다. 좌익수 멜빈 업튼 주니어가 펜스까지 따라가 보았지만, 펜스를 붙잡은 채로 지켜보고 있어야 했다.
3경기 만에 선발로 복귀한 이대호의 홈런포가 터졌다. 31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이대호는 6:2로 앞서던 8회말 3점포를 쏘아 올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 21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열흘 만에 터진 시즌 7호 홈런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대호는 “마우러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더라. 그래서 패스트볼을 기다렸다”고 홈런에 대해 설명했다.
이대호는 그보다 앞선 7회에도 안타를 기록했었다. 선두 타자로 나서 마이애미 선발 투수 앤드루 캐시너의 시속 150km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때려 강한 타구를 날렸다. 2루수 얀게르비스 솔라르테가 몸을 날려 팔을 뻗어 보았으나 글러브에 맞고 굴절되면서 안타로 연결되었다.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대호의 타율은 2할 5푼 4리에서 2할 6푼 7리로 올라갔다.
마이애미의 선발 투수가 우투수임에도 스캇 서비스 시애틀 감독은 이대호에게 1루를 맡겼고 애덤 린드를 지명 타자로 동시 기용했다. 애덤 린드와 이대호 모두 4타수 2안타와 1득점씩을 기록했고 애덤 린드가 2타점, 이대호가 1홈런 3타점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스캇 서비스 감독은 “이대호는 경기에 나올 때마다 뭔가를 해준다. 정말 놀랍다”는 말로 이대호에 대해 흡족해했다. 시애틀은 샌디에이고를 9:3으로 꺾었다.
피츠버그의 강정호는 1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우전 안타로 2루 주자 데이빗 프리즈를 불러들여 결승 타점을 기록했다. 마이애미와의 원정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다섯 번의 타석에서 하나의 안타만 기록했으나 그 하나의 안타가 결승타점이 되었고, 피츠버그는 마이애미를 10:0으로 대파했다. 강정호의 타율은 2할 8푼 6리에서 2할 7푼 9리(61타수 17안타)로 소폭 떨어졌다.
6경기 연속 선발 출전으로 팀 내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볼티모어의 김현수는 보스턴과의 홈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고름에 따라 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볼티모어는 보스턴에게 2:7로 패했고 3할 8푼 3리였던 김현수의 타율은 3할 6푼(50타수 18안타)으로 내려갔다.
한편, 폭발적인 화력을 보였던 4월과 달리 5월 들어 방망이가 식어있는 박병호는 선발 명단에서 빠지면서 휴식을 취했고, 미네소타는 오클랜드에게 2:3으로 패해 4연승 행진을 멈췄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가 밀워키에게 6:0으로 승리함에 따라 등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