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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인가 사기인가, 나우 유 씨 미(Now You See Me)

마술사기단

누구나 초능력자가 되는 꿈을 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가끔 투명인간이 될 수 있다면 여탕(혹은 남탕)에 들어가 보고 싶다는 다소 치기 어린 소망을 밝히는 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일확천금에 대한 환상을 품기 마련이다. 가령 은행에 들어가서 현금다발을 들고 나오고 싶다는 등의 지극히 현실적인 바람 같은 것들이다. 여기 그런 꿈을 실현시켜 주는 이들이 있다. ‘마술사기단’이 바로 그들이다.

물론 마술은 초능력과 다르다. 일종의 눈속임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사기라고도 하겠다. 하지만 이들의 능력은 초능력이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그야말로 초초초능력자들이라 할 수 있다. 라스베가스에서 마술쇼를 벌이면서 눈 깜짝할 순간에 프랑스로 순간 이동해서 파리 은행의 금고를 털어 온다. 쇼를 구경하러 온 참가자들이 각자 종이에 적은 액수들을 실제 통장으로 입금시켜 주기도 한다. 도대체 이들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영화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Now You See Me, 2013)’은 그렇게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 작품이다. 내용도 그렇고 영상도 현란하기 그지없다. 그러면서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해만 간다. 마술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사기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그렇지만 영화는 이에 대한 답은 주지 않고 계속 스케일만 키워나간다. 마치 정점을 향해 질주하듯이.

관객 중의 하나를 선정한 후 라스베가스에서 프랑스로 순간 이동시켜서 파리 은행을 터는 기상천외한 방법에 대해서는 비교적 일찍 공개한다. 순간 이동은 역시 사기였고 파리 은행과 똑같은 모형의 공간을 만든 후 그곳으로 관객을 떨어뜨리는 방법이었다. 물론 실제로 은행을 털기도 하는데 마술쇼가 벌어지는 그 순간이 아니라 이미 은행을 털고 난 후였다. 동시상황이 아니라 마술사들이 이미 꾸며놓은 상황이었던 것이다. 마술이 아니라 사기였던 셈.

하지만 재벌의 돈을 털어 일일이 관객들의 계좌에 입금시키는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은행털이의 경우에는 무리일지언정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던 반면 관객들에게 입금시키는 부분은 정말 가능한 일인지 묻고 을 따름이다. 그래도 이유 없이 돈을 퍼주는 건 아니었다. 관객들은 어느 회사의 부당한 대우로 피해를 입었던 사람들인지라 그 위자료 명목으로 돌려준 것이었다. 그 돈의 주인은 부당한 회사 회장의 돈이었고.

수입사 측은 이 영화에 대해 2013년 할리우드판 ‘도둑들’이라는 표현을 썼다. 초호화 멀티 캐스팅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그보다는 한국 최고의 흥행작 가운데 하나인 ‘도둑들’의 명성에 기대고 싶어하는 의도가 분명해 보인다. 사실 초호화 멀티 캐스팅이라는 수입사의 주장과는 달리 그다지 친숙한 배우도 많지 않다. 2013년 8월에 개봉해서 270만 관객을 불러모았으니 수입사의 홍보 전략은 그런대로 먹혔던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북미 개봉 당시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약 3천만 불의 수익을 거둬들였고, 개봉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흥행파워를 과시했다고 한다. 당시 극장가에는 1억 불이 넘는 제작비를 쏟아 부은 ‘애프터 어스’, ‘분노의 질주 : 더 맥시멈’, ‘스타트렉 다크니스’, ‘아이언맨 3’, ‘위대한 개츠비’, ‘오블리비언’ 등 거대 사이즈의 블록버스터들이 포진해 있는 상태였기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고 하지만 북미 성적과 국내 성적과는 괴리가 크다.

그런 영화 가운데 하나가 ‘헝거게임’의 1편인 ‘판엠의 불꽃(The Hunger Games, 2012)’이었다. 이 영화의 원작에는 전 세계 2,600만을 열광시킨 베스트셀러 원작이라거나 개봉과 동시에 1억5천5백만 달러 흥행 수익과 이례적으로 개봉 한 달 전에 예매를 오픈해 83%에 달하는 티켓 예매율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국내 성적은 60만에 불과할 뿐이었다. 현지 반응이 국내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어쨌든 재미있고 볼거리로 가득한 영화인 것은 사실이다. 너무나 현란해서 잠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러나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은 ‘도대체 왜?’라는 물음에 대해 답을 주지 않는 까닭에서다. 심지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그들이 원한 것이 무엇이었고, 그래서 무엇을 얻었는지에 대해 끝내 밝히지 않는다. 그저 우리는 최고의 마술사가 되고 싶었고 마침내 이루어냈다 하는 식으로 끝을 맺는다. 화장실에서 뒤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 찜찜하기만 하다.

나우 유 씨 미 : 마술사기단(Now You See Me, 2013)
범죄, 스릴러, 미스터리 } 미국, 프랑스 | 115분 | 2013.08.22 개봉 | 감독 : 루이스 리터리어
출연 : 제시 아이젠버그(다니엘 아틀라스), 마크 러팔로(딜런 홉스), 우디 해럴슨(메리트 오스본),
멜라니 로랑(알마 바르가스), 데이브 프랑코(잭), 모건 프리먼(태디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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