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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중년의 눈물샘만 자극하는 전국노래자랑 - Journeyman이 바라본 세상
중년의 눈물샘만 자극하는 전국노래자랑

전국노래자랑

보통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시간. 매주 일요일 점심시간이면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KBS1 TV ‘전국노래자랑’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에는 TV에 한번 출연하고 싶은 사람부터 시작해서 식당이나 가게를 홍보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애향심으로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누군가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고백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으며 자신이 이루지 못한 노래의 꿈을 실현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지난 1980년 11월 9일 첫 방송이 전파를 탔던 ‘전국노래자랑’은 그런 마음들을 모아 30년을 달려왔다. 1백만 명의 참가자가 함께했고 본선 출연자만 3만여 명에 달한다. 누적관람객은 무려 1천만 명이고 방송횟수도 1,650여 회를 넘어섰다. 그동안 녹화한 필름 길이만 해도 전국을 8바퀴 돌고도 남을 정도라고 한다. 한국 방송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제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TV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다. 오프닝에서도 참가자들의 실제 사연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목과 형식만 빌린 단순한 짝퉁이 아니라 우리 이웃의 실제 이야기라는 점을 내세워서 코믹에 머무르지 않고 휴먼드라마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쉽지는 않은 일이다.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큐 형식이어야 할게고 웃음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위적인 각색이 필요하므로 적정선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이도 저도 아닌 그저 그런 영화가 될 수밖에 없는 어려움 때문이다. 웃음을 살리려다 보면 감동을 놓칠 수도 있고 무리하게 울리려다 보면 억지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줄타기는 어려운 일이다.

영화는 4개의 사연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아내(류현경) 미용실에 눈치밥 먹으며 지내는 전직 무명가수 봉남(김인권)과 서울에서 내려와 할아버지(오현경)와 함께 단 둘이 살게 된 초등학생 보리(김환희), 그리고 건강식품 회사에 다니는 동수(유연석)와 현자(이초희), ‘전국노래자랑’이 열리는 김해시의 시장(김수미)과 맹과장(오광록)이 그들이다. 영화는 이들에게 있어 전국노래자랑이 갖는 의미를 잔잔히 들려준다.

결론만 놓고 보면 ‘전국노래자랑’은 웃음과 눈물을 적절히 뒤섞은 영화다. 적당히 웃기기도 하고 적당히 울리기도 한다. 홀로 두고 떠나는 할아버지를 향한 손녀의 마음이 기특하고 한 사내의 뒤늦은 열정이 뜨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옆좌석에 앉은 어느 주부의 눈물과 콧물을 쏙 빼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지나치게 인위적이고 상투적이라는 점은 다소 꺼림칙하다. 뒷맛이 그리 개운치 않은 탓이다.

또한,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평면적 전개도 인상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매력도 제대로 살려내지 못했다. 앞에서 말했듯이 다큐와 드라마가 제대로 어울리지 못한 결과다. 사연에 집중하려거든 인간극장처럼 주제의식을 분명히 했어야 했고 드라마로 하려거든 좀 더 역동적인 전개가 필요했다. 어정쩡하다 보니 차라리 ‘다큐3일’이나 ‘인간극장’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게도 만든다.

포스터에도 있듯이 ‘전국노래자랑’은 이경규가 제작한 영화다. 2007년작 ‘복면달호’ 이후 5년 만에 들고온 작품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이경규는 도대체 왜 영화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좀 더 상업적인 영화를 내놨어야 하고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면 작품성에 관심을 가져야만 할 텐데 이 영화는 그 어느 것도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새해 벽두부터 1000만 영화로 등극한 ‘7번방의 선물’의 사례에서 보듯이 중년의 눈물샘을 자극하면 어느 정도 흥행수지는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전국노래자랑’의 기본 시청자층만 잡아도 기본은 하겠다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뻔한 스토리가 얼마나 먹힐런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빠른 템포로 출연자가 변경되는 TV ‘전국노래자랑’처럼 역동적이지 못하고 다소 지루하게 흐른다는 점도 약점이다. TV였다면 벌써 채널이 돌아갔을 것이다. 웃음의 전설이라면서 이런 사실을 이경규는 정말 몰랐을까.

전국노래자랑(2012)
코미디 | 한국 | 112분 | 2013.05.01 개봉 | 감독 : 이종필
출연 : 김인권, 류현경, 김수미, 오광록, 유연석, 이초희, 오현경, 김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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